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했다고 벌써 5월이 오는가. 꽃구경 2번 했더니 봄이 가고 여름이 오고 있다.
오피스는 리오픈할 기미가 보이지 않고 가끔 오피스를 가면 (일주일에 한 번)
지난 14일 동안 아프지 않았는지
확진자와 접촉하지 않았는지
등을 물어보고 이마의 열을 잰 후 오피스로 들어보내 준다. 일할 때도, 점심때에도 6피트(약 2미터)를 유지하며 지내라고 하고 있다. 집에만 있으면 갇혀있지만 오피스에 가면 지금 미국의 코로나가 얼마나 심각한지 피부로 느낄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언제까지 집에만 갇혀있겠는가!!! 운동을 시작했다.
사실 운동이라고 쓰고 조깅... 아니 많이 걷기라고 쓴다. 6시에 퇴근하고 운동복으로 갈아입은 후에 동네를 뛰고 걷고 빠르게 걷고 하고 있다.
산책 겸 운동을 하다 보면 웃긴 게 꽃 사진을 진짜 많이 찍는다는 것이다. 동네가 이렇게 예뻤나? 하면서 (그래서 진짜 월세가 비싸다) 휴대폰 카메라를 못 놓고 계속 찍고 있다.
맨날 꽃만 찍어서 보내시는 부모님을 보며 왜 찍나 싶었는데 이제는 내가 하고 있다.
나이를 먹는다는 게 이런 거구나 싶다.
마음은 매일 나가서 운동했지만 현실은 하루 운동하고 하루는 쉬어줘야 하는 몸이다.
걷는 게 귀찮.. 아니 너무 힘들어서 자전거를 빌려 타기도 했다.
근 5년 만에 탄 거라 허벅지 불타더라. 운동한다는 건 정말 힘든 일이다. 하하하.
늦은 업데이트지만 버는 돈이 적어지는 대신 쓰는 지출 항목도 줄어서 그냥 적금을 만들었다.
카카오 뱅크에 재밌는 게 많아 적금을 2개 만들었고 저금통도 만들었다.
그리고 엄마도 한국에 돌아와서 집에서 취준 할 (취준 한다면서 놀고먹을) 딸의 6개월치 용돈을 적금으로 만들어두셨다고 인증샷을 보냈다.
귀엽구만!!! 약간의 마음의 부담이 줄었다. 6개월 간 실컷 놀아도 된다는 제한된 자유를 얻었기 때문.
일할 때보다 더 챙겨 먹고 있는 비타민들.
다 떨어져서 동네 CVS에서 또 사 왔다.
맨날 먹는 센트륨 어덜트랑 (미국에만 판다더라) 루테인을 샀고
유산균은 변비와 치질로 고생하는 나를 위해 매일 아침에 꼭 먹고 있다.
의전원 다니는 오빠에게서 비타민 상담도 받았다.
대화는 매우 유익하고 좋았는데 결론은 비타민 D를 사야 한다로 마무리된 것 같다. 하하하하.
5월 드디어 공원이 열렸다 ㅠㅠㅠㅠ
날씨 또한 무슨 24도 가까이 되어서 오랜만에 인턴들끼리 만나
공차고, 커피 마시고 약간의 자유를 잔디밭에서 즐겼다.
잔디밭에서 피자도 시켜먹기도 했다.
요즘 다들 집에만 갇혀있으니 먹을거 아니 식물을 기르던데 나도 시작했다.
진짜 키워보고 싶었던 바질과 상추 모종을 farmer's market에서 샀고 옮겨 심을 화분도 샀다.
아직 흙을 못 구해서 창가에 두기만 했지만 곧 옮겨 심을 것이다...
먼저 기르고 있는 (이 친구들은 먹을 용도가 아니라 진짜 육아 아니 육식일기를 쓰는 친구들이다) 친구들 말로는 이름을 지어주는 게 좋겠다고 하던데, 아니 먹을 거에 이름을 지어주다니!! 그거슨 조금 잔인한 것 ㅎㅅㅎ
어느새 5월 중반을 지나고 있다.
이제 6월이 오면 2020년 뭐 한 것도 없이 집에 갇혀 있던 올해의 반년이 지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