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극 속에도 여전히 희망은 있다.
세계자연기금(WWF)은 산불로 타버린 덤불 속에서 살아남은 멸종위기종 '광택유황앵무(Glossy black cockatoo)' 소식을 공식 인스타그램에 지난 8일 전했다.
6개월 전 호주는 잊을 수 없는 대형 산불 사태를 겪었다. 전례없는 화마로 호주 캥거루섬(Kangaroo Island)은 50만 에이커 이상 불탔으며 그곳에 살던 야생동물 약 10억 마리가 희생됐다.
그런데 그토록 처참하게 황폐화된 땅에서 광택유황앵무 새끼 23마리가 부화했다.
WWF에 따르면 새끼 23마리는 캥거루섬 조경 위원회(Kangaroo Island Landscape Board)가 올봄 둥지 조사를 시행하던 중 발견됐다.
WWF 측은 "매우 고무적이고 희망적인 소식"이라며 "새로 부화된 새끼들의 발견은 이 종이 구제될 수 있다는 희망을 북돋아준다"고 말했다.
또 캥거루섬 조경 위원회 직원 케를레아 베리(Kerleah Berri)는 "캥거루섬에서 광택유황앵무는 굉장히 중요한 존재"라면서 "우리가 이들을 되살릴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새끼들이 계속해서 부화해 살아남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WWF와 위원회 측은 광택유황앵무 번식을 위해 폐허가 된 캥거루섬 곳곳에 인공 둥지를 설치하고 있다. 그들에 따르면 새들은 인공 둥지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으며 이번 발견을 통해 상당히 효과적인 것으로 입증됐다.
광택유황앵무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레드리스트에는 '관심대상(LC, Least Concern)'종에 등재돼 있다. 하지만 호주 산불로 개체수가 급감하면서 현재 멸종위기에 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불 발생 전 광택유황앵무의 개체수 최대 75%가 캥거루섬에 서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