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집단 항명 후 사표 박재억·송강 특활비 몰아쓴 의혹
[뉴스하다] 검찰 금고를 열다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로 집단 항명에 앞장선 박재억 수원지검장이 인천지검장 시절, 특수활동비 연말 몰아쓰기 한 사실이 드러났다.
박재억 지검장이 인천지검에서 근무한 기간은 2024년 5월 16일부터 2025년 7월 28일까지다. 현재 검찰은 2024년까지만 특활비 장부를 공개했다.
박재억 인천지검장 취임식. 인천지검.박재억 지검장이 2024년 5월 16일부터 12월말까지 쓴 정기분 특활비는 총 1억1천859만8천 원이다.
대검찰청이 인천지검에 내려주는 대검전수(9월~12월) 4천350만 원을 합하면 박재억 지검장이 집행한 특활비 총액은 1억6천9만8천 원이다.
한 달 평균 약 2천26만 원 수준으로 전임자에 비해 총액은 물론 평균 집행금액도 더 많았다.
전임자인 송강 광주고검장은 한 달 평균 1천132만 원을 썼고, 임기(2023년 9월 7일~2024년 5월 15일) 중 쓴 특활비 총액은 1억196만 원이다.
송 고검장에 비해 박재억 지검장은 한 달 평균 약 900만 원이나 더 많이 썼다. 박 지검장이 특활비를 많이 사용한 배경에는 이른바 ‘연말 몰아쓰기’가 있다.
박재억 지검장이 인천지검에서 근무한 2024년 12월 특활비를 몰아 쓴 내역.박재억 지검장은 2024년 12월 한 달 동안 특활비 정기분 3천249만8천 원, 대검전수 1천250만 원 총 4천499만8천 원을 사용했다.
인천지검의 최근 3년간(2022년 1월~2024년 12월) 특활비 집행내역을 살펴보면, 이때보다 특활비가 더 많이 나간 달은 없다.
앞서 다른 검찰청에서도 반복적으로 나타난 전형적인 ‘연말 몰아쓰기’ 패턴이다.
송강 광주고검장도 연말 몰아쓰기 의혹
송강 광주고검장도 마찬가지로 인천지검장 재임 중 연말에 몰아서 특활비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송 고검장은 2023년 12월에만 특활비 3천106만 원을 집행했다. 한 달 평균 1천132만 원을 쓰던 송강 고검장이 연말에만 평소보다 약 3배 더 많이 사용했다.
송강 고검장이 2023년 12월 인천지검에서 쓴 특활비 내역.전임자인 심우정 전 총장보다 송 고검장이 연말에만 1천268만 원 더 많이 썼다. 심 전 총장은 2022년 12월 특활비 1천838만 원을 집행했다.
송강 고검장은 2023년 9월부터 2024년 5월까지 인천지검에서 약 9개월간 특활비 총 1억196만 원을 쓴 뒤, 법무부 검찰국장으로 영전했다.
송 고검장이 검찰국장으로 간 2024년 5월은 내란 가담 혐의를 받는 박성재 법무부장관 시절이다.
송강 인천지검장 취임식. 인천지검.박재억 시절만 확인된 ‘대검전수’ 특활비 어디에 쓰였나
박재억 지검장은 특활비를 검찰총장으로부터 2024년 ▶9월 1천300만 원(이원석 총장) ▶10월 650만 원 ▶11월 1천150만 원 ▶12월 1천250만 원(이하 심우정 총장) 총 4천350만 원을 지급받았다.
박재억 지검장이 2024년 12월 인천지검에서 지출한 대검전수 내역.이렇게 인천지검에 내려간 돈이 실제 기밀수사 등 필요한 사건 수사나 정보 수집에 쓰였을지는 미지수다.
2024년 9월 인천지검은 안팎으로부터 마약수사 무마 의혹에 시달리고 있었다. 당시 국회에서 열린 마약수사 외압 청문회에서 백해룡 경정 증언이 치명적이었다.
백 경정은 말레이시아 마약 조직원들을 검거하고 자백과 증거를 확보했음데도, 검찰이 추가 수사나 기소하지 않았다고 밝혀 검찰의 직무유기 의혹을 제기했다.
심우정 전 총장은 국회가 윤석열 탄핵소추안 2차 표결을 앞둔 12월에만 인천지검에 특활비 1천250만 원을 뿌렸다. 같은 시기 박재억 지검장도 3천249만8천 원(정기분)을 집행했다.
당시 검찰총장이 인천지검장에게 특활비를 지급한 시점 등을 고려할 때, 기밀수사 등 특활비 사용목적과 다르게 썼을 가능성이 있다.
한편, 박재억 지검장과 송강 고검장은 지난 17일 잇따라 사의를 표명했다. 박재억 지검장을 비롯한 검사장들이 대장동 항소 포기에 반발하는 성명을 올린지 일주일 만이다.
박 지검장 등은 ‘검찰총장 권한대행께 추가 설명을 요청드린다’는 제목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검찰총장 대행이 밝힌 입장은 항소 포기의 구체적인 경위와 법리적 이유가 전혀 포함돼 있지 않아 납득이 되지 않는다”며 당시 노만석 대행의 추가 설명을 요구했다.
이창호 기자 ych23@newshada.org
홍봄 기자 spring@newshad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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