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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의밤,17사단 전기 등 기간산업 장악·언론통제 의혹

[뉴스하다]권력감시

by 뉴스하다

인천 17사단, 한국전력 등 기간산업 장악 시도 의혹


2024년 12월 3일 인천시청 당직실에는 팀장급 1명, 주무관 1명 등 공무원 2명이 숙직을 서고 있었다.


밤 10시 25분. 윤석열은 TV 생방송으로 느닷없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유정복 시장이나, 시 차원에서 당직실로 내려온 지시는 없었다.


당직실에는 평소와 달리 전화가 계속 울렸다. 불안한 시민들, 간부공무원들, 관련기관들, 시청에 남아있던 직원 등의 전화였다.


그 중 한 통은 17사단이었다. 17사단은 인천시 부평구에 위치해, 인천 전역과 경기 김포 등이 작전지역이다. 숙직자들은 매우 의아했다.


17사단 관계자는 한국전력 등 기간산업과 관련해 물었다. 군인들은 국민의 안전과 관련된 기관의 비상연락체계를 원했으나 당직실에는 없었다.


12월 3일 당직이던 한 공무원은 “사단에서 만약, 안전과 관련돼 갖고 관련기관들이 어디에 있냐고 물어봤고 재난본부에서 하는 부분이라 정확히 모르겠다고 말씀드렸다”며 “한전이 있고 뭐 이런 예를 들면서 그 라인들을 물어봤던 것 같은데, 저희가 비상연락체계를 갖고 있던 건 아니니까 그렇게 답변했다”고 밝혔다.


계엄군이 한국전력 등 기간산업을 장악할 경우 전술적 이점은 매우 다양하다. 전기, 수도, 철도, 도시가스 등은 국민들의 실생활에도 큰 영향을 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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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계엄 선포 후 17사단 바로 옆 부대인 9공수특전여단은 200여 명이 서울 선관위와 여론조사 ‘꽃’을 장악하기 위해 출동하는 등 삼엄한 상태였다.


국회에는 특전사령부 707특임단, 1공수여단, 수도방위사령부 특임대 등 계엄군이 국회의장과 여야 당대표, 국회의원들을 잡기 위해 출동했다.


17사단이 한전 등 기간산업을 장악하려 한 행위가 전략적으로 국민들 실생활을 통제하기 위한 것이었는지 진실 규명이 있어야 한다.


이와 관련, 17사단 정훈참모는 27일 “군수(담당부서)에서 상황(당직)실로만 연락하고 담당자들이 안 왔다고 그래서 그걸로 종결했다”며 “전군에 경계 태세가 격상돼 그 차원에서 저희가 자동으로 원래 하게끔 돼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저희가 시민들 생활에 전혀 불편함을 초래한다든지, 그분들을 통제할 수 있는 위치나 권한도 없다”며 “그렇게 하려는 의도(기간산업 등 안전관련기관 통제)가 전혀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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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홍보라인 명단 확보, 언론 통제 목적이었나


비슷한 시각. 17사단은 인천시 공보담당관실에 전화를 걸었다. ‘홍보라인’ 연락처를 확인했다.


17사단 정훈참모는 지난 23일 뉴스하다 제작진에게 “인천시청 공보담당관실로 전화했는데, 언론 문의나 이런 것들이 있을 시 서로 지자체 안내하고 협조 같은 것들을 해야 될 부분이 있다”면서 “전화로 지자체 홍보담당자분들 연락처가 정확히 맞는지 성함하고 연락처, 그런 것들을 상호 소통했다”고 밝혔다.


정훈참모 인터뷰 중 주목할 단어는 ‘언론’이다. 정훈참모는 “공보담당관실로 전화했다”는 말을 꺼낸 바로 뒤에 “언론”이라고 말한다.


17사단이 새벽시간 시청 공보담당관실로 연락하는 일은 사실상 처음이다. 특히 “언론, 홍보담당자”라는 말을 꺼낸 것은 ‘언론 통제’ 의혹이 제기된다.


12.3 비상계엄 포고령(1호)을 보면 ’모든 언론과 출판은 계엄사의 통제를 받는다’고 돼 있다.


이는 헌법 위반이다. 21조는 모든 국민은 언론과 출판의 자유를 가지고, 사전검열을 분명하게 금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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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고령에 따라 17사단이 계엄사령부로부터 언론 통제 지시를 받았을 가능성이 보이는 대목이다.


인천시청 공보담당관실이 17사단 요청에 어디까지 응했는지 알 수 없으나, 공보담당관실에는 서울, 인천, 경기 등 에 있는 신문사와 방송사 수백 명의 기자들 명단이 있다.


뉴스하다 제작진은 “17사단 정훈부서에 지역(인천)에서 활동하는 중앙지나 지역지 기자들 연락처 같은 것들은 갖고 있지 않느냐”고 질문했다.


17사단 정훈참모는 “일부 갖고 있고, 다 갖고 있다 이렇게 할 수는 없다”며 “최근 연락을 주는 분들은, 또 최신화된 연락처들을 계속 이제 (갱신)하고 그런 측면”이라고 답변했다.


새벽시간, 신문사와 방송사 기자들 명단을 갱신하는 행위가 ‘언론 통제’를 위한 목적이었는지 진실 규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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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보라인과 언론사를 담당(통제)하려고 17사단이 시청에 연락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정훈참모는 “부대 차원에서 경계 태세 격상이 돼서 소초 등 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었고 뉴스에서 보는 그런 모습으로 움직이거나 어떤 의도가 있게 활동한 부분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17사단으로 (인천)시청에 관련된 문의가 올 수도 있고 시청 홍보부서에 정확히 어떤 분들이 있는지, 연락처와 이런 것들이 기존에 갖고 있는 것과 잘못된 번호거나 이럴 수도 있어서 상호 확인했다”고 말했다.


홍보부서 담당자들 연락처가 맞는지 늦은 시각 확인한 이유가 ‘공보라인’ 통제를 위한 것이었는지 사실관계 확인이 필요해 보인다.


새벽에 굳이 (공보담당관실로) 전화했어야 했냐는 질문에, 정훈참모는 “새벽에 상황(비상계엄)이 발생하지 않았느냐”며 “저희도 핸드폰을 갖고 있을 수 없는 상황실에 들어가 있는데, 나와서 보면 (핸드폰이나 사무실에) 새벽에도 실제로 많은 문의나 이런 것들이 와 있었다”고 설명했다.


유정복 인천시장이 비상계엄 선포 직후 17사단장과 해병2사단장 등 군 관계자들과 통화한 내용도 명확하게 밝혀져야 한다.


이창호 기자 ych23@newshada.org

홍봄 기자 spring@newshada.org


<기사보기>

https://newshada.org/30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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