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직도 거짓말을 한다

by 이은

나는 자주 가끔 마음에 없는 말, 마음과는 다른 말을 하고 그런 걸 글로 쓰기도 한다. 순간 통제가 어려운 말은 그러려니 해도 차분히 숙고하고 퇴고할 수 있는 글에서도 그런다는 게 이상스럽다. 그런 글은 도대체 왜 쓰는 걸까?나조차도 모르겠는 내 본심을 어떻게든 읽어주길 바라는 마음일까?

또한 꺼내 보이지 않아도 되는 자신의 단점이나 못마땅한 점을 굳이 까발려 읽는 이를 당황케 하기도 한다. 치부를 드러내는 것이 내게 위해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건방진 확신이 물론 기저에 깔려있을 것이다. 내 못난 점들이 평판을 깎아먹기는 커녕 어쩌면 인간미로 받아들여지지 않을까 하는 되도 않는 기대를 하면서 말이다.

어쩌면 어디서 긁힌 마음을 혼자 소화시키지 못하고 그로 인해 야기된 불만과 불안을 글을 쓰며 다스리는 것인지도 모른다. 이미 자존심이 상한데다 꼬여버린 마음이 쪼잔해 보일까봐 상황 그대로 쓰지 않다보니 본심은 숨겨지고 빙빙 돌려진 글만 덩그러니 남게 되는 것이다. 객관적 사실도 주관적 해석도 아닌, 이도저도 아닌 글을 글이라고 쓰고 있는 이유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일에도 동요하지 않고, 어떤 말에도 긁히지 않고, 한결같이 자기자신이 믿음직해 보인다면 굳이 일상을, 그 일상을 대하는 태도나 감정들을 붙잡아 글을 쓸 필요가 있을까.

이 글 역시 혼자 쓰고 서랍에 넣어두는 일기가 아니라면, 누군가 읽게 될 글을 쓰고 있는 단 하나의 이유는

"나만 이렇게 이상한 건 아니지?"

소심하게 구해보는 공감이 아닐는지. 이런 내가, 이런 내 마음이 못나고 이상해보일 것 같지만, 아니 하나 이상하지 않다고 얘기해주길 바라는 마음인 것이다.


#세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