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회피형 인간을 양산하고 있는가?

by 정헌

소위 젊은 세대를 일컬어 ‘MZ 세대’라고 한다. 세대가 빠르게 변하다 보니 M 세대와 Z 세대를 구분하기도 하지만 일반적으로 MZ 세대로 통칭한다.


MZ 세대는 성장기에 그 어느 세대보다 풍요롭고 편리한 생활을 하면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자랐다. 이들은 자신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응원 속에 많은 관심을 받으며, 자기를 적극적으로 표현하고 개성을 키워왔다. 또한 디지털 네이티브로서 다양한 자극에 쉽게 노출된 삶을 살다 보니 즉각적 만족과 디지털에 대한 중독이 심하다.


특히 부모들의 과보호 속에 감정 우뇌가 활성화된 상태로 자라오면서, 모든 것을 부모들이 채워주는 삶을 살았다. 심지어 감정 좌뇌의 불편함도 부모들이 대신 해소해 주었다. 따라서 이들은 좌뇌가 긴장한 상태를 해결하는 능력이 부족하며, 이 상태를 매우 못 견뎌한다.


일반적으로 낯선 환경과 낯선 사람을 마주하면 좌뇌 감정 강아지가 먼저 위험도를 체크하고, 경계를 하는 것은 당연하다. 빠르게 우뇌 강아지가 합류하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은 낯을 가린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적응하고 조율하면서 사회적 틀 안에서 큰 무리 없이 소통을 할 수 있다.


그런데 MZ 세대들은 상대적으로 사회적 소통에 더 어려움을 겪는다. 그들은 좌뇌 강아지를 다루는 데 기존 세대보다 어려움을 겪는 세대다. 해결 방법에 서툴다 보니 스스로 불편함을 무릎 쓰지 못하고 회피를 하는 경향성이 짙다.


자녀의 감정 좌뇌를 대신 사용해 주는 부모들


그들은 우뇌 강아지 중심 생활에 너무나 익숙해서, 좌뇌 강아지가 활성화되는 상태를 매우 불편해하고 견디기 힘들어한다. 그래서 조금만 힘들고 불편해도 참지 않고 그만두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알바를 하다가도 마음에 들지 않으면 바로 그만두며, 심지어는 아무 말 없이 그만두거나, 화장실을 간다고 하고 돌아오지 않는 황당한 경우까지 있다. 불편한 대화를 할 용기가 나지 않아 무작정 회피하는 것이다.


좌뇌 강아지 사용에 매우 미숙하다 보니, 달래는 방법을 모른다. 그래서 자녀의 좌뇌 강아지를 엄마가 대신 달래준다. 학교에 부모가 전화를 걸어 용건을 대신 얘기해 주는 것은 다반사고, 이는 대학생이 되어서도 심심치 않게 이어진다. 심지어는 회사나 군대의 일도 엄마가 대신 전화해 주기도 한다. 소통에 능숙하지 못하다 보니 전화로 용건을 이야기하는 것도 불편해하지만, 텍스트를 통한 소통도 기성세대에게는 개념 없이 보인다.



MZ 세대의 일하는 방식도 기성세대와는 차이가 있다. 그들은 반드시 감정 우뇌를 필요로 한다. 그들에게는 지금의 감정과 경험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래서 그들은 재미있고 보람 있을 것 같은 일을 시작하거나, 하고 있는 일에서 재미나 보람을 느껴야 한다. 물론 기성세대도 재미와 보람을 필요로 하지만 참는 강도에서 확연히 차이가 난다. 기성세대가 싫은 일도 참고 버텼다면 MZ는 조금이라도 불편하면 견디지 못하고 언제라도 즉시 그만둘 준비가 되어 있다.


그렇다 보니 불합리한 면을 참지 않고 손해 보는 것에 민감하다. 그래서 미리 출근해서 준비하는 시간을 손해로 생각하며, 칼출근과 칼퇴근을 한다. (하지만 휴식 없이 업무 시간을 칼같이 지키지는 않는다.) 당연히 퇴근 시간 이후의 회식도 참여하기 싫어한다. 감정 우뇌보다 감정 좌뇌가 더욱 우세한 상황이 되면 그들은 참지 않는 것이다. 시킨 일 처리라도 제대로 마무리되면 그래도 괜찮지만 이마저도 미숙한 점이 많다. 그래서 기성세대는 MZ 세대를 ‘요즘 애들’이라고 부르며, 융통성이 없다고 분노하고 한탄한다. 신입사원을 기피하고 경력직을 원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물론 그들의 방식이 다 잘못된 것은 아니다. 기존의 방식이 불합리한 것도 많고, 그것들을 참지 않고 바꾸는 긍정적 작용도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세대 간의 차이는 본질적으로 뇌 사용 방식의 차이이다. 누구나 자신이 살아온 시대 경험이 자신의 세계관을 형성한다. 그래서 자신의 경험을 중심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는 오랜 세월 동안 그들의 두뇌 패턴을 형성한다. 이것이 그들 세대의 삶의 방식, 문화인 것이다.


물론 우리는 모든 뇌를 잘 다룰 수 있어야 한다. 감정 좌뇌 사용이 어려운 인간을 만들어내는 것은 매우 큰 불안 요인이다. 왜냐하면 사회는 그들이 보호받으며 자라왔던 세상과는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감정 좌뇌의 충돌이 빈번한 전쟁터 같은 현실 사회에서 좌뇌를 잘 다루지 못하는 것은 무기를 잘 다루지 못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인간은 무조건 감정 좌뇌를 사용하며, 그것도 아주 많이 사용한다. 감정 좌뇌를 제대로 다루지 못하는 사람들은 다양한 충돌을 일으키고, 충돌을 효율적으로 처리하지 못한다.


그래서 자녀의 감정 좌뇌를 다루는 경험을 부모가 대신해주지 말라고 강력하게 조언하고 싶다. 감정 좌뇌는 필요 없는 것이 아니라, 지금 우리를 살아남게 만든 필요 시스템이다. 그것을 배제하는 것은 결론적으로 자녀의 생존 능력을 약화시키는 일이다.


살아가면서 뜻하지 않는 일이나 불편한 감정 좌뇌적 상황은 무조건 계속될 것이며, 감정 좌뇌를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힘겹고 불행한 인생을 살 수밖에 없다.



그래서 어떡하라고? 아니, 그냥 내버려두라고

그러나 동시에 MZ 세대를 걱정하고 한심스러운 눈으로 바라봐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결국 그런 방식으로 잘 살아나갈 것이다. 생각해 보면 새로운 세대는 언제나 ‘싸가지’ 없고 버릇없는 세대였다. 이해할 수 없는 젊은이들을 보며 기성세대는 말세를 외쳤다. 고대 메소포타미아나 이집트 문명의 기록에도 젊은이들을 보며 예의가 없다거나 말세라고 표현했다. 젊은 세대는 항상 걱정거리였던 것이다.


즉, 인류는 세대를 거듭하면서 더욱 ‘싸가지’ 없어지는 길을 걸어온 것이다. 그러나 수많은 세대가 흘렀는데도 인류는 패륜 집단이 되지 않았다.


각각의 세대는 각자의 문화를 만들며 각자의 삶을 기어이 살아간다. 즉, 스스로의 문화와 세상을 구축해 왔다. 결국 지금의 개념 없고 나약한 존재들도 새로운 문화를 잘 만들어나갈 것이다. 각 세대의 집단 감성은 그들의 문화를 만들고 삶을 만들고, 세상을 만들 것이다.


그러니 다른 세대를 동정할 필요는 없다. 역으로 기성세대 중에는 미래 세대에게 미안해하는 경우도 많은데 그럴 필요도 없다. 지금 세대만 문제가 있고 고생하는 것도 결코 아니기 때문이다. 버스에서도 담배를 피우던 시절, 그 세대들이 참고 견뎌냈던 수많은 고생 끝에, 지금 세대는 많은 편리함을 누리고 있기도 하다. 모든 세대들은 다양한 장점과 단점 속에서 그냥 삶을 만들어나가는 것이다. 모든 삶은 연결되어 있고 일방적 희생이나 혜택을 누리는 세대는 없다. 어느 세대건 최악도 없고, 유토피아도 없다. 각 세대를 누가 정확히 계량화해서 비교할 수 있을 것인가?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은 좋다. 그러나 쓸데없는 걱정은 하지 말자. 걱정할 필요도 없고, 걱정한다고 될 일도 아니다. 그냥 그들을 존중하고 내버려 둬라. 그러면 또다시 새로운 세상이 펼쳐진다. 세상은 결코 나의 걱정처럼 멸망하지 않을 것이다.



<감정 뇌를 쉽게 이해하기 위해 강아지에 비유하여, 감정 좌뇌를 좌뇌 강아지, 감정 우뇌를 우뇌 강아지로 표현하였다. 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행복하지 않아서 뇌를 바꾸려고 합니다. 05화]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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