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꿈짱 Aug 04. 2020

마을교육공동체의 지속 발전을 위한 제언

마을학교 다음 10년을 생각하며

Ⅰ. 들어가며      


  혁신교육 10년, 마을교육공동체 5년이 지나고 있다. 두 물줄기는 운동에서 출발하여 정책화된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여전히 정책과 운동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으면서 그 사이에서 줄타기를 아슬아슬하게 하고 있다.

  혁신교육 10년을 맞이하면서 우리가 걸어온 길을 성찰해 왔었는데 마을교육공동체에도 똑같은 성찰이 요구되는 시점이 아닌가 생각된다. 그동안 우리는 잘 걸어왔는지, 앞으로 어떻게 걸어가야 할지를 스스로에게 반문해 봐야 하는 시점이 아닌가 생각된다. 그만큼 고민이 많았고 많은 성장을 이루었지만 그만큼 부족함도 있었던 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코로나 19는 학교뿐만 아니라 마을교육공동체의 문도 닫게 하여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 자괴감이 들게 만들기도 하였다. 한편 역동성이 함께 멈추어버리는 마을교육공동체의 현주소도 명확히 느낄 수 있는 계기도 되었다.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 온 마을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던 마을교육공동체는 온 마을이 함께 멈추어버림으로써 한 아이조차 돌보는 것도 힘들 지경이었다. 코로나 19가 그리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불길한 예측 속에서 과연 마을교육공동체는 똑같이 문을 닫고만 있어야만 하는 것일까? 학생이 대규모로 모이는 학교가 멈추더라도 작은 마을에서 아이들의 학습권을 지켜주고 함께 돌보는 것이 왜 안 되었을까?

  코로나 19로 인해 학습격차는 갈수록 벌어지고 있는 게 확연히 드러나고 있다. 온라인 학습 환경만으로 아이들의 학습격차가 벌어지는 걸 메울 수는 없다는 걸 알 수 있다. 이대로 둘 경우 부모가 신경을 쓸 수 있는 가정의 아이들 외에는 제대로 된 학습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학교는 이를 해결하지 못한다. 이런 상황에서 마을교육공동체도 가만히 손 놓고 있어야 하는 것일까? 이에 대한 대안이 될 수는 없을까? 대안이 될 수 있을 것 같은데 왜 안 되는 것일까?라는 의문들을 가지게 된다.      

  생각해 보니 이는 코로나 19로 명확해진 것일 뿐 그동안 마을교육공동체가 갖고 있는 문제와 한계점 때문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공모 사업 중심의 마을학교 형태가 가장 대표적인 마을교육공동체 정책이었는데 이는 1년짜리 단기 사업으로 만들어지고 지속성을 가질 수는 없었다. 공정성 시비로 인해 점점 공동체를 지향하기보다는 행정적인 틀에 맞추어갈 수밖에 없었다. 공동체를 이야기하고 있지만 실제로 공동체를 만드는데 기여했는지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물음을 던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전국이 다 비슷한 상황이란 생각이 든다.

  민관학이 함께 가야 하는데 관은 여전히 높고 감독하는 존재이고 민과 학은 여전히 연결되고 있지 못하다. 야심 차게 학습 생태계를 만들고 넘나드는 학습의 장을 만들어보려고 했지만 따로국밥인 경우가 많았다.

  그렇다고 학교를 중심으로 만들어가는 마을교육공동체도 성급하긴 마찬가지였지 않나 생각된다. 학교의 부담을 덜어주려고 했던 의도는 마을교육공동체의 필요성을 못 느끼게 하는 문제점도 낳았다.      

  마을의 교육력은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올라가는데 이 부분도 사실 망각하고 있었던 측면이 있다. 더 세밀히 이야기하자면 재능기부를 넘어선 교육의 목적이 공유되어 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다 보니 수준이 올라가지 못하고 있다.

  이 모든 현상은 마을교육공동체를 운동이 아니라 정책적인 측면으로 보았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운동은 사람을 먼저 보지만 정책은 성과를 먼저 보게 마련이다. 운동과 정책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어야 했었지만 그렇게 못하다 보니 본질보다 성과 중심의 현상만 남았던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따라서 그동안을 성찰하면서 이제 마을교육공동체의 운동성을 회복하면 된다. 무엇이 부족했는지, 다시 흐름을 바꾸어 놓기 위해 어떻게 앞으로 해 나가야 될지 고민하기 시작해야 한다. 그 고민거리를 하나씩 풀어가면서 대안을 찾아보고자 한다.      


Ⅱ. 마을교육공동체의 본질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자.      


  현재 우리 학교는 공동체와 동떨어진 섬 같은 존재가 된 지 오래되었다. 학교 외의 그 어떤 교육자원도 학교에 접근하는 것을 잘 허락하지 않고 있다. 경쟁교육은 아이들의 비인간화, 개인주의를 심화시키고 있고 진학만을 위한 배움은 앎과 삶을 철저하게 분리하고 있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학교가 가진 인프라만을 가지고 교육을 할 수밖에 없다 보니 학습의 장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배움의 다양성과 깊이를 추구하고 싶어도 더 이상 방법이 없다. 결국 그 한계는 학생들이 온몸으로 겪어야 한다. 국가 교육과정으로 배워야만 하는 학습내용에, 삶과 유리된 학습내용까지 모든 학습 환경은 배움으로부터 멀어지게 한다.     

  학교는 공동체성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서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민주시민을 양성하고자 하는 목적이 입시로 훼손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학교에서 성장하는 우리 아이들이 공동체성을 얼마나 내면화하여 함께 살아가는 가치를 추구할 수 있게 할 수 있을 것인가가 고민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을 혁신하고자 학교개혁운동은 30여 년 동안 지속되어 왔었다. 새로운 교육을 학교 바깥에서 만들어보고자 했던 대안학교 운동에서 출발하여 진보교육감의 당선으로 혁신학교 운동이 전개되었다. 모두가 학교교육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바꾸어보려는 노력에서 진행되었다.

  혁신학교 운동은 단위학교의 민주성을 회복하고, 학습 공동체를 통해 학교 혁신을 지속화시키고, 자율적인 학교 자치 문화를 만들어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단위학교 구성원의 노력만으로 지속 가능한 혁신학교를 만들어내는데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었다.

  공교육 학교로서 넘어설 수 없는 교사 전보시스템이 여전히 존재하다 보니 교원들의 구성에 따라 혁신학교의 지속가능성을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학교 혁신의 필요성과 정당성은 끊임없는 노력이 지속될 때 유지될 수 있을 만큼 어려운 일이었다.

  혁신학교를 중심으로 교사가 바뀌어도 혁신교육이 지속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고민을 할 수밖에 없었고 이어가야 하는 문화로 정착시키기 위해서 노력하는 한편 학부모와 지역사회의 협력을 통해 혁신교육의 토양을 튼튼하게 만드는 과정을 추진하게 되었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토대로 한 해결방안은 혁신학교를 더욱 튼튼하게 만들 수 있음을 보여주었고 공감대가 형성되어 더욱 확장할 방안을 고민하기 시작하였다. 그 결과 혁신학교의 철학과 운동성을 지역에서 함께 받아들이고 총체적인 협력을 해야 확장성과 지속가능성을 가질 수 있다는 걸 깨닫고 추진했던 것이 혁신교육지구 사업이었다.

  지역 내 혁신교육의 일반화와 지역교육공동체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시작된 혁신교육지구 사업은 자연스럽게 마을교육공동체 정책으로 이어졌다. 혁신교육지구 사업과 마을교육공동체 정책이 결합이 되었고 학습 생태계 확장의 성과로 이어졌다.

  마을교육공동체 정책은 지역공동체교육 community education movement 운동이 일어나며 지역공동체 학교 또는 마을학교의 형태로 만들어졌다. 여기까지가 경기도교육청의 마을교육공동체 도입과정이었다.      

  혁신학교 운동이 학교 단위 혁신이었다면 마을교육공동체 운동은 학교와 함께 지역의 총체적 혁신을 추구하였다고 할 수 있다. 대안학교에서 혁신학교를 거쳐 혁신교육지구, 마을교육공동체 운동까지 흘러간 흐름은 자연스럽게 교육주체들의 공진화를 이끌어내며 학습생태계라는 개념으로 확장될 수 있었다.

  그러나 좋은 운동적 흐름에서 자연적으로 추진된 정책이었지만 추진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하였고 정책이 운동성을 받아 안지 못하는 상황이 전개되었다. 교육주체들의 지체 현상도 발생하면서 갈등도 심화되기도 하였다. 정책은 상상력을 제한하면서 다양성을 담보해 내지 못하는 문제도 발생하였다.

  학교 교육의 한계를 넘어서 학생의 삶을 중심으로 학습의 장을 넓혀가고자 하는 바람은 마을을 온전하고 동등하게 결합하는 방안을 찾지 않은 채 시도하다가 마을을 소비하는 형태로만 진행되어 많은 아쉬움을 낳았다.

  마을의 교육력을 높이는 노력이 필연적으로 요구되었지만 정책과 결합되면서 양적 확산에 치우 지다 보니 교육의 질적 수준은 그렇게 높아지지 못했다. 무엇보다도 학교는 마을교육공동체의 주체에서 빠짐으로써 인해서 소외현상이 발생하였다. 또한 마을교육공동체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 차이가 컸기 때문에 소수의 학교만이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그런 과정에서 마을교육공동체를 통해 아이들의 진정한 학습권을 위한 학습 생태계 구축을 하려고 했던 본질에 대한 공감대가 사라지고 있다. 마을교육공동체의 목적과 본질이 왜 생겨났는지에 대해 생각하는 사람이 드물고 정책 사업만 거론되고 있다.

  어느 순간 다가온 이 위기에 대해 그 원인을 찾고 다시 질문하고 고민해야 한다. 왜 우리는 마을교육공동체를 만들어야 하는지에 대해 다시 토론해야 할 시기이다. 되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다시 나아가기 위한 성찰을 해야 하는 시기이다.      


Ⅱ. 마을교육공동체 정책에 있어 새로운 교육적 상상력이 필요하다.      


  운동의 자발성은 처절하게 낮아진 곳에서 나오지 않을까? 배부른 상태에서 나오는 자발성은 운동의 자발성과는 결이 다르다는 생각이 든다. 혁신학교 운동도 공교육을 개혁해 보고자 하는 열망에서 비롯되었다. 그만큼 황폐해진 공교육에서 피어난 것이다.

  마을교육공동체도 아이들의 학습권을 위해서는 더 이상 학교 교육으로만으로는 안 된다는 절박함에서 피어나기 시작했다. 학교와 마을이 단절되어 있는 상태로는 입시 위주의 경쟁교육의 테두리를 벗어날 수 없다는 생각으로 시작되었다. 아이들의 배움을 위해 학교 안 밖을 넘나들며 한계를 넘을 수 있게 해 보자고 시작되었다. 학교 교사만이 아니라 함께 아이들을 제대로 키워보자는 몸부림이었다.      

  하지만 마을교육공동체 정책은 이것을 담는 그릇으로 마을학교라는 공모사업을 택했다. 보다 많은 마을교육자원이 빠르게 참여할 수 있게 하고자 선택한 방법이었던 것 같다. 성과적인 측면에서 큰 효과를 거두었다. 빠른 시간에 다양한 종류와 많은 마을교육자원이 참가할 수 있었고 마을학교가 지역 곳곳에 자리 잡을 수 있었다. 현재 지역마다 마을학교 이름과 예산 규모는 다르지만 모두가 다 비슷한 방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속도가 빨랐던 만큼 부작용은 분명 존재했다. 급하게 참여하는 마을 교육자 원일 수록 교육철학을 공유하지 못했고 1년짜리 공모사업은 지속성 여부를 항상 걱정해야 했었다. 이젠 이런 문제점을 개선해야 할 지점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또한 마을교육공동체가 없는 마을학교도 있다는 점도 개선의 시급성이 요구된다. 마을교육공동체를 만들고 이를 바탕으로 마을학교를 만들어야 하지만 교육에만 방점이 찍힌 채 공동체는 없는 경우가 생겨나고 있다.

  일정 시간의 수업 형태로 진행되는 마을학교 형태로만 진행되는 관계로 마을교육공동체 활동의 다양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측면도 존재한다. 더 다양한 형태의 사업 추진 방안이 요구된다고 할 수 있다. 성과도 존재했지만 정책 사업으로 추진되는 과정 속에서 많은 문제점도 발견되는 상황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교육적 상상력이 필요하다.      

  좀 더 마을교육공동체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새로운 방안에 대한 아이디어가 필요한 상황이다. 먼저 1년짜리 공모사업의 형태로만 진행되는 것은 지양되어야 할 것이다. 어떻게 1년 안에 생태계가 완성될 수 있겠는가? 마을교육공동체를 기반으로 학습을 위한 배움터가 태동하고 다양한 갈등과 모순을 이겨내며 성장하고 스스로 지속가능성을 가지기까지 흐름을 보장해 주어야 한다.      

  물론 전제조건은 마을교육공동체 활성화를 노력하는 경우에 한해서이다. 마을교육공동체를 반드시 형성해야 하는 조건도 필요하다. 마을과 결합하지 않는 마을학교는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마을교육공동체를 만들고 마을의 교육력을 높이면서 함께 만들어가는 모습이 나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시작단계에서 마을교육공동체를 먼저 만드는 활동부터 시작할 수 있게 정책의 방향이 만들어져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마을교육을 중심으로 하는 마을학교도 현재의 경험을 바탕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하지만 마을학교 외에도 다양한 형태의 마을교육공동체 활동에 대한 상상력도 허용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마을의 활동가들이 교육적인 상상력을 펼칠 수 있는 아이디어 워크숍을 진행하여 기획할 수 있게 하고 이를 지원하는 형태도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마을교육공동체 연수, 워크숍과 결합된 정책 사업 추진이 필요하다.      

  이런 상상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정책 아이디어를 제안해 보면 다음과 같다.

                 



Ⅲ. 마을의 교육력은 학생 중심, 학생 주도의 교육철학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      


  마을교육공동체를 통해 궁극적으로 무엇을 추구해 나가야 하는 것일까? 마을교육공동체 그 자체가 목적일까? 여기에 대해서는 많은 논란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지자체와 교육청이 다를 수 있고 민간에서 바라보는 입장도 다를 수 있을 것이다. 다를 수밖에 없기에 어쩌면 주체가 어디냐에 따라 그 정의를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자체 입장에서 보면 궁극적 목적은 마을과 지역주민이 될 수밖에 없고 교육을 통해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목적일 것이다. 교육청은 주 대상이 학생들이기에 이와 다른 정의를 내릴 수 있는 것이다.

  경기도교육청의 마을교육공동체는 경기도교육청에서는 초중고 학생과 동일 연령대 학교 밖 청소년이 배움의 주인이 되고 마을에서 행복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학교, 교육청, 지자체, 대학, 시민사회 등이 협력하고 지원하고 연대하는 교육공동체로 정의를 내리고 있다. 이와 같이 다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를 자기가 옳다고 우기는 우를 범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지자체가 운영하는 마을학교, 서울의 마을학교, 경기도교육청의 마을학교는 그 정의와 운영 철학, 운영 방식이 다를 수밖에 없다. 앞으로 정확하게 말하려면 앞에 주체나 지역 이름을 붙여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경기도교육청의 마을학교 방식을 이야기한다.

  실제로 전국의 마을학교 운영 형태를 살펴보면 다 다르게 운영되고 있다. 그게 맞을 것이다. 마을교육 공동체인만큼 지역의 자치적 관점이 살아있는 특징을 가질 수밖에 없다.

  경기도교육청의 마을학교를 꿈의 학교, 몽실학교, 꿈의대학 등 학생 주도, 학생 중심의 교육철학에 의해 운영된 학교 밖 학생 주도 교육실험을 이야기한다. 그 정의를 초중고 학생과 동일 연령대 학교 밖 청소년의 학습권 실현을 위해 마을교육공동체가 함께 만들어가는 학습자 주도의 학습 플랫폼이라고 하고 있다. 다른 지역보다 훨씬 학생 주도성을 강조하고 있다. 학생들의 학습 자발성은 학생 주도성이 바탕이 되어야 활성화되고 이를 위해서 학생들에게 배움의 자기 결정권, 즉 학습 선택권, 기획권을 보장해야 함을 마을학교의 운영에 녹아내고 있다.

  이는 타 시도나 다른 기관에서 운영하는 마을학교의 강조점과는 다른 점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각자의 차이점을 존중하기에 옳고 그름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마을교육공동체를 통해 학습 생태계를 확장해야 하는 시대적 흐름을 보았을 때 그 중심은 학생에게 있어야 그 의미를 가질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학생의 입장에서 스스로 원하는 배움을 추구할 수 있게 해 주기 위해서 학교 중심의 교육 인프라 한계를 벗어나야 했고 삶과 연결된 앎이 되었을 때 진정한 배움이 될 수 있기에 마을교육공동체의 필요성이 제기가 되고 있는 것이다.   

  마을에 체험학습을 위한 배움터가 늘어나는 것이 학생들에게 큰 도움이 되지만 그것만으로는 이 시대가 요구하는 학생 중심, 학생 주도의 배움을 추구하기에는 역부족인 것이다. 기존 일방적인 전달 방식으로는 교육적 효과를 공간의 이동과 확대 외에는 없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배움에서 학생이 주체가 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미래교육의 교육원리임을 다양한 미래교육 연구에서 밝히고 있다. 마을학교도 미래교육을 지향하기 위해서는 학생 중심, 학생 주도의 교육 철학이 뒷받침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랬을 때 학생의 자발성은 높아질 것이고 깊이 있는 배움을 추구할 수 있게 된다. 특히 중고생은 더욱 그러하다.

  그러나 마을의 교육력은 그런 지점을 못 따라가고 있다. 재능을 나누는 정도의 체험학습을 벗어나야 마을교육이 미래교육을 지향할 수 있게 된다. 학생 중심, 학생 주도의 교육철학을 바탕으로 마을의 교육력을 높여야 한다.

  학생이 배움의 진정한 주체가 될 수 있게 배움의 기획권, 선택권, 주도권을 줄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교사의 역할을 조력자로 전환되어야 한다. 조력자로 전환될 때 어떻게 학생들과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고 깊이 있는 배움으로 이끌 수 있는지를 연구하고 실천하며 배워나가야 한다.

  경기도교육청은 일찍 이 지점에 주목하여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타 지역도 마찬가지로 이런 지점에 눈여겨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랬을 때 마을교육공동체 운동은 도약할 수 있을 것이고 그게 학생들이 원하는 배움에 근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Ⅳ. 자발성에 기초한 학교와 마을교육공동체 협력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      


  전국적으로 마을교육공동체 정책이 펼쳐지고 있는데 양상이 다 다르다. 마을학교 정책은 비슷하게 실행되고 있는 면도 있지만 학교와 마을교육공동체 협력 부분에 있어서는 다르게 전개되고 있다. 서울은 학교 입장에서 마을을 연결하는 마을 결합형 학교로 운영하고 인천은 마을교육과정을 강조하고 있다. 경기도는 학교의 업무 부담을 고려하여 마을과 학교를 연결하지 않고 마을에서 자생적인 교육력을 가질 수 있도록 하였다.

  각자의 장단점이 분명 존재했었다고 생각한다. 학교와 마을을 시작부터 연결하고자 했던 곳들은 의도성으로 인해 학교의 반감이 거세기도 했고 공감대 형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자발성 없이 작의적으로 마을과 학교를 연결하는 시도가 나올 수밖에 없는 공모 또는 강제 배분 방식의 정책으로 인해 학습생태계 확장의 필요성에 대해 반감이 커지는 경우가 생기는 경우도 나오고 있다. 반면 경기도는 너무 분리되어 있어 학교는 마을교육공동체의 필요성을 못 느끼고 있는 실정이다. 학교 업무 과다의 문제점을 피하기 위해 마을만으로 추진했던 정책은 학교와 마을의 분리 현상이 일어나기도 했다.

  타 시도는 강제성을 줄여나가면서 자발성을 높여나가는 방향으로 정책이 추진될 필요가 있고 경기도는 이제 마을의 교육력이 마을학교들을 통해서 올라가고 있는 만큼 일방적인 이용대상이 아니라 서로의 교육력이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협력을 추진해야 한다. 먼저 마을교육공동체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먼저 실천하고 있는 사례를 중심으로 조금씩 협력성을 높여 나가야 한다.

  얼마 전 경기도 마을교육공동체 연구회에서 첫 협의를 통해 이러한 학교와 마을의 분리 현상을 진단하고 적극적으로 마을교육공동체의 필요성을 알려나가고 공감대 형성을 위해 포럼을 비롯하여 다양한 노력을 해 나가겠다고 의견을 모았는데 참 고무적인 현상이다. 마을교육공동체정책과에서는 이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함께 해 나가는 정책을 펼칠 예정이다.

  향후 학교와 마을학교의 협력 수업 방안도 모색해 볼 수 있을 것이다. 학습 플랫폼을 갖춘 소단위 마을학교를 초중고 사이에 넣어서 학교와 마을학교 협력을 강화시켜 나가는 방안도 모색 중이다. 그렇게 된다면 학생의 학습권을 위해 학교와 학교 밖을 넘나드는 모습이 구현될 수 있을 것이다. 학생들이 배움의 주체가 되어 삶의 문제를 해결을 해결하는 프로젝트를 마을교육공동체가 마을학교와 학교를 협력을 통해 지원해 나간다면 제일 좋은 학습의 장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Ⅴ. 학교 유휴공간을 활용한 마을학교가 많아져야 한다.      


  마을교육공동체 정책이 구현되는 형태가 대부분 마을학교이고 마을학교는 대부분 1년짜리 공모사업으로 진행되고 공간 확보부터 학생 모집까지 마을학교의 몫으로 되어 있다. 안정된 공간이 없는 상태에서 진행하는 마을학교는 프로그램으로만 자리매김할 뿐 아이들을 위한 배움터가 되기에는 역부족이다.

  일본의 경우 초중고 인근에 공민관이라는 평생교육시설이 수천 개가 있어서 방과 후 모든 교육활동이 진행된다.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방과 후에 공민관으로 가서 다양한 강좌를 듣거나 보충학습을 진행한다. 다양한 마을교육자원이 결합하여 이를 지원한다.

  일본의 사례는 어떻게 방과 후 배움터를 마을교육공동체가 결합하여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우리는 공간에 대한 대책은 마련하지 않고 계속 마을학교를 공모 프로그램으로만 돌리고 있다. 물론 그동안의 성과는 그 나름대로 마을교육공동체를 일깨웠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이제는 안정적인 학습 플랫폼을 갖추어야 할 때가 되었다.

  학생수 격감으로 인해 학교 유휴 공간을 쏟아져 나오고 있다. 아직 학교 개방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이 강해서 학교가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그 공간의 유지도 큰 문제가 되고 있고 공간의 활용도를 높이고자 하는 욕구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학교 유휴 공간을 잘 활용하면 마을학교의 어려운 점을 해결하면서 동시에 학생들의 문화 공간이 더 크게 늘어날 수 있다. 전국적으로 이미 도전하는 기초 지자체도 생겨나고 있고 실제로 운영되고 있다. 수원의 경우 ‘청개구리 연못’이라는 이름으로 학교 유휴 공간을 지자체가 리모델링해 주고 관리 운영을 위한 인력까지 파견하고 있다. 학교로서는 유휴공간을 학생들의 문화 공간으로 예산 없이 탈바꿈시켜 줄 수 있고 관리 인력까지 배치되니 운영에 있어 큰 어려움을 느끼지 않는 상황이다.

  지자체에서는 청소년 진흥법에 의해 읍면동마다 1개씩 청소년 문화의 집을 설치해야 하는 의무를 가지고 있는데 현재 경기도의 경우 10%밖에 설치하지 못하고 있다. 만약 학교 유휴 공간을 활용하여 청소년 문화의 집을 만든다는 법정 설치 비율을 크게 높일 수 있기 때문에 마다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교육청은 학교 유휴 공간을 조사하여 제공하고 지자체는 리모델링비를 지원하고 기초지자체는 운영 인력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마을학교 공간 확보를 하는 그림을 그려볼 수 있을 것 같다.      


Ⅵ. 학습복지를 위해 마을교육공동체와 마을학교가 나서야 한다.      


  코로나 19는 학습복지의 사각지대에 있는 아이들의 실상을 그래도 보여주었다. 그런데도 제대로 지원하지 못하고 있는 교육 정책의 현실도 보여주었다고 할 수 있다. 코로나 19는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에 학생들을 맡고 있는 학교의 모습은 아이들의 삶을 온전히 책임져 주지 못했다.

  그런 와중에 학생들의 학습격차는 점점 심해지고 있다. 강제로 다가온 온라인 학습은 미래교육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지만 학습격차를 해소하지는 못했다. 학원은 열어놓고 학교는 제한적으로 열고 있는 상황은 학습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학생들을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 공모로 운영되는 마을학교는 교육청의 지시에 따라 학교와 같이 문을 닫아버려 전혀 학습 복지에 도움이 되지 못하였다.

  대규모 학생이 모이는 학교와 달리 마을학교는 소규모로 운영되기 때문에 문을 닫을 필요는 없다. 방역에 신경을 쓰면서 마을학교의 교육활동을 소규모 인원으로 운영해 나가면 된다. 마을학교에서 학습복지를 위해 노력한다면 정말 학습복지가 필요한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서울에서는 마을학교를 통해서 학습격차 해소에 나서고 있다.

  물론 프로그램 방식과 학습공간이 제대로 갖추어져 있지 못한 한계와 연결된 문제이기 때문에 완전히 그 역할을 대신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학습공간을 갖춘 마을학교를 중심으로 학습복지에서 소외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습활동을 전개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오히여 이번에 프로그램으로의 마을학교가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깨달을 계기도 되었다고 할 수 있다. 모든 걸 한꺼번에 바꿀 수는 없고 바꿀 필요도 없다. 다만 이번 일을 계기로 마을교육공동체 사업의 방향의 전환을 도모하는 계기로 삼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당분간은 마을교육공동체는 학교 교육이 하기 어려운 학습복지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 온 마을이 필요하다고 했던 것을 증명해야 한다. 모두가 손을 놓을 수는 없지 않겠는가?     


Ⅶ.  마을교육공동체의 선순환적 생태계를 추구해야 한다.      


  마을학교를 통해 마을교육공동체가 만들어지고 함께 아이들을 위한 교육을 위해 노력하고 그 속에서 보람을 얻으면서 아이들도, 마을학교 주체들도 함께 성장하는 그림을 그릴 것이다. 나아가서 마을학교에서 성장한 아이들이 지역을 떠나지 않고 정주의식을 가지고 지역 공동체의 주역으로 우뚝 서고 다시 마을학교에서 후배들을 위해 함께 하는 모습이 제일 선순환적인 생태계가 만들어진 모습이 아니겠는가?

  마을학교의 성장과 그 속에서 자라나는 아이들을 위해 지자체와 지역사회는 힘을 보태고 교육청은 이를 인정하고 지원한다면 금상첨화가 아니겠는가? 마을학교를 통해 높아진 마을의 교육력은 학교 교육과정 운영에 도움을 주면서 학교 안 밖을 넘나드는 학습의 장을 함께 만들어내는 그림도 참으로 바라는 모습일 것이다.

  현재 마을교육공동체 운동을 이런 그림을 그리면서 돌아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재 마을교육공동체의 노력이 과연 선순환적 생태계를 만들어가고 있을까? 그렇지 않다면 어떤 부분이 부족할까를 고민해야 할 것이다.

  선순환의 핵심은 마을교육공동체와 마을학교의 목적성일 것이다. 다양한 체험을 방점을 둔 마을학교라면 그런 그림을 잘 그려지지 않을 것이다. 반면 목적 자체가 지역공동체의 주역으로 성장시키기 위해 아이들이 스스로 주체적 삶을 만들어가는 그림을 그리고 시작한다면 분명 그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그런 마을학교들이 나타나고 있다.

  다음으로 마을교육공동체가 배려와 관계를 통해서 아이들과 만나면서 지역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게 해 주어야 하고 청소년에서 청년으로 성장해도 끝까지 함께 고민해주고 함께 하는 노력을 해야만 지역의 주체로 남아있을 수 있을 것이다.

  선순환적 생태계가 구축될 때 비로소 마을교육공동체와 마을학교의 지속가능성이 보장될 수 있을 것이다. 마을교육공동체가 함께 사회적 협동조합을 만들고 함께 마을학교를 운영하는 방안이 가장 선순환적 생태계 구축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Ⅸ. 마치며     


  코로나 19는 우리 모두의 학습 생태계를 송두리째 흔들어 놓고 있다. 코로나 19는 쉽게 사라지지 않을 불길한 예상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 갈팡질팡 가야 할 길을 못 찾고 있다. 학교 교육뿐만 아니라 마을교육공동체 모두 똑같은 상황에 놓여 있는 실정이다.

  그보다 더 심각한 것은 학생들의 학습권이 보장되지 못하고 있고 학습 격차는 날로 심해지고 있다. 학습 복지는 구현되지 못하고 있고 재력이 있는 부모가 없는 학생들은 방치되고 있다.

  뭐라도 해야 하지 않을까? 이런 시점에서 마을교육공동체는 학교보다 자유롭기에 할 수 있는 일이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좀 더 작은 인원으로, 학습 복지를 실현해 나갈 수 있는 환경을 가지고 있다. 마을교육공동체가 함께 한다면 학생들의 학습 격차는 최대한 줄일 수도 있을 것이다. 똑같이 갇혀 있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좀 더 상상하고, 좀 더 노력한다면 그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