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근두근 뛰는 가슴속에 흡족함은 두 근

(14) 하루의 흡족함 두 근

by 블라썸도윤

“박끄야 이거 너 먹어.” 키가 동생보다 작은 큰딸이 남겨온 호두과자랑 피자를 둘째한테 쥐여줍니다. 어릴 때 네 이름이 무어냐고 물어보면 박소현을 애써서 박 끄라고 대답을 줬더래서 아직도 가까운 친척과 자기 언니는 박 끄라고 해요. 큰아이가 시집가기 전까지는 정신 바쁘게 일하고 있는 제게 전화해서 베개 던져가며 싸웠다고 둘 다 고자질했었죠. 서로 분하다고 하는데 누가 이겼는지도 그리고 말릴 시간도 없었어요. .


욕심이 ‘나만’이라던 큰아이가 결혼하고 바로 변했답니다. 먹을 것을 양보하고 챙겨주면서 작은아이도 닫아놨던 마음을 열었지요.


둘이 사이가 좋으면 저는 흡족해서 입이 벙실벙실해져요. 그러는 점심 전 우체국에서 문자를 받게 됩니다. 건율원 출판사 대표이며 브런치작가이신 대마왕 김천기 님이 ‘아이야, 너는 너로 살아라’ 양질의 문집을 무일푼으로 분담 주지 않고 소포로 보내주신 겁니다. 이 자리를 빌려서 감사드려요. 김천기 작가님은 요새 시선을 출간 준비셔서 글이 잠시 휴재인가 봅니다. 이곳에 감사함을 대신 전합니다. 엄마의 유산팀 지담작가 이하 새벽독서포럼을 하시는 같은 모임 작가님들이 올해 1월 17일 대학로 연극무대에서 낭독하신 편지글과 관객이었던 부모와 자녀의 위치에서 쓰게 된 편지가 수록되어 있답니다. 다시 감회가 새로웠어요.

아이들이 어릴 때 저는 부모의 입장으로 편지를 받아봤지만 제가 직접 써준 편지가 없었다는 것 아니겠어요. 카톡이 성행하면서 손 편지는 더욱이 멀어졌죠. 극이 끝나고 편지를 써야 하는데 쭈뼛쭈뼛 해졌답니다. 나는 쓰지 않아도 되겠지 다 장성했는데 안일한 생각을 가졌지요. 그런데 멋쩍었던 편지가 책으로 곱게 인쇄가 되어 세상에 나왔답니다. 아이를 낳고 나서는 나의 글이 들어간 책은 아이들이 학교 다닐 때 어머니 글짓기에서 우수상을 받아 학교 문집에 사진과 함께 게시된 적이 있었죠. 지난해에는달이 뜨면 바다가 운다오’ 책을 출간했답니다. 이어서의 내 글은 건율원에서 엮어주신 ‘아이야, 너는 너로 살아라’의 책에 편지가 함께한 것이지요.


엄마의 유전자를 물려받았는가 궁금해하신 강혜정 작가님이 ‘역할’은 희생하는 엄마가 아닌, 세상에 자립하는 엄마가 되겠다는 결심을 적어 주셨어요.


지금은 어엿한 청년이 됐을, 뱃속에서 아가를 잃게 된 저의 글벗지기 김경숙 작가님의 ‘대물림’ 내 아이 대신에 청년이 된 아이들한테 공부와 멈추지 않는 경쟁에 대해 편지에 담으셨습니다.


성공이나 실패에 머무르지 않고 양궁에 비유하여 현재에 안주하지 말라는 김도연 작가님의 ‘탁월

새벽에 일어나 글을 쓰는 게 힘들지 않냐고 물은 자녀한테 ‘고통’이란 마음을 열어주신 문수진 작가님


“사춘기 오고부터 더 말이 없어졌으니 엄마는 누구한테 니 얘길 물어볼 건데 자슥아.”섭섭한 것이 편지에 고스란히 담아주신 ‘신뢰’의 박지경 작가님


“우산 챙겼니?”가 잔소리가 될 수 있는 엄마와 자녀 사이의 간극을 ‘무관심’에 비유하신 방혜린 작가님


농업을 하며 땀과의 전쟁을 치르는 박지선 작가님은 ‘태도’에 살아버리는 힘을 서리태 콩에 비유하셨어요. 가을이 가고 겨울이 와도 멈추지 않는 꽃을 피워낸다며 나를 밀어올리기 위해 나를 믿어버리는 짓이, 삶을 자유롭게 하고 너를 가장 너답게 만드는 것이라고 핵심을 꽂으셨습니다.


그냥 모든 게 제자리에 있으면 굳이 정리가 필요 없이 반듯반듯하고 깔끔하게 되니 듣기 싫어하지 말라는 이화정 작가님은 '정리'에 대해 나와 같은 생각을 갖고 계셨죠. 사용하면 제자리에, 신발은 내던지지 말고 얌전히 벗으면 그 순간이 정리가 바로 되는 것 아닌가 싶어요.


참는 것은 벌이 아니라 조용한 신호이니 너만의 속도로 ‘참음’의 길을 응원한다는 편지극에서 낭독하신 정희선 작가님


그리고 다음 장엔 나의 편지와 다른 부모님들의 자녀한테 말로 전하지 못한 마음의 편지를 담아주셨습니다. 또한 부모이기도 하면서 자녀를 둔 관객은 부모님께 손수 보내는 편지와, 엄마 덕분에 나의 인생도 참 찬란하게 빛날 수 있었다는 아직 미혼인 자녀의 마음이 예쁘게 담겨있습니다. 사춘기의 자녀, 그리고 어린이가 엄마 아빠한테 각자 써준 편지는 뜨끔했어요. 마음을 쏘았답니다.


봄 길을 걸을 때는


발길을 잘 살펴야 한다며 연둣빛 새싹을 밟게 될까 우려하며 김천기 작가님이 서문에 시로 은유하여 밝히셨어요 ‘아이야 너는 너로 살아라’ 엄마의 길을 존중하고 아이의 장래를 뒤에서 지켜봐 주는 엄마의 돈이 들지 않는 유산을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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