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헌 Sep 13. 2024

지름길은 없다. '과정'이라는 인생의 유일한 방법

  헬스장에 가서 PT를 받아본 적이 있다면 겪어봤겠지만, 트레이너들은 조금씩 무게를 계속 높이며, 항상 ‘하나만 더’를 외친다. 왜 그럴까? 인간에게는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고 싶어 하는 ‘항상성’이 있기 때문이다. ‘1만 시간의 재발견’의 저자 안데르스 에릭슨은 이를 ‘컴포트 존’이라고 부르는데, 이를 벗어나야 발전을 할 수 있다고 말한다. 즉, 컴포트 존을 벗어날 정도로 압박 강도를 높여야 비로소 우리 몸은 변화하며, 그 결과로 근육을 만들고, 체력을 높이고, 운동 능력을 향상하게 된다. 그렇게 발달된 상태에 또다시 적응하면 높은 단계의 새로운 항상성을 만들어지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뇌의 구조도 이와 비슷하다고 말하는데, 새로운 기술을 익히는 것이 이미 하는 것을 계속하는 것보다 뇌 구조 변화에 효과적이라고 말한다. 뇌의 기능은 사용하지 않으면 사라지는 데,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길 찾기나 핸드폰 번호 외우는 능력이 퇴화되는 것을 예로 들었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성공을 하려면 컴포트존을 벗어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압박 강도를 높이고 더 높은 곳으로 밀어 넣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성공을 위한 지름길을 찾는다. 그러나 불행히도 성공에는 지름길이 없다. 항상성을 높이지 않으면 다음 계단으로 오를 수 없고, 성공의 계단은 반드시 한 개씩만 오를 수 있다.


  살을 빼고 싶다면 지속적인 과정이 필요하다. 꾸준한 시간과 노력, 수많은 땀방울이 필요한 것이다. 효과적으로 운동하는 방법은 있어도 적은 운동으로 많은 살이 빠지는 지름길의 방법은 없다. 남들의 몸매를 부러워하지만, 그 몸매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 시간과 땀방울은 주목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 과정이 없다면 아름다운 몸매는 절대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성공은 과정이다. 성공은 도박처럼 만들어지지 않는다. 도박으로 딴 돈과 복권으로 딴 돈은 신기루처럼 사라진다. 최초의 당첨금 이상으로 자산을 증식한 사람이 거의 없으며, 대부분은 당첨금의 전부를 잃고 폐인처럼 살아간다는 뉴스는 돈을 관리 능력의 중요성을 알려준다. 그들은 아직 성공을 위한 과정을 거치지 못해, 돈 관리 능력이 준비가 안된 것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왜 이리 과정을 생략하고 싶어 할까? 특히나 가장 중요한 투자에 있어서 우리는 과정을 생략하고 묻지 마 투자로 부자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충분한 공부 없이 남의 권유만 듣고 주식을 사고, 영끌해야 한다는 뉴스와 주변 사람들 말만 듣고 덜컥 거액의 부동산을 사버린다. 자신의 피땀 어린 돈을 투자하는데 그렇게 쉽게 결정해 버린다는 것이 의아하기까지 하다. 투자의 고수는 절대로 그렇게 만들어지지 않는다.


  고수의 책을 보고 고수의 강의를 들어봐라. 그들은 무조건 공부하고 연구하고 충분히 고민한 후에 시작할 것을 권유한다. 그리고 작게 시작하고 경험을 통해 배움을 얻으라고 말한다. 왜냐고? 진정한 고수들은 성공을 위한 과정을 거쳤기 때문이다. 계단을 직접 오르지 않고 성공하는 방법이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수많은 상처와 왕관의 무게를 견디기 위한 그들의 노력이 스스로를 고수로 만든 유일한 길임을 알기 때문이다. 만일 자신이 찍어준 것은 무조건 대박이 난다거나 자신이 하라는 대로 믿고 따라 하면 쉽게 부자가 된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거의 대부분 실력 없는 사기꾼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고통을 마주하지 않으면 성공도 없다 

 

  성공은 항상성을 벗어나는 노력의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이 어쩌면 생소할 수도 있으나 사실 우리는 누구나 이런 경험을 가지고 있다. 그것이 크던 작던 고통을 이겨낸 경험 말이다.


  내가 11살 초등학생 때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당시 나는 태권도 도장에 다니고 있었는데, 매일 아침 7시에 체육관 근처 뒷 산을 뛰었다. 이는 강제도 아니었고 정규 프로그램도 아니었다. 그냥 아침에 원하는 사람은 체력관리를 위해 같이 산을 뛰자는 취지였다.


  처음에는 몇 명이 나오더니 나중에는 아무도 나오지 않았고, 결국 나만 혼자 매일 나왔다. 내가 즐거워서 했을까? 전혀 아니었다. 그것은 나에게 괴로움 그 자체였다. 산으로 이어지는 비탈길을 뛰어올라가면 언제나 숨이 턱까지 차올랐고, 뛰는 시간도 약 30분이 걸렸다. 심지어 나는 전날 자면서 다음날 비가 오기만을 바랬다. 비 오는 날은 안 뛰어도 되니까. 11살짜리가 아무도 강요하지도 않았고, 의무 사항도 아닌 일을, 괴로움을 이겨내며 행동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때 나를 움직인 감정은 자존심이었다. 나는 이곳에서 최고라는 자존심을 지키고, 최고로 올라서고자 하는 열망이었다. 심지어 사범님이 일어나지 못하는 날도 있었고, 그런 날은 혼자서 돌기도 했다. 중간에 비가 와서 비를 맞으며 돌았던 때도 있었다. 그렇게 그 프로그램이 없어질 때까지 1년을 뛰었고, 도장의 모범으로 화자 되었다.


  그러던 중 수원시 대회 금메달을 땄던 한 학년 형이 우리 체육관에 들어왔다. 그런데 새로운 대회를 준비하면서 도장에서는 나를 항상 그 형과 겨루기를 붙였다. 당연히 실력은 상대가 안 됐다. 대회를 준비하는 한두 달 내내 나는 매번 패배했다. 그 형은 말 그대로 넘사벽이었다. 매번 얻어터져서 그 형이 아팠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그러던 중 정확히 대회 전 마지막 연습에서 처음으로 그 형을 이겼다.


  그리고 기적처럼 4번째 도전한 수원시 태권도 대회에서 나는 금메달을 땄다. 페더급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 체급의 초등학생 중에서 내가 1등이 된 것이다.


  그리고 도장에서는 늦게 들어온 경우에도 실력이 뛰어나면 먼저 들어온 선배를 제치고 올라서기도 했는데, 나는 5학년 때 초중고생을 모두 제치고, 대학교 형들 바로 다음에 위치했다.



  내가 이 얘기를 하는 이유는 첫째, 그 위치에 올라서기까지 얼마나 힘든 과정이 있었는지를 설명하기 위함이다. 나는 오히려 성인이 된 지금 초등학생 때의 나 자신을 소환해서 어린 나에게 배움을 얻는데, 바로 고통의 과정을 견디고 올라서는 그 집념을 배운다. 삶에서 가치 있는 일에 성공하려면 반드시 참고 견뎌야 한다.

  둘째, 크건 작건 누구나 나름의 성공의 경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공부로 성적이 올랐던, 그림으로 인정을 받았던, 체육 실기평가에서 A를 받았던 말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누구나 노력의 과정을 거쳤을 것이다. 그것을 기억하라. 이미 당신에게는 성공으로 가는 과정의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대로 하면 된다. 내 안에 체득된 성공으로 가는 과정을 끌어내라. 한 번에 쉽게 하려는 생각을 버리고, 어릴 적 작은 성공을 이룬 자신에게 물어봐라. 그 과정을 지금 적용시키면 우리는 똑같은 성공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당장의 성과만을 노리는 것보다는 10년의 과정을 걸어가라. 전자는 10년 후에도 똑같은 항로만 돌고 있지만, 후자는 그곳에 도착해 있을 것이다. 그리고 반드시 10년 후의 그 시간은 온다. 바로 기다리고 기다려온 성공의 시간 말이다.


  성공은 반드시 준비된 사람에게만 온다. 준비가 안되면 그 무엇도 소화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준비는 과정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다.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복권에 당첨된 들 그것은 내 것이 아니다. 그러니 과정을 거쳐라. 인생은 과정이며, 성공도 과정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꼭 그렇게 살아야 하는 건 아니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