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뉴나 Jan 29. 2020

달 보고 출근하고 달 보고 퇴근합니다

출 퇴근하면 하루가 끄읕

# 출근 버스

출근 버스 이야기를 하면 첫날 버스 이야기를 꼭 해야 하는데, 버스가 잘 다니는지 알아본다고 딱   타본 주제에 새로 살게 될 집에서 버스를 타보지 않았다. 우리 집에서 타는 버스가 종점역이라 시간이 되면 출발하는데, 그것도 알지 못하긴 했지만 무엇보다 버스번호가 적혀 있지 않고 'Shuttle Bus'라고만 적혀 있어 눈 앞에 두고도 버스를 타지 못했다고 한다.


출근 시간까지 30분 남은 상황. 발만 동동 굴리다가 결국 우버를 타고 출근을 했다.

986번인데 Shuttle Bus라고 적혀있음

버스는 30분 걸리고 2.75불인데 우버/리프트/자가용은 15분 걸리지만 최소 12불이다. 내 시급을 생각하면 한 시간 일해서 15분 우버 타는 꼴이라 진짜 웬만하면 타고 싶지 않다. 하지만 날씨에 약한 뉴저지 버스는 (아니 애당초 날씨에 약한 게 말이 되는가) 눈이 많이 오면 사전에 이야기도 없이 버스가 나타나지 않는데, 그나마 다행인 것은 내가 있는 곳이 출발 정류장이라 대기하고 있는 버스가 없으면 바로 단념하고 택시를 탈 수 있다는 것 좋은 점이라고 할 수 있다. (겨우 좋은 점을 찾아보면 말이다)


#업무 노트

퍼듀대학교에서 4개월 간 프로젝트를 하면서 얻은 좋은 습관이 있는데 바로 관련된 업무 일지 등을 기록하는 것이다. 전에는 google Keep에 기록했다면 이번에는 아예 노트를 챙겨갔다.

업무용 개념노트랄까

기억해야 하는 용어나 개념(concept)을 적어두고 키스트링(keystring)이나 사업자별 특징(Features by carrier)을 적어두기도 했다. 안에 내용은 뭔가 올리면 법적... 그럴 거 같아서 구글링 할 때 흔하게 나오는 걸로 링크를 걸어두겠다.

https://mobilesyrup.com/2019/11/05/samsung-galaxy-s11-hubble-codename/

https://www.wondershare.com/unlock/samsung-galaxy-secret-code-list.html


#7 to 6

원래 9 to 6 스케줄인데 서포팅을 하는 인턴인 나는 7 to 6 즉 10시간 근무하는 팀으로 잠정적 배정되었다. 다행히 아침에 버스가 있어 6시 35분 버스를 타는데, 준비하는 데에 1시간이 걸리는 나로서 (침대에서 일어나기까지 20분, 화장 15분 등) 기상시간은 5시 30분이 되었다.

가장 힘든 은 아침에 일어나서 7시부터 일을 한다는 거고 가장 웃긴 는 아침은 아예 안 먹던 내가 7시 반만 되어도 배가 매우 고프다 껄껄. 역시 잘 먹어... 요즘 가장 짜증 나는  토요일, 일요일 주말에도 5 반에 눈이 떠진다는 것이다. 습관이 된 것은 역시 마음먹지 않아도 그렇게 되나 보다.


#버스 메이트

뉴저지에서 차 없으면 못 다닌다는 말을 듣고도 (여러 사정으로) 버스를 타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맨날 자주 안 오는 버스정류장에서 정해진 시간에 맞춰 만나는데, 그렇게 친해진 버스 메이트들이 있다.


먼저 카페테리아에서 일하는 에릭(Erik)과 헤나(Hennha). 예전에는 함께 타는 시간이 종종 있었는데, 내가 늦게 타게 되면서 그리고 이 친구들이 4시 퇴근이라서 점점 버스를 함께 타는 횟수가 줄어들고 있다. 카페테리아에서 일을 시작한 시기와 내가 입사한 시기가 비슷하고 나이 때도 비슷해서 회사 밖에서 인턴 오빠들이랑 다 같이, 스시 펠라스(Sushi Palace)나 볼링 치러 만나기도 했다.


요즘에는 5시 54분을 넘겨 6시 24분 버스를 타는데, 그때 만나게 된 Mo는 모로코 출신이다. 나랑 다른 오피스이지만 삼성을 위해 일하는 같은 처지이다. (인턴은 아니다) Mo는 5.5개 국어를 하는데, 아랍어, 불어, 영어, 스페인어, 한국어 그리고 중국어를 할 줄 안다. 모로코는 원래 아랍어를 쓰지만 과거 프랑스의 지배를 받은 영향이 남아 대학교육은 불어로 진행된다고 한다. Mo가 다녔던 대학교는 (명문) 사립대학교라 제 2 외국어를 배우게 했는데 그게 스페인어였다고 한다. 한국음식, 한국 드라마, 한국음악이 좋아서 한국어로 말은 못 하지만 대충 알아듣는 정도라고...

내가 '나는 중국어를 좀 배웠어!'라고 하자 자기도 조금 할 줄 안다고 몇 문장을 말하는데, 내가 중국어를 0.5로 생각하니 그 친구의 중국어도 0.5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언어를 그렇게 자유롭게 구사하는 데에 진짜 부러웠다. 뉴욕에 살고 있어 뉴욕에서 여기 회사까지 기차+셔틀버스를 타며 약 한 시간 반씩 통근하는 친구이다.


#퇴근 후 무조건 취침

아니 어떻게 퇴근하고 나서 자기 계발을 하는 거지... 이전에 1인 기업 대표님이 '입사하는 순간 이직 준비를 해라' 말씀을 해주셨는데 그게 얼마나 실천하기 힘든지 요즘 매일 퇴근하고 집에 와서 깨닫게 된다. 집에 오면 7시, 그때부터 저녁 먹고 화장 지우고 샤워하고 이러면 벌써 9시, 10시가 다 되어간다. 요즘 7시 출근인 스케줄에는 잠을 많이 자는 잠만보는 10시 반에는 자야 행복하게 생활할 수 있는데, 절대 뭘 더 할 시간이 없다. 진짜 빨래할 시간도, 체력도, 여유도 없는 게 퇴근 후의 일정이다. 설령 시간이 있다고 하더라도 집에 와서 또 공부할 것을 펼치고, 뒤적거리며 살펴보는 게 정말 대단한 열정과 집념, 의지가 아니고서야 힘들겠구나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뭐라도 배움이 있어야 하는 나는, 한국 돌아가면 취준생이 되는 나는 진짜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을 매일 퇴근 전에 한다.


#회사에서 공급받기

배는 잘 안 나오는 편이다 (사실 처음 봄)

오피스는 매주 월요일에 바나나와 사과(때로는 배(pear)도!)를 제공해준다. 소문에 따르면 경쟁업체 A사를 이기라는 의미로 사과를 제공한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그건 루머일 뿐, 매주 신선한 과일을 먹을 수 있다.

하지만 스타벅스 store를 자주 가는 편이다

스타벅스 커피 자판기 2대에서 무료로 커피를 뽑아먹거나 스타벅스 티를 직접 타서 먹을 수 있고

옆에 삼성 직원용 무인 자판기에서 라면, 에너지바, 간편식, 아이스크림, 시리얼, 육포, 과자 등을 60% 할인받고 구입할 수 있다.

모든 오피스마다 응급약이 구비되어 있는데 1회분으로 소분되어있다. 진통제와 관련된 약 종류가 제일 많고 약 외에도 아이스팩, 인공눈물, 근육통 젤, 밴드, 거즈 등 종류별로 다 마련되어 있다. 목감기용 사탕이 제일 빨리 빠지는데, 감기 때문이 아니라 '사탕'으로 여기고 하루에 몇 개씩 먹는 인턴들 덕에 제일 먼저 사라진다.  

회사 생활에 필요한 갑 티슈, 노트, 펜, 클립 등을 챙길 수 있다. 회사에서 제공해주는 많은 물품 중에 가장 유용하게 사용하는 것은 소독솜/티슈인데, 몇 개를 챙겨 집에서 신발이나 책상을 닦을 때 사용하고 있다.

 


일하는 곳이면서 내가 제일 많이 생활하는 곳; 회사에서

비교적 편한 환경에서 일을 하고 있는 것 같아

매일 과일과 회사 도시락 쇼핑(?)을 하면서 즐기고 있다. 하하하.

매거진의 이전글 여기서 뉴욕까지 40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