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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뉴스펭귄 Aug 25. 2020

분홍 난초로 변장해 먹이 유인하는 곤충

(사진 flickr)/뉴스펭귄

난초사마귀는 꽃처럼 생긴 몸으로 먹이를 유인, 사냥한다.


영락없이 살아 움직이는 난꽃처럼 보이지만, 이 생물은 난초사마귀다. 꽃처럼 가만히 있다 곤충이 다가오면 톱처럼 생긴 앞다리로 먹이를 낚아챈다.


꽃을 닮은 넓적한 다리는 난초사마귀를 난꽃으로 착각하게 만든다. 은은한 분홍색 몸도 난꽃 색과 비슷하다.


여러 생물들이 생존을 위해 자신을 위장하는 방식으로 진화했다. 새 공격을 피하기 위해 나뭇잎 모양을 닮게 된 나뭇잎벌레가 그 예다. 또 꽃등에는 파리목 곤충이지만 새 눈을 피하기 위해 벌과 비슷한 생김새로 진화했다. 이런 생존 방식을 '따라하기(mimic)'라고 부른다.

나뭇잎벌레 (사진 위키미디어 커먼스)/뉴스펭귄
꽃등에 (사진 Michael Becker)/뉴스펭귄

난초사마귀는 다른 '따라쟁이'와는 조금 다르다. 한때 과학자들은 난초사마귀도 꽃 사이에 숨었다가 식물에 가까이 다가온 꽃 수분 매개 곤충(벌, 등에 등)을 사냥한다고 여겼다. 하지만 호주 맥쿼리대(Macquarie University) 곤충학자 제임스 오한론(James O’Hanlon)은 난초사마귀가 꽃 사이에 숨는 것이 아니라 직접 먹이를 끌어들인다는 사실을 2014년 논문에서 밝혀냈다. 

(사진 Luc Viatour)/뉴스펭귄

연구진 관찰 결과, 난초사마귀는 꽃 사이에 숨지 않고 단독으로 줄기에 매달리거나 나뭇잎 위에 있는 경우가 더 많았다. 연구진은 난초사마귀가 꽃 근처에서 사냥을 하는 경우는 꽃이 모여 있는 곳에 수분 매개 곤충이 많이 오기 때문이라고 추정했다.

(사진 flickr)/뉴스펭귄

심지어 난초사마귀 먹이가 되는 곤충은 실제 꽃보다 난초사마귀를 선호했다. 연구진이 난초사마귀와 꽃이 함께 있는 장소에 수분 매개 곤충 12종을 놔두고 관찰한 결과, 매개 곤충이 난초사마귀에 다가가는 빈도수가 더 높았다. 


난초사마귀가 꽃을 뛰어넘는 '매력'을 발달시킨 셈이다. 이때 연구진이 찾은 '매력 요소'는 생김새보다는 색깔이었다. 꽃 수분 매개 곤충들은 꽃 모양을 정확히 구분할 수 있는 뇌 능력이 없어 색깔이 꽃 선택에 중요 요소다.


난초사마귀 색 분석 결과, 난초사마귀 몸 색깔은 특정 난초와 비슷하지 않았다. 난초사마귀는 '일반적 꽃 색깔'을 가졌기 때문에 대부분 곤충은 난초사마귀를 꿀이 많은 꽃으로 착각한다는 설명이다.


난초사마귀 생태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으나, 인도네시아와 태국 등 동남아시아에서 발견된다. 암컷 성충은 몸길이 8cm, 수컷은 2.5cm 가량 자라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마귀는 성충이 돼야 날개가 자라며, 난초사마귀도 마찬가지다.

난초사마귀 성충 (사진 flickr)/뉴스펭귄

아름다운 외모 덕에 일부 곤충 수집가는 난초사마귀를 애완동물로 키우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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