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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뉴학생 Jun 26. 2024

Term 6 : 챗GPT의 유혹

#55 늦게 친해지려 노력했지만

MBA를 시작할 무렵 이미 챗GPT가 널리 퍼지고 있었다. AI가 편리한 건 사실이지만 개인정보 유출을 걱정하는 나로서는 쉽게 손이 가지 않았다. 주변 친구들이 하나둘씩 사용을 하며 강추를 해도 난 관심이 없다는 표현을 해왔는데.... 결국 올해 초 챗GPT의 손을 잡고 말았다.


어릴 적 "심심이"라는 서비스를 접해봤었다. 그야말로 심심할 때 문자를 보내면 답장을 해주는 그런 서비스였는데, 귀한 내 문자를 낭비할 수 없어 사용은 하지 않았던 기억이다. 챗GPT는 대화형 툴이라니 손발이 오그라드는 것 같아 쉽게 사용할 엄두를 내지 않았다.


테스트 겸 몇 가지 질문을 던져보고는 엄청난 도구로 인정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예를 들면, "최근 환경 문제 중에 하나를 골라 배경을 설명하고 원인을 분석하시오"라는 질문을 받으면 내 머리회로는 최근 뉴스에서 보았던 환경 문제를 재빨리 떠올리고 단답형의 원인을 떠올린다. 챗GPT에 반하게 된 이유는 사용자에 따라 한 번에 질문할 수도, 스무고개 넘듯 질문할 수도 있지만 풍부한 소스를 제공한다는 데 있다. 겨우 떠올린 한 가지 생각을 꺼내서 정리하는 것보다 열 가지 옵션을 받고 그중에 내가 가장 잘 대답할 수 있는 걸 고르는 거랑 결과물에서 차이가 날 수밖에.


특히 영어를 외국어로 접한 나로서는 챗GPT에 영어로 질문을 던지고 그 답을 활용한다. 읽을 수 있지만 내가 쉽게 떠올리지 못하는 단어들이 나오니, 내가 얼기설기 쓴 글과 챗GPT와 대화(?) 끝에 완성한 글의 수준이 다르게 보인다. 학교를 다니는 동안 누구는 과제를 챗GPT로만 완성을 했다는 루머가 무성했지만, 난 결국 마지막 학기가 되어서야 챗GPT를 사용한지라 과제는 거의 내 힘으로 해냈다고 자부한다. 그럼에도 마지막 학기 과제를 시작하기 전 챗GPT로 아이디어를 얻고 시작한 과제는 심리적으로 덜 스트레스를 받았다.

챗 GPT에 본인을 어떻게 정의하는지 물어보았다. (출처: OpenAI)


챗GPT를 사용하기 전 위키백과를 좋아했다. 학술적인 자료야 출처가 분명한 논문이나 저널을 찾는 게 당연하지만, 내가 원하는 소소한 정보들을 빠르게 습득하기에 위키백과면 충분했다. 긴 위키백과에서 빠르게 훑으며 내가 필요한 정보에 도달했다면, 챗GPT는 내가 원하는 답을 얻어낼 때까지 질문을 반복하면 결괏값을 가져온다. 읽는 대신 명령어를 입력한다고 본다.


그렇다면 챗GPT를 사용하는 걸 추천하는 가? 최근 GPT-4o가 출시되며 간단한 명령어로 단 몇 초 만에 이미지가 생성되는 장면을 보았다. 지금은 챗GPT는 추천하고 말고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수백 년 전 기계화와 자동화는 이미 생산성을 높였고, 이 전에는 어떻게 살았을지 상상도 되지 않는 시대가 되었다. 단순히 내 숙제를 맡기는 게 아니라 같은 노력을 기울였을 때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도록 사용법을 익혀야 한다고 본다.


여전히 완벽하지 않은 도구에 불과한 것도 사실이다. 그게 사람으로서 쓸모가 있어 다행이다 안도하는 지점이기도 하다. 챗GPT로 아이디어를 얻고 방향을 잡는 데까지 도움을 받았다면, 콘텐츠를 채워나가는 건 사람의 몫이다. 지난 몇 달간 학교 과제와 이력서, 각종서류 준비를 하는 데 도움을 받았다. 동시에 스스로 생각하는 방법을 잃지 않게 너무 챗GPT에만 의존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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