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와 남자는 원래 안 맞는다 : 남녀의 뇌사용 방법

by 정헌

남자와 여자는 안 맞는다. 극단적이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이것이 진실에 가깝다. 물론 서로를 좋아하긴 한다. 그래서 계속 상대를 찾아다닌다. 하지만 만남을 지속하지 못한 채, 서로가 안 맞는다는 것을 깨닫고 지속해서 결별한다. 할 수 없이 결혼이라는 제도를 통해 억지로 묶어놓았지만, 서로가 잘 맞아서 묶여 있는 경우는 거의 없다.


뇌 과학 연구 결과에 따르면 뇌에는 남녀 차이가 분명히 존재한다. 특히 어린아이들의 놀이를 보면 남자는 여자아이에 비해 활발하고, 옥외에서 신체적 놀이를 더 좋아한다. 반면 여자아이는 실내에서의 소꿉놀이나 인형 놀이를 좋아한다. 동일한 환경에서도 남녀 간 차이는 발생한다. 분명 뇌가 작동하는 방식은 남녀가 다르다.


공감이 필요한 여자, 해결이 필요한 남자


여자 뇌는 공감 지향적이다. 외부의 정보를 받으면 감정 좌뇌의 필터링을 거친 후 여자는 감정 우뇌를 활성화한다. 소통, 공감, 위로 등의 감정 교류를 먼저 진행하는 것이다. 우울해서 빵을 샀다고 말하면 여자는 왜 우울한지 상대의 감정에 집중한다. 감정의 공감을 통해 여자는 상대와 같은 원 안에 있음을 확인한다. 이를 위한 수단으로 사고 좌뇌의 언어를 사용한다.


여자는 공감하기 위해 말을 한다. 공감을 지속해서 말로 표현하기에 많은 단어를 사용한다. 실컷 통화를 하고선 자세한 건 만나서 얘기하자고 한다. 그들의 대화는 공감의 소통이므로 간단히 결론만 말하고 끊어버리면 서운함을 느낀다.


남자 뇌는 목표지향적이다. 외부의 정보를 받으면 감정 좌뇌의 필터링을 거친 후 남자는 사고 좌뇌를 활성화한다. 그리곤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고민한다. 우울해서 빵을 샀다고 말하면 남자는 왜 빵을 샀는지에 집중한다. 빵이 우울한 감정의 해결책인지를 궁금해한다. 목표 달성을 했을 때 남자는 감정 우뇌가 켜지고, 이를 위한 행동을 함께하면 같은 원 안에 있음을 확인한다. 목표를 향해 함께하는 게임이나 운동은 남자들에게 더 큰 결속을 불러온다.


그래서 남자들의 뇌 활동에서는 많은 단어를 사용하지 않는다. 남자들은 명확한 공통의 주제가 없으면 서로 할 말이 없다. 남자들끼리의 통화는 간단히 목적만을 이야기한다.


공감 지향적인 여자의 뇌는 쇼핑을 할 때 이것저것 둘러보고 다양한 정보를 주고받아야 한다. 반면, 목표를 설정하는 남자의 뇌는 원하는 물건을 빠르게 집어 들고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 여자의 쇼핑 방식은 남자 뇌가 작동하는 방식이 아니며, 남자는 이러한 방식을 지루해한다. 감정이 행동을 만들기 때문에 지루한 감정은 남자의 행동을 방해하며, 남자를 힘들게 만든다. 그래서 요즘 쇼핑센터들은 남자들이 편히 쉬면서 여자를 기다릴 수 있는 공간을 별도로 마련해 놓기도 한다. 같이 다니면 둘이 싸우고 여자의 쇼핑을 방해한다는 것을 쇼핑센터는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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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여자와 남자의 뇌사용 방법이 다르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이해하지 못하면 서로의 가치판단이 충돌하게 되고, 감정적 혼란을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남녀 간 대부분의 싸움은 상대의 습성을 이해하지 못하는 데서 비롯된다. 끊임없는 연락을 요구하는 여자와 결론만 간단히 얘기하는 남자 사이에는 개와 고양이의 습성처럼 큰 차이가 있는 것이다.


왜 뇌 사용법이 달라졌는가? 진화심리학으로 본 남자와 여자의 차이


이러한 남녀의 뇌사용 차이는 어디서 비롯되었을까? 진화심리학에서는 이를 진화의 관점으로 설명한다. 물론 인간 행동의 모든 것을 진화를 통해서만 이해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우리는 전두엽의 발달로 인해 확실히 유전자의 뜻대로만 살지 않는다. 생존과 종족 번식을 위한 진화의 의지대로만 살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그리고 진화심리학도 사람의 행동이 유전적으로 결정됐다거나, 진화 때문에 행동을 바꾸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말하지 않는다. 따라서 진화심리학은 인간의 전체적 경향성을 이해하는 것으로 활용한다면 좋은 관점을 제공할 수 있다.


우선, 진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생존과 종족 번식이다. 진화의 과정에서 여자는 주로 채집 활동에 집중했고, 남자는 주로 사냥 활동에 집중했다. 직립보행 이후 300만 년 동안 진행된 이러한 역할은 어느 정도 남녀의 행동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그래서 오랜 진화의 과정은 사람의 마음과 행동을 유추할 수 있다.


앞서 설명한 남자의 목표지향적인 뇌는 사냥의 소산이다. 그들은 사냥감이라는 목표를 설정하고 잡기 위해 온 힘을 집중한다. 그래서 남자들은 원하는 제품으로 돌진하여 그것을 얻으면 바로 계산하고 나온다. 게임이나 스포츠는 남자에게 사냥과 비슷한 행동이다. 남자들은 주로 파란색 계열을 좋아하는 것도 맑은 날 파란 하늘은 사냥하기 좋은 날씨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사냥하는 남자들은 말을 많이 할 필요가 없다. 오히려 조용히 해야 사냥감이 눈치채지 않는다. 남자들끼리는 할 말이 없다. 일반적인 감정 소통을 위해 많은 말을 하지는 않는다. 여자가 남자보다 더 많은 말을 하는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여자가 감정 교류를 위한 소통을 많이 한다. 남자는 분명한 대화 주제가 정해져야만 많은 말을 한다.


반면 여자의 소통 지향적인 뇌는 채집 생활의 소산이다. 여자들은 채집을 하면서 이것은 새로운 먹거리인지 사용할 만한 물건인지, 상한 건 아닌지 수시로 소통한다. 또한 무리에서 소외당하지 않기 위해 감정 교류와 소통에 더욱 신경을 쓰기 때문에 여자들끼리는 수다가 끊이지 않는다. 그래서 여자들은 쇼핑할 때 함께 가는 경우가 많으며, 이것저것 구경을 하며 쇼핑몰을 돌고 또 돈다. 그리고 음식 사진은 무조건 찍어야 한다. 여자들이 주로 핑크색 계열을 좋아하는데 먹을 수 있는 잘 익은 과일은 붉은 계열의 알록달록한 색이다.


물론 이것은 어디까지나 경향성이고, 개인차도 많이 존재한다. 하지만 큰 틀에서의 습성을 통해 상대방을 이해하는 데는 도움을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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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의 뇌가 원하는 키워드


이처럼 남자와 여자의 뇌는 나름의 길을 만들었다. 그 결과 만들어진 여자 뇌의 키워드는 ‘사랑, 공감, 안정감’이다. 남자 뇌의 키워드는 ‘인정, 해결, 성취감’이다.


여자는 사랑받을 때 행복감을 느낀다. 남자는 인정받을 때 행복감을 느낀다. 여자는 공감의 소통을 하고, 남자는 해결의 소통을 한다. 속상한 일이 있을 때 여자는 자신의 마음을 털어놓음으로써 마음이 편해지고 위로받는다고 느낀다. 반면 남자는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았을 때 마음이 편해진다. 그래서 남자들은 문제가 생겼을 때 소통하기보다는 혼자만의 동굴로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여자에게는 안정감이 중요하다. 그래서 신뢰할 수 있는 관계가 중요하며, 연인관계에서 계속 사랑을 확인한다. 반면 남자들은 성취감이 중요하기 때문에 좀 더 모험적이고 과감하게 행동한다. 연인관계에서는 자신을 과시하거나 성취한 것을 인정받고 싶어 한다. 그래서 여자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거나 공감해주지 않으면 화가 난다. 반면 남자들은 자신이 무능하다고 비난받을 때 화가 난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는 상대적으로 더 두드러지는 경향성이라고 보면 된다. 모든 여자가 모든 남자보다 공감을 더 잘하는 것도 아니고, 모든 남자가 모든 여자보다 목표지향적인 것도 아니다. 둘 중 하나가 더 우월한 것도 아니다. 가끔 진화의 관점을 통해 암수 간의 우월성 논쟁을 벌이는 경우도 있는데 쓸데없는 짓이다.

이것은 300만 년의 기간을 거치면서 종을 보존하기 위해 함께 진화하고 협력한 암컷과 수컷의 생존방식이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이를 통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세상의 반쪽을 조금이라도 이해하고 소통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는 것이다. 뇌의 작동 방식이 다르므로 같은 상황도 다르게 인식하고 다르게 생각하고 행동한다. 그래서 다름을 이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래야 서로 존중하고 인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남자와 여자는 다르다. 앞으로도 다르게 생각하고 행동할 것이다. 하지만 서로를 원한다면 다름을 이해하고 만나는 것이 감정 에너지를 좀 더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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