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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뉴나 Dec 14. 2019

여기서 뉴욕까지 40분

아 물론 기차 타고

첫 출근 하기 전까지 있었던 일들을 두서없이 그냥 적어본다.


1/ 집 구하기

미국은 연세나 전세 개념(yearly rental)이 없고 월세(monthly rental)이거나 집을 사는 개념뿐이라고 한다. 대부분 나와 같은 신세의 학생, 인턴, 비-이민 거주자들은 주로 월세로 집을 알아보는데,  룸메이트를 구하거나 또는 하숙집을 구하는 등 다양한 형태로 방을 구할 수 있다.


한인이 많이 모여있는 지역으로 간다거나 한국 하숙집을 구한다면 아래 사이트들이 가장 유명하다. 사이트의 규모(?)가 커서 그런지 매물이 많다.

https://www.heykorean.com/web/us/

https://www.koriny.com/?gclid=Cj0KCQiAt_PuBRDcARIsAMNlBdrNe-knGijUPpC_d4gqChiNEQ5HDhT3fdW7fat SligDb9vu22OLwXAaAuZvEALw_wcB

나는 처음에 검색어를 뉴욕 룸메이트/부동산을 사용해 검색했는데 단순하게 "뉴저지는 뉴욕 옆이니까!"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사실, 뉴저지하면 아는 동네가 집을 막 알아볼 때는 팰팍(Palisades Park)이나 포트리(Fort Lee)라서 뉴욕만 검색해도 충분히 뉴저지까지 검색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뉴욕 인턴 할 때 사무실에서 같이 일하던 분들이 맨핱-은의 물가 탓에 뉴저지에서 출퇴근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ㅎ) 


버뜨(BUT) 내가 heykorean과 koriny를 보며 깨달은 게 있는데 

하나는 뉴저지가 있기는 하지만 뉴저지 팰팍과 포트리가 많다는 거고

다음은 팰팍과 포트리 있다는 것이었고 

마지막은 뉴저지가 지리적으로 옆에 있다는 것일 뿐, 뉴저지 안에 정말 많은 도시들이 있다는 것이었다.

나는 뉴저지 중심 중에 북동쪽에 있는 곳에 있어 한인 사이트들은 내게 도움이 1도 되지 않았다. 


'진짜 그냥 미국인들끼리 룸메를 구하는 방법으로 알아봐야겠다' 해서 검색어를 영어로 다양하게 바꿔가며 구글링 해보니 아래 사이트들이 여러 번 중복되어 나왔다. 

https://dallas.craigslist.org/

https://www.roomies.com/


무엇보다 나는 차 없이 다닐 생각이었기 때문에 교통도 중요한 고려사항이었는데 뉴저지 교통이 정말 그지같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회사까지 가는 버스의 노선표를 따라 거주할 집의 지역을 선정했다.


룸메이트를 구할 때 조건들이 신기했다. 선택해서 볼 수 있는 필터 자체가 개인적으로 매우 미국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미지 출처 : roomies.com


보증금이 있는지, 유틸리티가 다 있는지, 수도세나 와이파이 이용료는 별도인지 등을 꼼꼼히 알아봐야 했다. 몇 개의 집을 후보로 정해두고 임시로 머무를 에어비엔비를 알아봤다. 

집을 구할 때 명심해야 할 2가지는 1) 한국에서 미리 집을 구하지 말 것 그리고 미국에서 직접 집 구하기 전까지 머무를 2) 에어비엔비와 같은 1-2주의 임시 숙소를 구할 것이다. 2가지 다 같은 말이긴 한데 결국 "미국에서 직접 발로 뛰며 보고 구하자"를 말하는 것이다. 집은 어떤 모습일지, 룸메이트는 어떤지, 물은 잘 나오는지, 세탁기가 집 안에 있는지, 교통은 정말 멀지는 않은지 등을 직접 알아봐야 하기 때문에 한국에서 집을 미리 알아볼 수는 있겠지만 다 정해서 오는 것을 정말 추천하지 않는다..! 

발품 3개 팔다가 그냥 맨 처음 본 걸로 결정한 뉴나쓰...

일주일 정도 머무를 에어비엔비를 구했고 일주일 동안 발품을 팔며 집을 구했다 (고생할 걸 알고도 고생해서 너무 힘들었다...)


2/ 브이로그

브이로그를 시작했다. 요즘은 휴대폰으로 찍고 바로 업로드할 수 있을 만큼 브이로그의 장벽이 많이 낮아졌다. 내가 감히 도전해보고 싶을 만큼 쉬워진 영상제작에, 사진보다는 영상을 남기고 싶은 마음까지 더해져 미국 가기 전부터 약 5-15초씩 짧은 동영상들을 아이폰으로 찍어 지금(11월 26일)까지 약 8개의 브이로그를 만들었다. 보통 브이로그하면 유튜브를 생각하는데, 나는 어휴... 뭔가 제대로 찍어 올려야 하는 것처럼 느껴져 비교적 가벼운 마음으로 올리고자 인스타그램에서 시작하고 있다. 

브이로그를 시작하면서 많이 망설였던 이유가 촬영이었는데 첫째는 귀찮을까봐였고 둘째는 까먹을까봐였다. 이유들이 비슷하긴 하지만 조금 덧붙여 설명하자면 첫 번째 이유는 '내게 지극히 평범한 일상인데 이거 찍어봤자 편집할 때 쓸까... 용량도 큰데 남겨둘 이유가 있을까...'이고 두 번째는 즐겁게 놀다가 '아! 이런 거 찍을걸' 하던 거였다. 

3분짜리 동영상 랜더링하는데 맥북 터질려고 하네..호호

점점 브이로그의 길이가 길어지고 맥북은 랜더링 하느라 매일 발열과 소리를 뿜어내고... 출/퇴근이 일상이 되자 찍는 거라고는 출근길 버스, 퇴근길 하늘, 그리고 저녁에 만드는 내일 점심 도시락 타임랩스뿐이었다. 

찍은 거라고는 아침 7시 출근 풍경 뿐

(그래서 지금은 쉬고 있다. 변명이라면 변명이라지!)

 

3/뉴욕 놀러 가기

우리 집에서 기차역까지 걸어서 7-10분, 기차역에서 뉴욕 Pennsylvania Station까지 40분 걸린다. 한 시간 내로 뉴욕을 갈 수 있다니 야호! 매주 가기에는 교통비가 너무 비싸서 (왕복 20불, 약 24000원) 한 달에 한두 번 가고 있다. 가까이에 뉴욕이 있다는 건, 주말 아침에 늦게까지 침대에 있다가 '오늘 할 것도 없는데 뉴욕 놀러 갈까?'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주말 전부터 마음먹고 가기보다, 주말 아침에 결정한 적이 훨씬 많았다. 

이번 역은 타임스퀘어입니다. 

가까이에 크고 유명한 도시가 있다는 건 마치 매번 애버랜드와 롯데월드를 가는 기분이랄까. 기차 타고 가는 40분 내내 설레고 기대된다. 얼마나 걸을까, 얼마나 사람이 많을까, 얼마나 많은 물건이 있을까, 미국 전역에 딱 하나뿐인 매장이라면 디피(display)는 어떻게 해놨을까 등 충분히 즐길 준비를 하고 뉴욕을 가는 것이다 (야호)

뉴욕을 자주 갈 수 있어서 더 여유롭게 즐길 수 있다. 평일에는 3 천보 걸을까 말까 하면서, 뉴욕만 가면 2만 보 넘게 걷기는 한다만 (껄껄) 오늘 모마(MOMA)를 다 못 보면 다음에 와서 봐도 되고 오늘 어반 아웃피터스 니트가 비싸면 다음에 와서 사면되고 오늘 타임스퀘어에서 겨울 이벤트를 하니 다음에 와서 여름 이벤트를 구경해야지 하는 그런 여유는, 조금 더 찬찬히 둘러볼 수 있게 해주는 거 같다.

  

4/타미스 인사하기

타미스가서 옛날사람 인증하고 왔읍니다..

뉴욕 인턴을 타미스(Tamice)에서 했는데, 타미스는 한국/일본인 미국 방문 여행객을 대상으로 하는 여행사이다. 그때는 타임스퀘어의 작은 사무실이었다. 대표님, 사장님의 자리도 바로 보이는 자리였고 같이 일하는 직원들끼리 ㅇㅇ씨 혹은 언니라고 불렀다. (내가 너무 어려서 그랬을 수도 있다) 이번에 갔더니 그냥 타미스가 아닌 타미스 그룹으로 바뀌어져 있었고 뉴욕뿐만 아니라 서부까지도 하는 것을 보고 진짜 많이 커졌구나... 괜스레 뿌듯함을 느끼기도 했다 흐흐.


5/ 익숙한 곳들 구경 가기

사랑해요 앤아더스토리 하뚜하뚜

내 사랑 와사비 

내 사랑 치폴레

내 사랑 레이디 엠

내 사랑 앤아더스토리


뉴욕을 돌아다니면서 느낀 게, 사람은 참 익숙한 것을 찾아 다닌다는 것이다. 나이를 먹어가는 게 이런 것인지, 새로운 메뉴를 도전하기도, 새로운 가게에 들어가기도 뭐가 그렇게 무서운지... 몇 년 전 뉴욕에 왔을 때 보거나 방문했던 곳을 고스란히 매번 뉴욕 갈 때마다 찾아간다는 것이다. 실패할까봐 하는 걱정에 더 크고 넓은 세상에, 큰 걸음을 내딛기 두려워하는 것 같다. 

그래도 뭐 1년이면 뉴욕을 몇 번이고 갈텐데 하하하. 점점 눈에 익숙해지면 나의 뉴욕 탐험 지역도 넓어지지않을까 하는 바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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