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어진 안식년에 주말 알바에 지원했다
원래 예상했던 나의 안식년은 1년. 여행도 다녀오고 했으니, 회사 지원을 시작한 지는 아직 1년이 되지 않았지만 퇴사 후 어느덧 1년 3개월째 쉬고 있다.
설날 연휴도 지나고 나니까 진짜 2025년이 왔음을 실감하던 얼마 전, KBS 추적 60분에서 방영했다는 <위기의 50대, 나는 구직자입니다>를 유튜브에서 보게 되었다. 몇 년치 급여를 받고 희망퇴직 하신 분들도 계시는데 '나는 뭘 믿고 나왔나(^^;;;)‘ 싶은 생각과 함께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노력하시는 분들을 보고 뜨끔했다. 이제는 정말로 뭐라도 해야지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그동안 아르바이트 사이트는 자주 들락날락했던 것 같다. 나중에는 카페를 열고 싶은 생각도 있어 카페 알바 자리도 보고, 영어를 활용할 수 있는 아르바이트 자리는 없는지, '무인양품'같은 좋아하는 브랜드 매장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아르바이트는 없는지, 기웃기웃거렸지만 막상 지원을 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4개월 전 이사를 하면서 망가진 무릎 때문에 아직 앉았다 일어났다 하는 것도 불편하여 계단도 멀리하고 있다 보니 괜히 무릎이 더 상하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이 있기도 했다. 그런데 무엇보다 '용기'가 나지 않기도 했다.
퇴사하고 새로운 일을 해 볼까도 싶었지만 막상 사무직 업무 말고는 딱히 할 수 있는 특별한 기술이나 재능도 없고, 이렇다 할 배짱도 없어서 원래 했던 일로 돌아가려고 했으니... 20대 시절에는 정말 두려울 것이 없었건만, 30대 후반이 되어 아르바이트를 하려니까 주위 시선도 그렇고, 어린 친구들에게 괜히 민폐끼치는 것은 아닐까, 혼나지는 않을까 하는 여러가지 걱정에 선뜻 지원 버튼을 누르지 못했던 것 같다.
그런데 오늘은 '지원' 버튼을 눌렀다. 마침 무릎에 크게 무리가 갈 것 같지도 않고, 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 주말 아르바이트 자리가 있어 하루 동안 망설이다가 지원을 한 것이다 (궁금했던 일이기도 하고, 열심히 사는 분들의 에너지를 받을 것 같은 부분도 컸다). 지원자 연령대를 보면 대부분이 20대여서 붙을 가능성이 희박할 것도 같지만, 결과야 어찌 됐든 일단은 한 발자국은 내디딘 것 같다.
경력과 매치되는 채용공고가 올라오면 이력서도 계속 넣고, 아르바이트 자리가 있으면 지원도 해 보고. 할 수 있는 일을 계속해 나가며 지내야겠다.
Good things come to those who wa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