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 묻혀온 날

(5)하루의 흡족함 두 근

by 블라썸도윤

사랑이 힘들어서 등을 돌리게 되면

질척거리게 될까

잊기에 버거워서 가로 눕고 세로 눕고

뒤척이게 될까

그새 눈이라고 내렸다

소복소복 불을 밝히듯 뿌려진 것이 아닌데

이를 시샘하는 볕이 몸을 털다 말고

덤벼들면 발 밑창은 진흙탕이 된다


잊으려는 사랑타령 마냥

춥다고 구시렁거리니

햇살에 얼룩이 져서

꼬마가 만들어놓은 눈사람 밑으로

흙탕길이 생겼다


하얗게 도배질 된 세상 속에는

풀지 못하는 가슴앓이처럼

시커멓고 끌끌한 흙길이 본래 있었다

내기할 때 계속 이기지 못하는 이치같이

이기고 짐은 볕을 자석처럼 붙는

먼지의 흘러내림이 아닐까


반짝임이 내려앉으면

그것이 뿌연 오물이었음을

지나간 후에 느끼게 되는

잃어버린 사랑 감정






눈이 조금 왔는데 눈사람을 세워놓은 아이는 장갑을 털면서 사랑 내려놓고 집으로 들어갔고 볕이 먼지를 뿌리자 발밑은 시커먼 질척임이다. 마음의 온기와 손끝으로 모은 눈사람이 스르륵 녹아들기 시작하자 땅은 질척거리는데 시커멓게 끈적거리고 머리의 벼슬이 덜 벗겨진 아이 비둘기는 마른 땅을 어찌 알고 찾아다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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