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도 없이 안식년] 계속되는 서류 탈락

퇴사 1년이 넘자 연이은 서류 탈락, 결단이 필요하다

by 소소롱

지난주, 오랜만에 좋은 헤드헌터분을 만났다. 포지션 제안 메일을 받은 후, 이력서를 보내도 감감무소식, 피드백도 매우 느린 헤드헌터분들을 만나 실망을 많이 해왔는데, 이 분은 구두로 이력서에 대한 피드백도 주시고, JD에 기재되어 있지 않던 리포팅 라인과 같은 것을 문의하니까 바로 해당 인사팀에 문의 후 답변도 빠르게 주셨다. 뭔가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좋은 헤드헌터분을 만났으니 추천해 주시는 분에게 누가 되지 않도록 면접 준비도 잘해야겠다 싶어 의욕이 마구 올라왔다. 그리고 1주 후... 서류 탈락 통보를 받았다. '경력 공백기간' 부분이 이슈가 있었다는 설명과 함께.


통상 외국계 기업은 지원을 해도 서류 탈락에 대한 통보가 잘 없다 보니 일정 시간이 지나도 연락이 없으면 '탈락했구나...' 하며 받아들여 왔는데, 이번에는 탈락 안내 이메일을 받고 꽤나 충격이 컸다. 아마 좋은 헤드헌터분을 만났다는 기대감과 함께 탈락 사유에 대해서도 명확하게 듣고 나니까 나의 현재 상황에 대한 현실 자각이 강하게 들었던 것 같다. (+다른 헤드헌터분과 "공백이 길어지면 정확하게 어떤 이유로 기업에서 싫어하나요?"라고 여쭤보니까 감이 떨어졌을 것이라고 생각해서 꺼려한다는 이야기도 최근 들었다)


문득, 지난해 이전 회사 동기 언니를 만나 나눴던 대화가 기억났다. 언니도 퇴사 후 1년 정도 쉬면서 재취업하기까지 100여 곳 정도 지원했다는 이야기였다. 이야기를 들으면서 "지원할 수 있는 회사가 100여 곳이나 됐어요?" 물었더니 "여기저기 지원했어요"라는 답변을 해줬는데, 당시에는 아직 마음이 덜 급했는지, 언니는 약사 자격증이 있으니까'라고 넘겼다. 그런데 이게 웬걸... 지금 보니까 '내가 정신을 못 차리고 회사나 직무를 너무 고르고 있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퇴사 후 내가 지금까지 지원한 곳은 약 30곳 정도. 그리고 모두 탈락했다. 최근에는 면접도 가지 못하고 서류부터 광탈. Job Market에서 퇴사로 인해 'Power'가 전혀 없는 현재 나의 포지션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긴 공백기간) 이상적인 삶의 방식, Career Path가 어떤 것인지 혼자 그려 보고만 있었던 것이다. 두둥.


지난주 고심 끝에 지원했던 주말 아르바이트 자리도 (연락도 없이) 탈락하고, 다시 일을 하려고 문을 두드린 회사들도 모두 탈락하고 나니까 이제는 정말정말정말정말 정신 차려야겠다 싶었다. 경력과 나이 때문에 신입이나 사무보조, 다른 직무의 계약직을 지원해도 떨어지고, 경력 공백으로 팀장 포지션이나 기타 과/차장급 포지션에 지원해도 떨어지다 보니 이제는 진짜 돈 벌려면 다른 길을 모색해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이 든다. 층간소음으로 생활을 하지 못하고 버려두고 있는(?) 나의 첫 집도 그렇고, 직업도 그렇고 결단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는 한 주였다.


'안식년으로 한 템포 쉬어 가려다가 평생 쉬게 생겼네...?' 불안감이 밀려오지만, 어쨌든 일은 이미 벌어졌으니 수습하려면 더욱 열심히 살아야겠다. 조만간 'x도 없이 안식년, 안식년 종료' 글을 쓸 수 있기를 희망하며...

아자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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