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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권 행보 유정복 인천시장 연두방문에 군구 과잉 의전

[뉴스하다] 권력감시

by 뉴스하다

조기 대선 출마 가능성을 시사한 유정복 인천시장이 각 군구를 순회하는 연두방문을 하고 있습니다.


유 시장은 지방분권 개헌을 내세우고, 이름 이니셜과 같은 JB포럼 창립총회 참석을 예고하는 등 조기 대선 행보를 보여왔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유 시장을 맞기 위해 기초단체에서 준비한 의전이 심상치 않습니다.


문화행사를 방불케하는 공연은 기본. 유 시장을 찬양하는 피켓을 드는가 하면, 유 시장 일대기를 담은 현수막과 활동영상을 만들어 선물하기도 합니다.


뉴스하다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지난 20일 인천시 미추홀구 연두방문 현장. 어린이 2명이 유정복 시장을 맞습니다. 어린이들이 쓴 머리띠 문구는 ‘인천의 꿈’ ‘대한민국의 미래’.


이 어린이들은 미추홀구 공무원의 자녀들이었습니다. 유 시장 의전에 직원 자녀까지 동원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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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을 맞기 위해 복도에 도열한 공무원들 손에 든 피켓 문구도 심상치 않았습니다.


‘시장님 MBTI는 PERFECT(퍼펙트)라구요?’


‘’시장님 폼 미쵸따!!’


‘내 일주일은 6일이야.. 시장님 기다리다 목이 빠졌으니까’


‘시장님은 안 착해요. 우리 마음에 안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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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에는 응원봉과 풍선도 들었습니다. 유 시장을 향한 찬양입니다.


드론을 동원한 현수막에도 유 시장을 향한 사랑 고백이 적혀있습니다. 승강기 안 ‘대한민국의 중심 유정복 시장님을 사랑합니다’는 문구가 낯 뜨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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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는 이 행사를 위해 직원들을 동원했습니다. 직원들이 도열해 박수 환호와 함께 시장님을 맞아달라는 것. 행사 전날 리허설도 계획했습니다.


의전행사를 준비한 담당팀장은 직원들이 자율적으로 준비해 참여했다고 해명했습니다.


미추홀구 관계자는 “(화동들은) 공무원 자녀이고 보호자 동의하게 하는 것”이라며 “(직원들이 도열한 것은) 자율적으로 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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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자치구들 의전도 눈물겹습니다.


서구는 차에서 내리는 유 시장을 사물놀이패가 맞습니다. 이 모습을 찍기 위해 지적재조사용 드론까지 동원됐습니다.


이어진 행사에 등장한 사랑의 배터리 합창. 노래가 끝나자 진행자가 “인천의 배터리 유정복 시장님이 서구에 오신 것을 환영하는 노래였습니다”라며 주옥 같은 멘트를 날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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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구는 유 시장의 일대기를 담은 현수막을 만들어 선물했습니다.


현수막에는 유 시장의 사진과 ‘송림동 소년에서 세계 초일류도시 인천 시장으로’라는 글이 담겼습니다. 유 시장이 버튼을 누르자 사진들 옆으로 화려한 증기가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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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수구는 지난 18일 지난해 유 시장 활동사진을 모은 영상을 만들어 구청 로비에서 상영했습니다. 공무원들은 첩보요원으로 변장해 시장을 에스코트했습니다.


또 직원들을 각 층에 대기시켰다가 풍선을 날리고 피켓을 흔들었습니다. 구청 로비는 시민들이 민원업무를 보기 위해 방문하는 공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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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수구 관계자는 “주민들이 지나가면서 몇분 보셨을 수는 있겠지만 의도하고 송출한 건 아니”라며 “(시장님) 찬양이라고는 생각 안하고 2024년도에 활동하신 영상 사진을 영화처럼 재미있게 만들려고 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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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도 각 기초단체들이 유 시장에게 합창단, 사물놀이 공연 등을을 선보이며 문화행사를 방불케하는 의전을 펼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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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내부게시판 등에서 공무원들은 시장 의전 자체가 구태이자 행정력 낭비라고 비판합니다.


미추홀구 연두방문 행사 전날인 19일 직원 게시판에는 ‘군대도 안 이런다’, ‘얘기 듣고 북한인가 했다’, ‘시장 온다고 이런가 하는 발상자체가 올드하다’는 등의 비판이 이어졌습니다.


연두방문에 앞서 환영행사를 자제하라는 공문을 인천시가 기초단체에 보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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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추홀구에서 만난 유시장은 이날 과잉 의전에 대해 모르는 일이라고 했습니다.


공무원들이 도열한 사실을 아냐고 묻자 유 시장은 “어디 도열했어요?”라며 “모르지, 내가 어떻게 알아요”라고 답했습니다.


이창호 기자 ych23@newshada.org

홍봄 기자 spring@newshada.org


〈영상보기〉

https://www.youtube.com/watch?v=NhEEMAZbPm4

〈기사보기〉

https://newshada.org/32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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