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뉴스 읽어주는 김평호 변호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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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헌율 익산시장이 지난 5월 11일 다문화 가족을 위한 운동회에서 “생물학적, 과학적으로 얘기한다면 잡종강세라는 말도 있지 않느냐”, “똑똑하고 예쁜 애들을 사회에서 잘못 지도하면 파리 폭동처럼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발언했습니다.
참석자들이 항의하고 논란이 커지자, 정시장은 “튀기들이 얼굴도 예쁘고 똑똑하지만 튀기라는 말을 쓸 수 없어 한 말”, “당신들이 잡종이다고 말한 게 아니라 행사에 참석한 다문화가족들을 띄워주기 위해 한 말”이라고 해명했지만 ‘잡종강세’, ‘튀기’, ‘잡종’등 자극적인 표현으로 인해 인종 차별, 혐오 표현이라는 비판과 함께 사퇴 요구를 받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최초 인종차별 처벌 사례
인종차별 발언의 경우 명예훼손이나 모욕죄로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피해자가 외국인이더라도 처벌 받는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처음 외국인에게 욕을하여 처벌 받은 사람은 2009년 인천의 박아무개씨입니다. 박아무개씨는 2009년에 버스 안에서 인도인 대학 연구교수 후세인씨에게 “아랍인은 더럽다”, “냄새난다”라고 하고 같이 있던 한국 여성에게도 “새까만 XX와 같이 있으니 좋냐. 조선X 맞느냐”고 하였습니다. 후세인씨는 참다못해 경찰에 고소했고, 박아무개씨는 모욕죄로 100만원 벌금을 받았습니다.
손흥민 인종차별 피해, 벌금 약 30만원에 그쳐
반대로 우리 국민이 해외에서 인종차별 발언을 들어 가해자가 처벌을 받은 경우도 있습니다. 바로 손흥민 선수 사례인데요. 영국 중년 남성은 2018. 10월 웨스트햄과 토트넘 16강 경기 직후 경기장을 떠나는 손흥민을 찾아가 “영화 혹성탈출의 화질 좋은 복사본을 구해달라”고 했습니다. 손흥민이 “무슨 소리냐”고 하자, 중년 남성은 “당신이 DVD 파는 것을 다 알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DVD는 아시아계 이민자들이 길거리에서 불법 복사본 DVD를 판매한다는 인식이 있어 아시아인 인종 차별을 할 때 주로 하는 말입니다. 손흥민이 이 남성의 의도를 파악하고 차량 창문을 닫으려하자 “재수없는 놈(wanker)!”라고 소리쳤습니다. 현장의 축구팬들이 이를 트위터에 올리며 화재가 되자 중년 남성은 벌금 184파운드(약 30만원)을 받았습니다.
우리나라 현행법상으로는 집단에 대한 명예훼손이나 모욕은 처벌하지 않고 있습니다. 예를들면 지난 2010년에 한 국회의원이 장래희망이 아나운서라고 한 학생에게 “다 줄 생각을 해야 하는데, 그래도 아나운서 할 수 있겠느냐. **여대 이상은 자존심 때문에 그렇게 못하더라”라고 말하여 여자 아나운서에 집단에 대한 모욕으로 재판을 받은 사건이 있었습니다. 아나운서연합회에 등록된 여성 아나운서는 295명 정도였고, 이 중 154명이 고소하였던 사건인데 1, 2심 법원은 여성 아나운서가 소수라는 점 등을 인정해서 집단 구성원 전체가 모욕 피해를 보았다고 보아 유죄를 선고했지만 대법원에서는 아나운서 연합회에 등록되지 않은 아나운서도 많고 그 집단의 경계가 불분명하다는 이유 등으로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하였습니다.
정헌율 익산시장의 경우 모욕적인 표현이라고 하더라도 다문화 가정이라는 피해자 집단이 특정되거나 그 수가 개인에 대한 직접 피해라고 볼 정도로 작지 않아 범죄가 성립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이러한 문제점으로 인하여 지난해에도 국회에서는 2건의 인종차별적 발언을 하는 것 자체를 처벌하는 법안이 발의되었으나 이민자에 대한 불만을 말도 못하게 하면 나중에는 사회전체 불만이 응축되어 더 큰 문제가 생길 것이라는 우려도 있습니다. 불법체류자와 합법적인 이민자는 구별할 필요가 있습니다. 불법체류자로 인한 일자리 잠식, 각종 범죄 우려가 합법적인 이민자에게 화살로 돌아가는 경우가 많은데, 불법체류자의 불법취업 등은 강력하게 단속하여 추방하되 합법체류자는 우리의 이웃으로 포용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필요해보입니다.
뉴스 읽어주는 김평호 변호사였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