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움은 태도에 있다
넷플릭스 시리즈 [마인드 헌터]에서 특유의 차분한 카리스마를 발하는 심리학 교수 캐릭터를 열연했던 매력적인 여배우 안나 토브는 어느 인터뷰에서 아름다움의 비결에 대해 묻자, 그녀는 “아름다움은 외모가 아닌 태도(attitude)에 달려 있는 것 같다”라고 말한 바 있다. 화려함도, 타고난 조건도 아닌 몸가짐과 마음가짐이 아름다움을 만든다니 다소 엉뚱한 대답처럼 들리기도 한다. 하지만 그녀의 짧은 문장은 단순한 조언을 넘어, 우리가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가를 묻는 철학적 대답이 내포되어 있다. 그리고 이 태도에 대한 그녀의 이해는 2천 년 전 한 철인의 사유와 놀라울 만큼 닮아 있다. 바로, 로마 황제이자 스토아 철학자였던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다.
명상록에서 마르쿠스는 인간을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눈다. 첫째, 친절을 베푼 뒤 대가를 요구하는 사람, 둘째, 겉으로는 요구하지 않지만 상대에게 빚을 졌음을 기억시키는 사람, 그리고 셋째, 포도송이가 익듯 자연스럽게 선을 행하되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 사람. 그는 마지막 유형을 진정한 ‘자연의 사람’, 즉 미덕을 실천하는 사람이라 말한다.
이는 안나 토브가 말한 ‘태도로서의 아름다움’과 정확히 맞닿아 있다. 외적 보상이 아닌 내적 품위에서 비롯된 행동, 인정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옳기 때문에 하는 선택 — 이것이 아름다운 태도이자 스토아적 미덕(아레테)이다.
예를 들어보자. 거리에서 한 남성이 불량배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여성을 목격한다.
어떤 사람은 도와준 뒤 은근히 즉각적인 데이트 제안이나 전화번호라는 보상을 기대한다. 이것은 마르쿠스가 말한 첫 번째 유형이다.
또 다른 이는 “괜찮아요, 고마워할 필요 없어요”라고 말하면서도 상대가 자신에게 빚진 감정을 갖도록 유도한다. 이것은 두 번째 유형.
그러나 마지막 유형의 사람은 다르다. 그는 그저 위험한 상황이기에 돕고, 상황이 해결되면 조용히 자리를 떠난다. 정의로운 행동 그 자체가 목적이지, 결과는 중요하지 않다. 이 사람이야말로 안나 토브가 말한 ‘아름다운 태도’를 지닌 사람이며, 마르쿠스가 말한 포도나무형 인간, 즉 미덕을 자연처럼 실천하는 존재다.
우리가 진정으로 아름답다고 느끼는 사람은 대개 외모 때문이 아니라 품격이 자연스럽게 흐르는 태도 때문인 경우가 많다. 스토아적 삶이란 보상을 계산하지 않고, 타인의 시선을 염두에 두지 않으며, 마치 익은 포도송이처럼 되돌려 받기를 바라지 않는 미덕을 행하는 삶이다. 안나 토브의 말처럼, 아름다움은 결국 태도에 달려 있다. 그리고 그 태도는 거창한 결심이 아니라 우리가 매 순간 어떠한 마음으로 행동할지를 주의 깊게 선택하는 데서 시작된다. 아름다움은 선택이고, 미덕은 그 선택의 가장 우아한 형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