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하루의 흡족함 두 근
양지만 골라 다니던 봄
푸석푸석한 땅바닥을 긁는다
숨어있는 풀뿌리를 당겨 모아
자기편을 만들어
보여주게 하려고
초록을 씌어 놓는다
이것이 새싹이란 이름
몽글몽글 일어서게 하려고
추운 냉기를 야금야금 먹으면서
잡아당겨 보는데
앉은뱅이로 남게 되는
아직은 때 이른 봄
봄을 뜸 들이냐고 추위가 기승부려도 우리는 머리 감고 일터로 간다. 춥다는 말만 연거푸 나오지만 양지바른 곳에 발을 디디려면, 돌멩이를 밟아줘야 하는 것이 동굴 같은 땅속에 묻혔던 새싹이 일어서려고 기웃거리기 때문이다. 고개 듦의 외침을 밟지 않으려고 가로등 옆에 서있었다. 타다 남은 불씨인 엠버를 화로에 담아 안방으로 들고 가신 할머니의 거친 손등이 녹실녹실 녹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