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하루의 흡족함 두 근
아버지 손때는 각진 상자에 담겨있고
어머니 숨의 때는 둥그런 보따리에 있다
네모 상자에서 나는 냄새
차돌 같은 동그라미에 남겨진 향
이불속에 넣었다가 꺼내준
겨울옷에 아버지의 숨소리가 들어있다
그 숨을 만져볼 수 없어서
대신 헤어드라이어로 온풍을 쐬어주고
맞바람 헤치고 시장길 나섰는데
입춘날이라 아지랑이 같은 바람이
볼에 간지럼 주었고
저만치서 손수레에 봄 인사 나온 난 화분들
모처럼의 밖이 추워라 입 다물고 있다며
실내로 데려다 달라고 눈 맞춤을 준다
꾹 다물고 앙 다문 입술
뉘 집으로 초대되어 갈까
탈곡 마당 찾아오듯
사람들 모여라 꽃이다
향내는 집 가서 내준다고 유혹한다
봄은 유혹이지 싶다
아버지는 평소에 네모란 상자 갑에 물품을 정리해서 보관하셨고 엄마는 보따리에 동그랗게 꾸리셨다. 아침 댓바람 각지고 칼바람이 머리부터 강타하고 후려치는데 부모님이 내어주신 냄새로 나는 덜 춥게 걸음을 옮기며 하루를 열었다. 찬 공기와 맞서는 입김은 바로 구름으로 되는 추운 날 부모님 생각이 앞섰다. 앞발치엔 춥다고 누군가 놓아준 핫팩이 붉은 온기 같다. 내겐 쓰레기로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오전이 지나면서 시장길 저만치엔 이른 난들이 사람들 마음을 유혹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