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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EW LIFE 뉴라이프 Nov 05. 2023

아로마테라피 / 아로마 힐링은 과학적 근거가 있나요?

Aromatherapy

이번에는 아로마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아로마 오일이나 에센셜 오일은 향기로 실내를 가득 채우고 기분을 전환하고 긴장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명상에서도 향기는 오감 중 중요한 요소입니다. 생선구이 냄새나 카레 냄새 속에서 명상에 집중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지만, 일랑일랑이나 라벤더 등 방의 향을 바꾸면 긴장을 풀고 집중력을 높일 수 있습니다.


아로마 오일을 이용해 이완이나 증상 개선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아로마 테라피/아로마 힐링이라는 시술도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물론 국내에서는 의료행위로 허가된 것은 아니지만, 정신적 또는 육체적 이완 효과 등을 기대하며 시행되고 있습니다. 아로마테라피 자격도 존재하며(*1, *2, *3), 인용한 것 외에도 크고 작은 다양한 단체에서 각각의 아로마테라피 자격인증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이 아로마테라피/힐링이라는 것이 심신에 미치는 영향에 과학적 근거가 있는가? 라는 점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고자 합니다.






기본적인 부분이지만 '아로마 : aroma'는 영어로 '향기, 향기'를 의미하지만, 그리스어, 라틴어에서 유래한 것으로, 라틴어로 aroma는 '향료'라는 뜻이 있는 것 같습니다(*4).


사용되는 오일은 에센셜 오일(정유)아로마 오일로 나뉘는데, 에센셜 오일은 식물(꽃, 잎, 과피, 열매, 나무껍질 등)에서 추출한 천연 소재로 향기 성분을 고농도로 추출한 것(*3)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에 반해 아로마 오일은 천연 성분 외에 알코올이나 합성 향료 등 인공적인 성분을 첨가한 것을 포함한다고 합니다(*5). 아로마테라피에는 일반적으로 에센셜 오일이 사용되는 것 같지만, 단체나 협회에 따라 용어나 시술에 대한 정의가 다른 경우도 있는 것 같습니다.


여기서부터 본론으로 들어가서 이번에 소개할 연구는 'Effectiveness of Aromatherapy Massage in the Management of Anxiety and Depression in Patients With Cancer: A Multicenter Randomized Controlled Trial. (암 환자의 불안과 우울증에 대한 아로마테라피 마사지의 효과: 다기관 무작위 비교 시험 *6)'라는 제목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아로마테라피의 효과 여부를 살펴보는 동시에, 효과의 유무를 과학적으로 판단하는 연구방법에 대해서도 설명하고자 합니다.


이 연구 논문은 Journal of Clinical Oncology (*7)라는 의학 학술지이며, 일반인에게는 생소하지만 '꽤 권위 있는(신뢰도가 높은) 학술지'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리고 이 연구의 퀄리티인데, '무작위 대조 시험'이라는 것은 '균일한 조건의 피험자를 무작위로 한 그룹과 다른 그룹으로 나누어 그 차이를 엄격하게 비교했다'는 뜻입니다. 즉, 해당 요인(이번에는 아로마테라피)의 영향만을 측정하기 쉬운 연구 설계입니다.


또한 '다기관 시험'이라는 것은 '한 곳의 소규모 시험이 아니라 많은 기관에서 시행된 데이터를 분석한 것'을 뜻한다. 이는 여러 기관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의사나 소수의 직원들의 편견(예를 들어, 연구 주도자나 의욕적인 직장 직원 집단일수록 긍정적으로 해석하기 쉽다거나 하는 등)이 섞이기 어려운, 보다 공정성이 높은 연구 디자인입니다.

즉, '다기관 & 무작위 대조군 연구'라는 제목만 봐도 매우 엄격하고 질 높은 연구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럼 이 임상시험의 개요를 살펴보겠습니다.


- 대상자 선정 

대상자는 '영국 내 5개 시설의 병원에서 암 환자 중 불안과 우울 증상이 있는 사람'으로 한정된 것 같습니다. 여기서도 엄격하게 연구 참여자를 스크리닝(선별)하여 참여자를 좁혀나갔는데, 그 과정이 그림으로 제시되어 있습니다.


우선 2555명이 '보완대체요법의 적응증이 있는 암 환자'로서 후보에 올랐습니다. 하지만 '연구 참여를 원하지 않는 사람'이 848명, '이미 다른 지지요법을 받고 있는 사람'이 1184명, 이 사람들이 후보에서 제외되어 523명으로 좁혀졌다.


다음으로 그 523명을 '불안/우울 증상'의 관점에서 스크리닝을 진행합니다. 여기서 '연구 참여를 희망하지 않은 사람'이 22명, '정신 증상이 전혀 없다(172명)/정신과적 치료가 필요하다(40명)/기타 제외 규정에 해당한다(16명)'는 사람이 총 228명 제외되어 최종적으로 288명이 비교연구에 등록되었습니다.


왜 이렇게 약 70%의 대상자를 엄격하게 선별하는가 하면, 아로마의 영향을 최대한 균일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참가자를 균일하게 하는 것'이 목적 중 하나입니다. 그리고 동시에 '편리한 증례(예를 들어, '연구자의 뜻에 따라 반응할 것 같은 사람'만을 골라 결과가 자의적으로 나오는 것을 막기 위한 목적도 있습니다.


- 랜덤 배정 

방금 288명이 참가자로 선정되었다면, 이제 이들을 아로마테라피군과 일반요법군(아로마테라피 없음)으로 무작위로 배정합니다. 이 절차는 다기관 연구의 경우 등록센터에서 무작위로 배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즉, 연구자 의사도 환자 본인도 '어느 쪽에 배정될지 모르는' 상태에서 진행됩니다.


'아로마를 받고 싶은 사람을 아로마 그룹에 넣으면 되지 않느냐'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아로마의 효과를 알고 있고, 아로마를 좋아하고 기대하는 사람이 편향되게 된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당연히 공정한 데이터가 될 수 없습니다.(이 시점에서 연구 설계를 잘못하면 몇 년 동안 쌓아온 데이터가 무용지물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아로마테라피를 좋아한다/ 싫어한다, 경험이 있다/없다'에 상관없이 무작위로 배정했습니다. 그림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후 중도탈락이나 거부 사례를 제외하고 아로마테라피군 106명, 일반지지요법군 115명의 데이터가 분석되었습니다.


하지만 '만약 아로마테라피가 분명히 효과가 있었다면 아로마 그룹에 배정되지 못한 사람들이 불이익을 받지 않을까'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 부분은 '분석 기간(약 10주)이 끝난 후 자유롭게 받을 수 있다'는 후속 조치로 연구윤리심의위원회로부터도 승인을 받았습니다(제대로 된 연구는 이 부분도 세심하게 계획되어 있습니다).


- 시술 내용 

아로마테라피군: 일반적인 지지요법 외에 아로마테라피(아로마를 몸에 바르고 마사지를 하는 시술)를 일주일에 1회 1시간, 4주간 받는 코스에 배정되었습니다. 시술에는 20가지의 에센셜 오일이 사용되었으며, 기관마다 차이가 없도록 아로마 테라피스트들 간에 공통된 프로토콜이 사용되었습니다(아래 아로마 테라피 이미지는 이미지로 연구와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습니다).


일반 지지요법군: 기존의 진찰과 투약, 상담은 받을 수 있지만 '분석 기간 동안 아로마테라피/마사지는 받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배정되었습니다.


- 평가 방법 

주요 효과 지표로 '불안(Anxiety)/우울(Depression)'을 평가 대상으로 삼았습니다. '불안'의 평가법으로 State trait Anxiety Inventory (SAI: State trait Anxiety Inventory, *8)라는 것이 사용되었다. 이는 불안을 피험자의 주관적인 설문으로 점수화하는 것입니다(예: 나는 불쾌감을 느낀다...1[전혀 느끼지 않는다]~4[매우 느낀다]). 약 20개의 문항에 응답함으로써 불안이라는 측정하기 어려운 것을 어느 정도 수치화할 수 있습니다.


또 다른 '우울증'에 대해서는 Center for Epidemiological Studies Depression (CES-D: 우울증 자가 평가 척도, *9)를 이용하여 피험자의 주관에 의해 점수화되었습니다 (예: 나는 슬픈 기분이다...0[전혀 그렇지 않다]~3[매우 그렇다]). 매우 느낀다]).

기타 항목으로 '피로감/통증/메스꺼움/기침/등'을 각각 자가보고로 점수화하여 분석하였습니다.


정신과 의사의 면담을 통한 불안/우울증 진단(SCID: Structured Clinical Interview for DSM-IV, *10)도 이루어졌지만, 물론 진단한 의사들도 '피험자가 어느 그룹에 배정되었는지'는 모른 채 진찰을 했습니다.

이 각 항목들은 '배정 시(치료 전)', '배정 후 6주 후', '배정 후 10주 후' 시점에서 평가되어 비교 검토가 이루어졌습니다.


- 결과 

주요 결과를 도표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표가 세밀해서 잘 모르겠지만, 파란색 테두리가 '아로마테라피군'이고 노란색 테두리가 '일반요법(비교대조군)군'입니다. 그리고 '초기/6주 후/10주 후'의 순서로 데이터가 나열되어 있습니다(색상 테두리는 원문에 없는 것을 여기에 기재한 것입니다).


이 중 주목해야 할 부분은 빨간색 테두리 부분입니다. 이 중 왼쪽에 SCID라고 적혀 있는 것이 '의사 면담에 의한 불안 우울증의 진단'으로, 6주 후 시점에서 아로마테라피군이 64% 개선, 일반요법군이 48% 개선되어 '아로마테라피군에서 유의미한 증상 개선이 나타났다(p=0.01. ※p값이 작을수록 통계적으로 유의미함)'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10주 후에도 아로마군이 더 나은 개선율을 보였으나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까지는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다음으로 빨간색 테두리에서 2단의 SAI(상태특성불안검사)에 주목해 보면, 6주 시점에서 아로마테라피군이 평균 6.5점, 일반요법군이 평균 3.1점 개선되어 '유의하게 아로마군이 양호(p=0.04)'했습니다. 또한 10주째 평가에서도 아로마군이 평균 6.6점, 일반군이 평균 3.2점 개선되어 역시 '유의하게 아로마군이 양호(p=0.04)'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즉, '아로마테라피군은 6주차에도 10주차에도 일반요법군보다 유의하게 불안 증상을 개선했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그 외의 '통증/피로감/메스꺼움'에 대해서는 좋은 경향의 것부터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까지 다양한 결과가 나왔지만, 통계적으로 뚜렷한 효과가 있다고 할 수 있는 것은 없었다고 합니다.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연구 저자들은 암 치료의 보완대체요법의 일환으로 아로마테라피가 불안 심리상태에 일정한 효과가 있다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 아로마테라피의 내용 

이 연구 논문에는 여기까지만 소개되어 있고, 구체적으로 어떤 에센셜 오일이 사용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자세히 설명되어 있지 않았다. 그래서 비슷한 과거 연구를 찾아보니, 같은 영국 Marie Curie Cancer Care 센터의 Susie Wilkinson이 아로마테라피/마사지 요법에 관한 연구 논문을 발표했습니다(*11).


이 센터의 과거 연구에 따르면 로만 카모마일(Roman Chamomile) 에센셜 오일로 정신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이를 통해 앞서 소개한 연구에서도 로만 카모마일 오일이 사용되었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입니다.



로만 카모마일은 국화과의 다년생 식물로 일본에서는 로만 카밀레라고도 불리는 것 같습니다(*12, *13). 위 이미지와 같은 하얀색 꽃으로 이름은 몰라도 본 적이 있는 사람이 대부분일 것입니다. 또 다른 카모마일로 유명한 독일 카모마일과 비슷하지만 분류상으로는 조금 다른 것 같습니다.


향기로는 사과와 같은 향이 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예로부터 약용으로도 사용되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판매되고 있는 로만 카모마일 에센셜 오일을 몇 가지 살펴보면 역시 항스트레스 작용이나 항불안 작용을 기재하고 있는 사이트가 많습니다(*14, *15). 이러한 아로마 오일이나 에센셜 오일에 기재된 효과・효능은 '사실인지 아닌지 모르겠다'는 의구심도 있었지만, 이번 의학 연구를 보면 '옛날부터 내려오는 경험칙이 과학적으로 증명되었다'고 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 주의 사항 

여기서 주의할 점은 '특정 아로마나 에센셜 오일이 의학적으로 특정 증상 개선 효과가 있다는 것'은 사실이라고 할 수 있지만, '상품이나 시술에 그러한 효과 효능을 내세워도 되는지'는 그 나라의 법적인 문제도 있습니다. 일본에는 의사법, 약사법 등의 법률이 있기 때문에 의료행위처럼 광고하면 불법이 될 수 있으므로 관계자분들은 잘 알고 계시겠지만 '과학적 근거와 법률은 별개의 문제'라는 점을 잘 인지하고 계시기 바랍니다(*16, *17).


이번에는 아로마테라피가 의학적으로 실제 효과가 있을까? '라는 관점에서 연구를 소개해 보았습니다. 결론적으로 '상당히 엄격한 다기관 무작위 비교 시험에서 불안과 우울증(특히 불안)에 대해 아로마테라피는 유의미한 개선 효과를 보였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한, 아로마테라피라는 의료로서는 아직 인정받지 못한 요법이 권위 있는 의학잡지에 게재된 것은 큰 진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좋은 향기'뿐만 아니라 '심신에 좋은 효과'가 널리 알려져 '증상을 개선하는 요법'으로서 의료의 일부로 받아들여질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저자: Takuma Nomiya l 번역: Sim Min Aa



Profile




Takuma Nomiya 의사・의학박사

임상의사로서 20년 이상 다양한 질병과 환자를 접하며 신체적 문제와 동시에 정신적 문제도 다루고 있다. 기초연구와 임상연구로 다수의 영문 연구 논문을 집필. 그 성과는 해외에서도 인정받아 직접 학술 논문을 집필할 뿐만 아니라 해외 의학 학술지로부터 연구 논문의 피어리뷰 의뢰를 받기도 한다. 증거 중심주의에 치우치지 않기 위해 미개척 연구 분야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의료의 미래를 계속 탐구하고 있다.


https://www.researchgate.net/profile/Takuma-Nomiya

https://scholar.google.com/citations?user=DGtJE_kAAAAJ&hl=ko&oi=ao




인용문


원본글: NewLife Magazine_명상, 뇌, 행복 호르몬… 의학 시선의 진짜 이야기


인용문헌


*1. 명상이 가져오는 뇌의 변화

https://brunch.co.kr/@newlifekorea/2(Korean Version)

https://note.com/newlifemagazine/n/n757b7ca8438f?magazine_key=mb580e4b26aa4(Japanese Verion)

*2. https://ko.wikipedia.org/wiki/인터루킨_6

*3. https://en.wikipedia.org/wiki/Tocilizumab(토실리주맙)

*4. Hintikka J et al. Unemployment and ill health: a connection through inflammation? BMC Public Health 2009, 9:410, doi:10.1186/1471-2458-9-410

*5. Creswell JD et al. Alterations in Resting-State Functional Connectivity Link Mindfulness Meditation With Reduced Interleukin-6: A Randomized Controlled Trial. Biological Psychiatry July 1, 2016; 80:53–61. http://dx.doi.org/10.1016/j.biopsych.2016.01.008

*6. https://en.m.wikipedia.org/wiki/Mindful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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