둘이어도 괜찮아
나트랑 풀코스 마라톤을 완주한 다음 날
방콕으로 향했다.
나트랑에서는 마라톤이 목적이었기에
내내 긴장과 부담이 있었다면,
방콕에서는 진정 자유를 즐기고자 했다.
태국을 선택한 첫 번째 이유는 단연 음식이었다.
방콕과 치앙마이 중 고민을 했는데,
나트랑이 휴양지 느낌이었기에
대도시인 방콕이 더 끌렸다.
만일 결혼 전이었다면,
치앙마이 1~2주 살기를 하지 않았을까 싶긴 하다.
직장 다닐 때 꿈꾸던 로망 같은 것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혼자가 아닌 둘이고,
남편의 일정에 맞춰
3박 4일간 방콕에서 알차게 놀아보기로 했다.
남편과는 신혼여행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 여행이었다.
사귄 지 1년도 되지 않아 떠난 신혼여행에서
사소한 다툼이 여러 번 있었기에
이번 여행의 목표는 싸우지 않고
평화롭게 마무리하는 것이었다.
시작은 좋았다.
신혼여행 때 알게 된 것인데,
남편은 아침에 커피를 꼭 마셔야 한다.
맛있는 카페를 찾아 커피 타임을 챙겨주면
금세 기분이 좋아진다.
그 밖에도 서로의 음식 취향과 여행 스타일,
체력에 대한 이해가 전보다 나아지니 훨씬 편안했다.
나는 남편을 배려하며 계획을 세우고
남편은 그 일정을 누구보다 기쁘게 소화해 줬다.
특히 남편이 가장 좋아했던 것은 요리클래스인데,
신선한 재료, 재미있는 요리 시간,
맛있는 음식, 수료증과 선물까지,
하나하나에 감동을 하며 아이처럼 즐거워했다.
아쉽게도 마지막 날 비행기 뜨기 몇 시간 전 다투어
목표는 이루지 못했지만,
3박 4일의 여행은 행복하게 마무리되었다.
그 다툼조차도 서로를 더 알고,
나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었기에,
의미 있는 다툼이었다.
퇴사 후 혼자만의 긴 여행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함께하는 여행 속에서도
쉴 수 있고, 생각할 수 있고, 배울 수 있다.
오히려 더 좋다.
앞으로도 남편과 함께 많은 여행을 이어가고 싶다.
(그래도 다음 여행 때는 한 번도 싸우지 말자 여보ㅎㅎ)
내 맘대로 방콕 랭킹 매기기.
베스트 식당 3
- 룽르엉(방콕에서 가장 맛있고 저렴했던 곳. 국물이 깊고 진하다.)
- Greydient & Them(글루텐프리 맛집. 서비스로 주는 쿠키까지 완벽하다.)
- Me Banh Canh Noodles(방콕에서 찾은 베트남 최고 맛집.)
베스트 바 3
- 뱀부바(음악과 분위기가 압도적이고, 서비스로 주는 쌀과자가 아주 맛있다.)
- Vertigo & Moon Bar(가격은 많이 비싸지만 뷰가 예술이다.)
- 아모로사(자리에서 왓아룬이 정면으로 보이며, 칵테일 맛도 훌륭하다.)
베스트 명소 3
- 왓아룬 조망 골목(골목 사이로 보이는 왓아룬이 느낌 있다. 웨딩사진도 많이 찍는 핫 플레이스.)
- 방콕인 박물관(조용하고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과거 방콕인의 삶을 엿볼 수 있다.)
- 담넌사두억 수상시장(배를 타고 다니며 쇼핑하는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 보통 코끼리 트래킹, 매끌렁 기찻길 시장과 함께 투어로 간다.)
베스트 액티비티 3
- 룸피니파크 요가클래스(인도 선생님을 따라 온몸의 뭉친 곳을 다 풀어냈다.)
- Mr. Donothing 전시(우연히 보게 된 한국 작가의 전시. '아무것도 하지 않는' 캐릭터가 꽤나 귀여웠다.)
- 실롬 타이 쿠킹 클래스(똠얌꿍, 팟타이, 쏨땀, 레드커리, 망고스티키라이스까지 5개 음식을 직접 만들어 먹었는데, 인생 최고의 맛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