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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뉴나 May 12. 2020

뉴저지 인턴 재택근무 7주차

4주차부터 6주차까지 왜 업데이트가 없었냐고 한다면... 엄.. 정말 꼬박 집에만 있어서 쓸게 없었다고 답하고 싶다. Lockdown인 이 시국에 집에서 출퇴근하고 집에서 삼시세끼 다 해 먹고 집에서 놀고 그게 다라서 특별한 게 없었다. 

그래도 4월을 마무리하면서 생각을 쥐어짜 보는 특별한 일들이라면


#꽃구경

헿 인스타 사진 건짐

꽃구경했다. 아니 4월인데... 밖에 가끔 산책 나가면 꽃천지인데 나는 예쁜 옷 입고 사진도 못 찍고 엉엉. 친구한테 "나 이러다가 한국 갈 것 같아. 진짜 꽃을 좀 봐야겠어." 해서 봄나들이 소풍... 이라기보다 인스타용 꽃구경을 하고 왔다. 


#iphone 6s 배터리 교체

나는 아이폰 12까지 버틸 거야...

iphone 6s를 2020년에 쓰는 사람이 있다? 그건 나야 룸파둠파 두비두바

물리적 홈버튼이 너무 좋아서 2018년에 산 나는 아직 24개월 약정도 안 끝났다...ㅎ 이제 끝나겠네.

SE 2가 나온다고 해서 기다렸지만 역시 유행에 민감한 25살이라 이제는 위아래 엄청난 배젤이 매우 촌스러워 보였다. 텐(X)이나 텐에스(XS) 살 생각이었는데... 12까지 버텨보자는 마음으로 배터리 교체를 하기로 했다. 셀프 배터리 교체가 가능한 ifixit에서 구입했다. 약 40불 내외로 줬으니 한 반년 버틸 거 생각하면 아주 괜찮은 가격이라 생각한다.

그 와중에 잘못 붙임

어휴 제거까지 잘해놓고 다시 붙이는 거에서 잘못 붙여서 밤새 삼성 다니는 친구 붙잡고 "내 휴대폰 터지지 않을까? 엉엉... 그냥 텐을 살걸 그랬나? 엉엉" 이랬지만 다행히 잘 버텨주고 있다. 그래, 조금만 더 버텨서 12를 사야겠다.. 버티고 버티다가 아이폰 14 사는 건 아닐까 싶다... 타이밍 보고 사야지..


#인도마트구경

인도 하우스메이트 Nandini는 옆집에 사는 인도인 Deepthi와도 금방 친구가 된, 아주 친화력이 좋은 룸메인데 주말에 인도 식료품점을 간다길래 무조건 따라간다고 했다.

호스트 할머니가 장갑과 마스크를 챙겨가래서 뉴트로 트렌드에 맞춰 보라색 장갑을 챙겼다.

보라색 고무장갑 짱 힙해


내가 한식을 요리하면서, 그리고 인도 룸메가 인도 음식을 만드는 것을 보면서 느낀 것은 그 나라에서만 쓰는 식재료가 따로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라면 꺳잎, 애호박, 고구마(미국의 스위트 포테이토는 말만 고구마이지 우리가 생각하는 한국식 고구마가 절대 아니다. 아니 어떻게 얌 yam이 한국의 고구마 호박 아니 호박고구마와 같을 수 있는가!!!!!), 참기름 그리고 멸치액젓... 등등 진짜 대체할 수 없는, 꼭 필요한 재료들이 있다. 

인도 식료품점은 정말 신세계였다.

bitter gourd 

bitter gourd. 생긴 게 너무 못생... 아니 특이하다. 우리나라에는 없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포스팅 준비하면서 검색해보니 "여주"라는 이름을 갖고 있더라.. 나만 몰랐지.. 나만..

Okra

아직 우리나라에서 재배... 하지 않는 오크라. 일단 난 한국 마트에서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약간 겉 촉감은 완두콩 같은데 안에는 고추 잘라둔 것처럼 생겼다.

식감은 그냥 특별한 맛이 따로 없는, 약간 스테이크와 같이 굽는 빈이나 아스파라거스 같은 느낌이다. 

주로 볶아서 먹더라. 참고로 난 이게 좋아졌다. 헤헤.

Garam Masala
Garam masala (Hindi: गरम मसाला) from garam ("hot") and masala (a mixture of spices) is a blend of ground spices, originating from the Indian subcontinent, common in cuisines from the Indian subcontinent, Mauritius and South Africa. It is used alone or with other seasonings. 

가람마살라는 인도의 혼합 향신료로 각 브랜드, 각 집마다 혼합하는 비율이 다르다고 한다. 약간 우리나라로 치면 액젓이나 김치 같은 느낌이랄까? 아니면 라면스프...? 흐흐 

나중에 한국 가게 되면 사려고 룸메가 뭐 사는지 지켜보고 있다. 

마트 싹- 쓸이

#슴다섯생일파티

나이를.. 먹다 보면... 치킨집에서 생일파티는 못하더라도 꼭! 케이크를 부는 걸 했는데 올해는 못하나 싶어서 진짜 속상했다. (나이 스물다섯의 로망 : 케이크 촛불 불기) 

그래도 회사 친구이자 미국 친구인 좐좐이가 재운 갈비와 집 김치를 선물로 줬다. "생일날에는 꼭 고기를 먹어야지!"라는 말과 함께 말이다.

좐좐 ㅠㅠㅠ 진짜 고마워 ㅠㅠ

그리고 직접 만든 티라미수까지... 진짜 좐좐은 요리 천재... 역시 자취는 사람을 요리하게 만들고.. 주변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 준다.

못 참고 받자마자 먹음
생일날 밤 10시. 생일상 받았음

그래도 직접 만든 (설탕이 씹히는) 홈메이드 케이크와 인도식 저녁상을 받았다. 나도 내가 이렇게 인도 음식을 잘 먹을 줄 몰랐다. 진짜 풍성한 가정식을 받아서 행복했다. 



이렇게만 모아 보면 매번 외출을 한 것 같지만 약 한 달 동안 이 외의 외출은 전부다 집에만 있었다. 정말 딱 집. 

뭐 카페가 열든가 하다못해 오피스라도 자유롭게 열렸다면 괜찮았겠지만 지난번 포스팅과 달리 죽을 것 같았다. 집에만 있는게 몸은 조금 좀 쑤신 정도였지만 가장 힘든 건 정신이었다. 

같이 사는 호스트할머니 연세가 60세를 훌쩍 넘기신 나이인데, 아무래도 코로나에 제일 취약한 연령대라 그런지 정말 걱정이 많으셨다. 내가 하는 모든 일, 외출하는 모든 것에 마치 막 나가는 10대처럼 대하는데 그게 얼마나 짜증나는지... 시국이 시국인지라 나도 이해하지만 

외출 후 내가 만진 모든 손잡이 닦기

오자마자 샤워, 그리고 빨래하기

만약 장보고 왔다면 모든 물건 닦기

등이었다.

내가 친구와 공원에서 6 피트 유지하며 산책하겠다고 하니 "친구 차는 안전하다고 생각하니? 그냥 우리 동네 오라고 해서 동네에서 산책하면 좋겠어." 와 같은 일이 있었고 

저 위에 3가지를 잘 지켰다고 해도 꼭 더블체크를 하는 등 

'아...할머니가 지금 되게 나를 위험한 사람으로 여기고 있구나.'를 계속 느낄 정도였다.

정말 이사를 가고싶었고 그냥 다 접고 한국으로 가고싶은 충동이 내내 들었다.

힘든 한 달이었고 몇 번의 기분 좋은 행사로 억지로 버텨냈다.



이 바이러스는 도대체 어디서부터 시작된걸까. 끝나기는 하는 걸까. 다시 '일상'이라는 것을 경험할 수 있을까. 이렇게 좋은 날에 계속 갇혀 있는 게 정말 곤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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