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초 교육일기 7(20220316)
안녕하세요. 2022년 3월1일자로 새로 부임한 교장 서우철입니다.
코로나19를 뚫고 이렇게 모여주신 학부모님들께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어려움 속에서도 이렇게 참여해주신 것만으로도 학교로서는 큰 힘을 얻게 됩니다.
코로나 19가 온 세상을 덮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우리는 아이들에게 무엇이 우선일까를 고민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가 선택한 결과가 과연 우리 아이들의 미래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를 걱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우리가 가장 우선시해야 하는 기준과 가치는 무엇이 되어야 할까요?
우연히 교장실에 있던 학교 앨범들을 보게 되었는데 제가 2013년, 14년에 가르쳤던 3, 2학년 학생들의 6학년 졸업 앨범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반가운 마음에 당시 운영했던 학급 밴드를 열어서 아이들과 함께했던 활동사진과 동영상을 보면서 추억에 잠길 수 있었습니다. 그 속에 있는 아이들은 정말 활발하게 활동하고 웃고 열심히 뛰고 함께 학습하는 모습들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이런 모습을 보다가 지금 학교에 다니고 있는 우리 아이들을 보니 마음이 참 짠해 오더군요. 하루빨리 코로나19가 물러가서 아이들이 즐겁게 놀고 뛰고 친구들과 함께 공부하는 그런 학교생활을 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게 듭니다.
지금 우리 아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그 무엇보다도 행복한 학교생활일 것입니다. 우리는 다 해 본 학교생활을 제대로 못 하고 있는 우리 아이들의 삶을 이해하는 것이 정말 필요할 것입니다. 잃어버린 2년이 우리 아이들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우리는 심각하게 고민하면서 대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나라의 경우에 비추어 볼 때 코로나 19의 정점을 가고 있는 시점에 우리는 코로나 19 이후를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아이들이 어떻게 일상을 회복하고 어떻게 학습력을 다시 살릴 수 있을지를 함께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고립되어 지내다 보니 약해진 친구 관계를 어떻게 이어갈 수 있게 도와주어야 할지도 고민해야 합니다.
한 번도 안 가본 길이기에 정답은 아무도 모릅니다. 하지만 서정교육공동체가 조금 더 앞의 미래를 내다보면서 우리 아이들의 행복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는 함께 고민하다 보면 분명히 좋은 혜안을 찾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어른들은 다 거친 학교생활을 우리 아이들은 2년 이상이나 제대로 못 했다는 생각을 가지고 무엇을 아이들을 위해 할 수 있을지 함께 찾아 나설 것을 제안 드립니다. 올해 해야 할 일은 이것이 제일 급하고 중요한 일이란 생각이 듭니다. 서정교육공동체가 함께 고민하고 실천하는 장을 만들 예정입니다. 함께 뜻을 모아 노력해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하나 더 부탁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서정초는 사립학교가 아니라 공립학교이기 때문에 학교를 주기적으로 옮겨야 하는 전보시스템에 따라 매년 교원들이 많이 전출입하게 되어 구성원이 바뀌게 됩니다.
새로 오시는 선생님들은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학교마다 운영 시스템이 다를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적응하시는데 시간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또한 학교의 교육중점이나 학교 문화가 다르기 때문에 그걸 인지하고 내면화해서 교육활동에 녹아내리게 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합니다.
교사마다 교육철학이 다르고 오랜 교육경력을 거치는 동안 각자의 방식으로 최적의 교육방법을 찾아서 실행하고 계십니다. 학교가 바뀐다는 것은 자신의 교육철학과 교육방법을 옮긴 학교에 맞추면서 가야 하기 때문에 꽤 많은 고민과 시간이 필요합니다.
이는 서로의 다른 세계가 만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은 서로의 세계에 대한 존중과 이해, 그리고 기다림의 시간입니다.
혁신학교로 시작한 서정초의 교육색깔은 그 어느 학교보다 분명합니다. 너무 뚜렷하기 때문에 새로 오는 구성원은 적응과 받아들임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또한 기존 교육공동체는 새로 오는 구성원을 기다려주고 이해하고 함께 맞추어가는 문화도 필요합니다.
적어도 3, 4월은 서로 맞추어 가는 시간입니다. 새로 오시는 선생님들께서 서정을 이해하고 서정교육공동체의 일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게 기다리고 이해하는 노력을 함께 해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학교에서도 함께 하는 시간들을 통해 서로의 생각을 좁혀나가면서 공동체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다음은 2022학년도 교육 활동 안내를 하겠습니다.
먼저 지난 2021학년도 교육과정 평가에 참여해주신 학부모님들께 감사드립니다. 교사, 학부모, 학생들의 다양한 평가와 반성을 통해 2022학년도의 새로운 교육과정을 수립할 수 있었습니다. 자료집 16~24쪽 내용을 참조하시면 됩니다.
2022학년도에도 서정초는 학교와 마을이 제안하는 혁신학교를 덕양중과 함께 지속해서 운영합니다. 올해는 작년의 활동보다 좀 더 업그레이드된 마을과 함께하는 교육이 되리라 생각됩니다.
왜 마을교육이 중요할까요? 여기서 마을은 행정구역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마을은 삶터이고 공동체를 의미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동안 학교 교육은 너무나 앎에 치우쳐 있었습니다. 다시 앎이 삶으로 연결되지 않았습니다. 앎과 삶이 연결될 때 학생들은 배움의 필요성을 느끼게 됩니다. 또한 이젠 학교의 힘만으로는 미래사회를 살아갈 우리 아이들을 키우기 어렵습니다. 배움의 필요성을 깨닫고 다양한 학생들의 학습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마을과 함께 하는 교육이 필요한 것입니다. 아이들을 위해 학교가 이제 문을 열고 마을로 나아가야 합니다. 학교 뿐만 아니라 삶터로서의 마을 곳곳이 아이들의 배움터가 되도록 해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 아이들이 더 넓고 깊은 배움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그래서 마을교육이 중요한 것입니다.
작년이 마을에 관한, 마을에 의한 교육이 주를 이루었다면 올해는 마을을 위한 교육에 집중할 예정입니다. 마을에 관한 교육은 마을에 대한 배움을 의미하고 마을에 의한 교육은 마을교육공동체의 참여에 의한 교육을 의미합니다. 반면 마을을 위한 교육은 학생들이 주체가 되어 삶터로서의 마을을 적극적으로 인식하고 앎과 삶의 연결을 통해 삶터를 더 좋은 곳으로 바꾸어 나가는 교육을 말합니다. 이를 통해 학생이 주도적인 배움을 추구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이에 2022년도에는 학년별 마을아 놀자, 길섶걷기, 마을축제, 마을 사진전, 탄소중립 서정마을 기후 행동 캠페인, 덕양중과 함께 하는 교사수업연구회, 덕양중-서정초 학부모 학습공동체 등 다양한 주제의 마을교육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자료집 9~14쪽에 자세한 내용이 담겨있습니다.
또한, 혁신학교 및 고양형 혁신지구 사업도 함께 운영하여 혁신교육을 통해 아이들이 행복한 학교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학교마을혁신에서 2700만원, 혁신학교 1630만원, 고양형 혁신지구에서 1600여만원의 예산을 받아 학교 교육 활동에 투입할 예정이며 독서, 텃밭과 생태 수업, 예술교육 등 문화예술 감수성을 키우기 위한 교육 활동을 지속해서 병행할 예정입니다.
이상으로 여는 말과 교육활동 안내를 마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