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맘 때면 생각나는 영화가 있냐는 질문에 여러 영화를 떠올려 보다 결국 인생 애니메이션, <Frozen: 겨울왕국>을 선택했다. 영화 제목에 떡하니 '겨울'이란 단어가 들었으니 '그 겨울의 영화', 겨울이면 생각나는 영화로 꼽을만 하다.
원제 Frozen은 '얼어붙은' 정도로 해석이 되는데 한국에서는 애니메이션의 세계관을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겨울왕국>이라는 제목을 채택한 다. '얼어붙은'은 영화 제목으로는 조금 어색하게 들리지만 주인공 엘사의 고독과 은둔을 잘 표현한 단어가 아닐까 싶다. 엘사의 얼어붙은 마음, 그로 인해 얼어붙은 왕국, 유일한 가족 안나와의 얼어붙은 관계. 다의적 의미를 품고 있는 Frozen은 영화를 원작 <눈의 여왕>에 가두지 않은 탁월한 선택 같다.
첫째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둘째가 말을 하고 노래를 따라 부르기 시작할 무렵 이 영화가 개봉했었다. 아이들을 데리고 영화관에서 본 첫 영화였던가? 어려서 봤다면 엘사와 안나를 보며 언니와 나를 떠올렸겠지만, 두 아이의 엄마인 내게 엘사와 안나는 자연스레 두 딸과 대비가 됐다. 그녀들의 성장기가 마치 앞으로 내 딸들의 성장기 같아서 스토리에 푹 빠져 응원하는 마음으로 지켜본 기억이 난다.
요즘 Golden을 떼창하는 것처럼 당시에는 Let it Go가 온세계를 휩쓸었었다. 이 글을 쓰며 Let it Go 영상을 다시 찾아 봤는데 엘사의 자유 선언은 다시 봐도 감동이다. 딸들의 이야기라고 했지만, 이 노래만큼은 내게도 큰 울림이 있었다. 들을 때마다 울컥하는 건 노래가 주는 힘인 걸까. 아니면 여전히 남의 눈을 의식해 스스로를 숨기며 살아가는 삶의 태도 때문일까.
세상이 얼어붙은 것과 마음이 얼어붙은 것,
둘중 어는 것이 더 추울까.
외딴 얼음 성에서 홀로 살아가는 엘사의 마음을 가끔씩 떠올렸었다.
자유롭고 용감한 엘사는 '이제 추위 따위는 아무렇지 않다'고 했지만, 그렇지 못한 나는 그녀의 마음과 그녀의 세상이 너무 오래 얼어붙어 있지 않기를 나직이 기도하곤 했다.
#그 겨울의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