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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동조 윤석열 후배 안성식, 해경 법카 부당사용 의혹

[뉴스하다] 내란의 밤

by 뉴스하다

“대통령이 TV를 통해 전국민에게 알린 계엄선포였다. 공무원으로서 당연히 적법한 내용이고, 계엄 선포문에 담지 못하는 추가적 안보사안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당연히 해경청에 복귀해서 우리 기관에서 해야할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는 게 도리고 지금도 같은 행위를 할 것 같다.”


안성식 전 해양경찰청 기획조정관은 2025년 10월 22일 열린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해양경찰청 등 국정감사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국감에서 안성식 전 조정관은 비상계엄 당시 “총기 무장과 유치장을 비워야 한다”고 발언했다고 인정했다.

안 전 조정관은 윤석열과 같은 ‘충암파’다.


조은석 특별검사(내란특검)는 안 전 조정관을 비상계엄 선포 뒤 총기 휴대를 지시하고 수사 인력을 계엄사령부에 파견해야 한다고 주장한 혐의 등으로 수사하고 있다.


뉴스하다는 안 전 조정관의 행적을 취재하던 중 해경 업무추진비를 제대로 된 증빙 없이 부당사용한 정황을 파악했다.


그가 해경 고위직으로서 특권을 얼마나 누리고 지냈는지 법인카드 사용 내역에서 드러났다.

image-10.jpeg?resize=800%2C533&ssl=1 지난 6월 안성식 차장 직무대리가 중앙해양수색구조기술위원회 및 긴급대응협력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해양경찰청.


안성식 업추비 약 33% 자택 있는 서울서 결제


안성식 전 조정관은 2024년 3월 18일 취임해 직위 해제된 2025년 8월 14일까지 ‘기획조정관’으로서 국민 세금(업무추진비)을 사용했다.


뉴스하다는 안 전 조정관이 1년 5개월여 동안 쓴 업무추진비 내역을 전부 확보해 분석했다.


안 전 조정관은 재임 기간 252건, 총 1천937만 원의 업무추진비를 사용했다.


해양경찰청이 뉴스하다에 공개한 기획조정관 업무추진비 내역 특징은 사용 목적, 업무내용, 주소, 집행대상 등이 전혀 남아있지 않다는 점이다.


그동안 뉴스하다가 분석한 검찰, 지방정부, 지방의회 등 업무추진비 사용내역에는 목적(업무내용), 주소, 집행대상 등이 적혀 있었다.


안 전 조정관이 근무한 해양경찰청은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있다. 그러나 안성식 전 조정관 업추비 사용 내역 252건 중 58건은 서울에서 결제됐다.


금액은 1천937만 원 중 640만 원이다. 해양경찰청이 세부영수증을 확보하지 않은 탓에 위치 확인이 어려운 식당을 제외하고서도 전체 금액의 약 33%를 서울에서 썼다.

image-8.jpeg?resize=647%2C411&ssl=1 근무지와 무관한 지역에서 업무추진비 사용은 증빙자료와 함께 품의를 받는 경우로 제한된다. 기획재정부 2025년도 예산 및 기금운용계획 집행지침.


이중 절반 가까운 27회(총 251만5천 원 결제)는 여의도에 있는 식당이나 카페였다. 인천 송도 해양경찰청에서 여의도 국회의사당까지는 40㎞, 차량으로 1시간 가량 걸린다.


여의도 내 결제금액이 큰 곳 중에는 단가가 비싼 고깃집이 포함됐다. 00한우 서여의도점에서 지난 5월 29일 오후 8시 9분에 32만 원을 썼고, 지난해 4월 17일 점심에는 25만1천 원을 사용했다.


같은 한우식당 중앙여의도점에서도 지난 5월 22일 오후 8시 2분에 17만8천 원을 결제했다.


이밖에 안 전 조정관이 서울에서 업추비를 쓴 곳은 용산구, 동작구, 관악구, 중구, 영등포구, 서초구 등 서울 전역에 분포했다. 대부분 일반음식점이다.


지난 3월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공개한 고위공직자 재산에 따르면 안 전 조정관은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동 아파트를 배우자와 함께 보유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예산 및 기금운용계획 집행지침 등에 따르면 업무추진비를 해당 근무지와 무관한 지역에서 쓸 경우 사용이 불가피하다는 사실을 증빙해야 한다.


증빙자료를 작성할 때는 업무추진비 사용 일시, 주소, 목적, 집행대상, 구체적인 업무내용과 사유 등을 써야

한다.


부당사용 의혹, 해경 영수증조차 안 받아


원칙적으로 제한된 주말 업추비 사용도 드러났다.


안성식 전 조정관은 일요일인 2024년 5월 19일 오후 9시 57분 ‘00수산’에서 39만6천500원을 결제했다.

기재부 지침 등에 따르면 업무추진비 주말 사용은 원칙적으로 제한돼 있다.

image-9.jpeg?resize=800%2C273&ssl=1 예산 집행지침상 공휴일, 주말에는 업무추진비 사용이 금지된다. 다만, 출장명령서, 휴일근무명령서 등을 증빙하면 가능하다. 기획재정부 발표 자료.


인천시의 한 2급 공무원은 재직 중이던 2024년 1월 업무추진비 주말 사용 등으로 징계를 받았다. 그는 2018년 7월27일~2021년 8월31일 114회에 걸쳐 증빙서류 없이 업무추진비 1천476만 원을 부정 사용했다.


제작진이 업추비 주말 사용의 불가피성을 증빙할 자료를 요청하자, 해경은 원래 자료에서 사용내역과 사용자가 추가된 내역을 줬다.


제2차 해양경찰위원회 현장방문에 썼고, 사용자는 기획조정관 안성식 등 14명이라고 했다. 2024년 해양경찰위원회 예산 1억1천880만 원과 별도로 위원회 행사에 기획조정관 업추비를 쓴 것.


해경은 출장명령서와 휴일근무명령서를 갈음할 출장계획서가 있다고 해명 했으나 보도 시점까지 공개하지 않았다.


특히 안 전 조정관은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처럼 백화점에서 업무추진비를 썼다. 백화점으로 분류하는 현대아웃렛송도점에서 그는 2024년 12월 27일 오후 12시 30분 14만4천 원을 결제했다.


업무추진비를 백화점에서 사용할 시 사용 목적·상황·관련성·적정성을 증빙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불법이다.


해경은 안성식 전 조정관이 ‘25년도 주요업무 추진전략 점검계획 관련 직원 격려’를 목적으로 현대아울렛에서 법인카드를 썼다고 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사용내역이 없고 관련성과 적정성을 입증하는 자료도 없어 증빙자료로 보기 어렵다.


안성식 전 조정관은 송도한옥마을 27회(총 346만8천600원 결제) 등 고급식당에서 점심과 저녁식사를 업무추진비로 자주 해결했다.


또 소머리와 도가니수육, 곰탕 등을 파는 식당(16회, 총 95만3천 원 결제)도 자주 다녔다. 연수구 옥련동 오리구이집(12회, 총 183만7천 원 결제) 매상도 많이 올려줬다.

image-5.png?resize=800%2C715&ssl=1 안성식 전 조정관이 송도 한옥마을 내 고급 식당에서 사용한 업추비 내역.


근무하는 주 5일 내내 법인카드를 쓰기도 했다. 지난해 3월 25일 월요일부터 29일 금요일까지 매일 업추비로 식사했고, 7월 8일 월요일부터 12일 금요일까지도 빠짐없이 법인카드로 결제했다. 주 4일 사용은 비일비재했다.


올해 7월 24일은 하루동안 아침과 점심, 저녁으로 업추비를 썼다. 아침 8시 37분 카페, 점심 12시 50분 국밥집, 저녁 7시 7분에 고깃집에서 결제를 했다.


이틀 전인 7월 22일은 점심 값으로 26만7천 원을 쓰고, 3시반께 커피값으로 또 3만6천원을 긁었다. 저녁에는 모밀집에서 5만원 가량을 썼다. 이런식으로 하루에도 2~3회 가량 법인카드를 사용했다.

image-11.jpeg?resize=800%2C529&ssl=1 고급 식당과 호텔 등이 있는 송도 한옥마을 전경. 인천경제청.


안성식 전 조정관이 한 번에 가장 많이 결제한 내역은 지난 3월 20일 송도한옥마을 고급 중식당에서 쓴 41만5천 원이다.


그는 올해 3월에만 해당 중식당을 여섯 차례 찾아 총 100만 원을 썼다. 4월에도 세 차례 방문해 60만 원을 결제했다.


결제내역 중 청사 인근 카페에서 3천200원을 계산하는 등 소액결제가 있었는데, 혼자 음료를 사먹는 용도로 업추비를 쓴 것으로 보인다.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3,000원, 4,500원씩 소액 결제한 내역도 있었다. 업무추진비는 회의나 협의 등을 위해 지급하는 것으로, 혼자 사용하는 것은 목적에 맞지 않다.


업추비 부당사용 의혹 관련 해양경찰청은 안 전 조정관의 업무추진비 주말 사용은 해양경찰위원회 개최, 백화점 사용은 직원 격려를 위해 썼다고 밝혔다.


나머지 내역의 사용 목적 등은 결재를 받아 공개하겠다고 덧붙였다. 해양경찰청은 당초 업무추진비 사용내역(주소, 품목 등)이 담긴 영수증조차 받아서 보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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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과 함께 근무 뒤 2계급 승진한 안성식


안성식 전 조정관은 윤석열 대통령 인수위원회에 다녀온 뒤 초고속 승진한다.


2022년 3월 22일, 〈연합뉴스〉에 ‘안성식 해경청 형사과장 인수위 합류…해경서 처음’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나왔다.


해양경찰관이 대통령 인수위에 처음 참여했다는 점이 부각시켰다. 또 안성식 전 조정관이 윤석열과 같은 충암고등학교를 졸업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안 전 조정관은 윤석열 인수위에 해양정책을 담당하는 경제2분과 실무위원으로 선임됐다.


당시 전화 인터뷰를 보면 안성식 전 조정관은 “어제 인수위에 처음 파견돼 이틀째 업무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수위에 2022년 3월 21일 합류한 것을 알 수 있다.


파견을 다녀온 뒤, 안 전 조정관은 2계급 초고속 승진했다. 형사과장에서 정보외사국장(경무관)으로, 특히 2024년 3월 18일 경무관에서 치안감으로 승진하면서 해경 내 핵심 보직인 기획조정관이 된다.


안성식 전 조정관은 ‘충암파’로 불렸다. 그가 승진한 지 8개월이 지났을 쯤인 2024년 12월 3일 윤석열은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image-6.png?resize=800%2C428&ssl=1 지난 22일 해양경찰청에서 열린 현장 국감에서 안성식 전 전 조정관(왼쪽)이 감사 위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국회방송 갈무리.


안 전 조정관은 윤석열이 비상계엄을 선포하자, 해경 내 이른바 ‘행동대장’을 자처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실을 지난 22일 열린 국감에서 인정했다.


송옥주(경기화성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비상계엄 선포 당시 12월 4일 1시 20분 전후 중회의실에서 열린 해경 전체 간부 화상회의 직전 총기 무장과 유치장을 비우라는 내란 선동이나 동조하는 발언을 했느냐”고 물었다.


안성식 전 조정관은 “간부 화상회의가 있기 전인 12월 3일 당시 해경청장이 복귀했을 때 해당 발언한 것은 맞다”고 답변했다.


조경태(부산사하을) 국민의힘 의원은 특히 “안 전 조정관이 특검 수사로 대기발령 및 직위해제 되기까지 해경 자체 감찰과 징계 시스템이 왜 작동하지 않았느냐”며 “중대 혐의를 받는 인사가 최고 의사결정 라인에 있었다는 사실 자체가 해양경찰 최고위급 인사검증 시스템이 완전히 붕괴됐음을 의미한다”고 비판했다.


이창호 기자 ych23@newshada.org

홍봄 기자 spring@newshada.org

데이터 오나영 기자 zero@newstapa.org



〈기사보기〉

https://newshada.org/4072/

〈영상보기〉

https://www.youtube.com/watch?v=y9B2UPKpX7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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