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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뉴나 Apr 06. 2020

뉴저지 인턴 재택근무 2주차

한 번 집 밖을 나와봤습니다

재택근무 2주차. 아무리 집순이라지만 일주일 내내 집에 갇혀 있던 적은 처음이었다. 하다못해 집 앞 편의점이라도 다녀오고 그랬는데 말이다. 마스크를 착용하고 동네 산책할 겸 재택근무 이후로 첫 산책을 나섰다.


우리 동네가 원래 그렇게 사람이 북적이는 곳은 아니라서 코로나 때문에 사람이 많다 적다를 판단하기를 어려웠지만 가게들 특히 음식점들의 변화를 확실히 확인할 수 있었다. 

테이크아웃과 배달만 가능하다

모든 음식점, 카페들이 열기는 했지만 테이블 위에 의자를 올려두는 등 앉아서 못 먹도록 해두었다. 가게들마다 코로나 때문에 영업시간을 바꿨다, 코로나 문제로 모두들 조심하길 바란다 등 안내문이 붙어있었다. 


한국에서 친구가 택배를 보냈다. 어쩌다 보니 시기가 잘 겹쳐서 위로 및 응원 택배가 되었다. 이번에 받는 택배까지 벌써 4번째 택배인데 모두들 우체국 택배의 EMS 택배를 보내는 걸 보니 그게 제일 사용하기도 편하고 가격도 비교적 저렴해서인 것 같다. 저렴하다고 해도 1030G에 37000원이고 3430G에 68000원이었으니 사실 막 싼 것도 아니다.. 하지만 EMS로 택배를 보내면 진짜 일주일 내로 온다. 그래서 급히 해외로 물건을 보낼 일이 있다면 우체국 EMS 국제택배를 추천한다. 친구가 마스크도 보낼까 했지만 마스크는 가족증명서를 보여줘야 하며 최대 8개까지만 보낼 수 있는 등 여러 규정이 새로이 생겨 보내주지는 못했다. (괜찮아 꼬미맘!) 

팩이며 선크림이며 수제 비누, 화장솜, 귀걸이 등 그리고 편지까지 진짜 ㅠ

대기업의 협력업체를 다니는 인턴은 그 회사의 스케줄과 정책에 예민하게 굴며 봐야하는데, 한국은 코로나에도 쉬지 않기 때문에 우리도 회사를 나가야 했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모두들 재택근무(WFH; Work From Home)하도록 권고하고 있는 상황에 오피스로 출근하는 건 좀 그러니, 기업 측에서 '오피스로 출근해야 하는 필수적으로 필요한 직원'임을 나타내는 문서를 만들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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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히도 나는 오피스 출근 명단에 빠지게 되었는데 왜냐하면 나는 자가용이 없이 대중교통으로 출퇴근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대중교통 이용을 자제하라고 했기 때문에 출근하다가 바이러스에 감염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나는 오피스 출근을 하지 않아도 됐다. 

하지만 내가 하던 SIM cards 관리 일이 도저히 집에서는 해결이 되지 않아 불가피하게 오피스 출근하게 되었다. 점심때에 출근하겠다고 마음을 먹고 아침에 하우스메이트들에게 '나 오늘 오피스 좀 다녀올게.' 하자 호스트 할머니가 난리가 났다. 너네 회사 좀 이상한 거 아니니? 정부가 다 재택근무하라는데 왜 가야 되니? 오.. 할머니.. 저 마스크도 할거구요.. 거기 다 스프레이 뿌려가며 청소할 거예요... 제가 꼭 가야 해요.. 이러고 왔다. 

대중교통이 다니는지 확신도 안들뿐더러 다들 대중교통으로는 오피스 오가지도 말래서, 오피스 출근한 오피스 메이트에게 점심 사줄 테니 픽업해달라고 해 힘들게 오피스 출근했다. 

오피스가 그리워질 줄이야!

재택근무는 정말 좋은데 진짜 회사 일을 하는 것에 있어서는 너무 힘들다. 오피스였다면 2단계면 끝날 일이 집에서는 최소 5단계 이상으로 늘어나는 데다가 일이 작은 일을 또 낳고 낳아 너무 할 일이 많아진다는 것이다. 회사였다면 큰 모니터와 키보드 등으로 진짜 업무를 볼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지만 집은 아무래도 그에 비해 부족하다 보니, 작은 13인치 노트북을 살펴가며 일을 봐야 하는 게 너무 힘들다. 

약 200명의 직원들이 있던 회사에 진짜 10명? 도 채 안되게 있는 걸 보고 너무 이상했다. 익숙한 공간이지만 낯선 분위기. 진짜 바쁘게 일을 처리했고 이왕 나온 김에 H mart로 장보러 갔다. 사람들은 많았고 한국인이 주로 찾는 마트라 그런지 마스크와 장갑을 착용하고 장을 보는 사람들도 꽤 보였다. 저녁시간 때라 근처 마라탕 집에서 takeout해서 친구 집에서 밥을 먹고 슬슬 집에 가려는데, 하우스메이트들로부터 문자가 다다다다다다 왔다.

이 시국에 음... 친구 집에서 저녁먹고 온 게 잘못이지만.. 그래도!!! 내가 밖에서 실컷 놀다가 온게 아니라 일하고 장보고 저녁먹고 온건데... 너무 과하게 몰아부치는 것 같아 속상했다.

집에 와서 샤워하고 입던 옷들을 다 빨고 장보고 정리하고 잤다. 


주말에, 하우스메이트가 코로나가 장기전으로 될 것 같아 코스트코에서 한달 정도의 음식을 장보고 오겠다고 하며 나갔고 이거 보라면서 사진을 보냈다. 

손 세정제나 마스크는 아예 취급도 안하고 그 외에 알콜이나 락스 그리고 체온계마저 다 재고가 없다고 했다. 그래도 예전에 사재기할 때처럼 사람들이 많지도 않았다고 말해줬다.



오피스 다녀온 뒤로는 너무너무 눈치보여서 집에 갇혀있다. 호스트 할머니는 새로운 뉴스가 나오면 나를 불러서 "이것보렴. 뉴욕주 시장도 Stay home하라고 하고 있어. 너에게 이 뉴스를 보여주고 싶었어." 라며 계속 챙겨주고 계신다... 약간 트러블메이커가 된 느낌이랄까. 원래 집순이인데 강제적 집순이 + 눈치보임은 집순이도 집을 나가고 싶게 하는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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