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계에 불어온 변화의 바람
제품을 판매하거나 서비스를 제공할 때, 양과 질, 가격 같은 물질적인 요소들도 중요하겠지만, 고객 응대, 커뮤니케이션 같이 비물질적인 요소 역시 너무나도 중요한 시대이다. 같은 브랜드, 같은 음식점이더라도 밝은 목소리로 나를 목소리로 맞이해주고 웃으면서 물건을 건네주는 곳이라면, 약간은 맛이 부족하더라도 기꺼이 다시 방문하게 된다. 물론, 보통 그런 곳이 맛도 더 있다. 이런 당연한 시대적 흐름과는 달리 그동안 국내 게임사들은 전혀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유저들의 요구사항에 침묵으로 일관하며 잘못에 대한 일말의 개선 의지도 없었다. '어떻게 하면 유저들이 더욱 즐겁게 우리 게임을 즐길 수 있을까'보다는 '어떻게 하면 유저들의 돈을 더 많이 뽑아먹을 수 있을까'가 주목표이자 관심사로 보였다. 유저들은 단지 그 게임이 좋아서, 시간과 돈을 투자해 열심히 키워낸 내 캐릭터를 사랑해서 진심을 다해 플레이하고 있는데, 게임사는 마치 그런 유저들의 추억을 볼모 삼아 이용해먹으려는 태도로만 일관했다. '손님이 왕'이 아닌, 마치 게임사가 갑, 유저는 을인 기이한 구조가 형성되었다. 게임사들의 노골적인 과금 유도는 처음엔 은연중에, 나중엔 대범해졌고, 유저들은 점차 분노하기 시작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몇몇 게임들의 확률 조작 논란은 이런 불타는 민심에 기폭제가 되었고, 유저들은 결국 폭발했다. 게임사들이 뒤늦게 사과문을 공지하고,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고, 개선 의지를 피력하며 간담회를 열어 소통 의지를 보였음에도 이미 실망한 유저들은 대거 이탈하기 시작했다. 대한민국 게임계의 어두운 민낯이 그대로 드러난 순간이었다.
'로스트아크'는 이러한 기존 게임사들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였다. 그들은 유저들을 왕처럼 대했고, 기꺼이 을을 자처했다. 유저들의 지갑이 주된 목표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유저들이 더욱 좋은 환경에서 우리 게임을 즐길 수 있을까'를 먼저 고민했고,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면 자연스레 유저들이 지갑을 열 거라고 생각했다. 유저들이 불만과 의문을 제기하면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적극 노력했고, 항상 일방향이 아닌 양방향 소통을 지향했다. 그들은 게임에, 그리고 유저들에게 항상 진심이었고, 그렇기에 유저들도 개발진을 진심으로 믿고 지지했다. 그리고 그 중심에 '금강선' 디렉터가 있었다.
로스트아크의 소통 방식 중 기존 게임들과의 가장 큰 차이점은 '잘못을 했으면 인정하고 사과할 줄 안다.'는 것이다. 음식이 잘못 나오거나 구매한 제품에 문제가 있다면, 사장은 손님에게 머리를 조아리며 사과한다. 고객은 절대적인 갑이다. 고객은 돈을 갖고 있는 물주이며, 고객이 없다면 가게는 얼마 안 가 망해버릴 거기 때문이다. 잘못을 해도 침묵으로 일관하며 유저들의 요구사항에 어떠한 피드백도 내놓지 않았던 국내 게임계에서 잘못을 했으면 인정을 하고 사과를 하는 로스트아크의 지극히 기본적이면서도 정상적인 태도는 그 자체로 파격적이었으며,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을 주었다.
로스트아크의 소통 방식은 투명하다. 로스트아크는 어째서 이러한 업데이트가 진행되었고 패치가 이루어졌는지 개발자 코멘트를 통해 유저들이 납득할 만한 이유를 제공한다. 콘텐츠 진행속도, 인게임 경제 시스템, 아이템 확률 등의 문제에 유저들이 답답해하고 불만을 토로한다면, 개발진이 그들이 개발 과정에 어떤 문제에 봉착했고,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해나가려고 하는지 적절한 데이터와 설명을 통해 진행 상황을 공유한다. 처음에 화가 났던 유저들은 개발진의 상황을 이해하고 기분 좋게 납득할 수밖에 없다.
로스트아크 개발진은 유저들의 입장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며 유저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그 니즈를 확실히 파악하고 있다. 그 이유는 개발진 역시 로스트아크 덕후이며, 유저들의 입장을 이해하기 위해 평소에도 많은 시간 게임을 플레이하기 때문이다. 가령, 유저들이 아이템 강화에 있어 어떤 부분에 어려움을 겪는지, 성장 과정 중에 어느 구간이 이름바 '뉴비 폐사' 구간인지 등 그들은 실제 경험해보지 않고서는 알 수 없는 인플레이 문제들을 명확히 파악하고 있다. 로스트아크 쇼케이스 '2021 LOA ON mini'에서 금강선 디렉터는 자신이 실제로 인게임에서 아이템 강화를 하는데, 75% 확률을 연속으로 3번이나 실패해 확률에 대해 의문을 느꼈고, 이에 유저로서 고객센터에 문의해 확률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한다. 자신이 총괄하고 있는 게임을 실제로 플레이하면서 유저 경험을 익히고, 그 경험담을 공유하는 디렉터. 그런 디렉터를 어느 유저가 좋아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디렉터에 대한 신뢰도는 당연히 높을 수밖에 없다. 개발진은 유저 경험을 통해 니즈를 확실히 파악하고 있음과 동시에, 그 니즈를 충족시켜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20 LOA ON 페스티벌'에서 개발진은 유저들이 정말 갖고 싶어 했던 장비, 아바타 등 상당량의 아이템을 쿠폰으로 뿌렸는데, 진행자였던 '정소림' 캐스터가 "이렇게 퍼주면 뭐가 남나요?"라고 묻자, 금강선 디렉터가 답했다. "우리 모험가 분들께서 남으시죠."
금강선 디렉터는 국내 게임계 전반에 선한 영향력을 불러왔다. 평소 게임 운영과 소통 방식에 대한 유저들의 불만이 많았던 던전앤파이터, 메이플스토리, 에픽세븐, 마비노기 등 여러 게임들이 간담회를 개최하며 소통의 자리를 만들었고 유저들의 편의성을 위해 노력하기 시작했다. 녹화 영상으로 간단히 진행되던 쇼케이스는 개발진이 직접 출연해 업데이트 내용과 개발 의도를 상세히 설명하는 라이브 방송 형식으로 대체되었고, 게임에 대한 유저들의 만족도와 기대감은 점차 높아지기 시작했다. 많은 게임사들이 로스트아크의 소통 방식을 벤치마킹했고, 이것은 게임 간에 활발하고 건강한 경쟁을 불러왔다. 각 게임들은 성장하고 발전해 더욱 좋은 게임으로 거듭났고, 유저들 역시 더 좋은 환경에서 게임과 서비스를 즐길 수 있게 되었다. 유저들은 자신이 사랑하는 게임의 개발진들을 믿게 되었고, 이것은 게임사와 유저 간에 상생 관계를 만들었다. 이것이 로스트아크, 금강선 디렉터가 불러온 선한 영향력이다.
무엇보다 로스트아크는 유저들을 소중하게 여긴다. '아시아투데이'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금강선 디렉터는 유저들에 대해 "고객이 아닌 동반자이자 친구로 생각하고 있다", "멋진 경험을 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러한 생각은 그가 유저를 대하는 태도에 그대로 묻어 나온다. 쇼케이스에서 유저들이 기뻐할 만한 깜짝 이벤트를 준비하고, 유저들과 서슴없이 농담을 주고받는다. 인게임 실시간 공지를 통해 유저들에게 안부를 묻고 감사 인사를 전하며, 게임 아이템으로 진심을 담은 편지를 선물한다. 게임사들의 불통으로 유저들이 분노하며 트럭을 보내 '트럭 시위'를 할 때, 로스트아크 유저들은 개발진에게 따뜻한 '커피 트럭'을 보냈다. 이보다 아름답고 이상적인 커뮤니케이션, 그리고 선순환이 있을까?
"저희는 계속해서 '게임'을 만들겠습니다."
- 금강선 디렉터
개발진은 게임을 만들고, 유저들은 그 안에서 자유롭게 뛰어놀며 추억을 만든다. 금강선 디렉터는 우리에게 '게임이란 개발진과 유저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라는 그 어떤 교훈보다도 소중한 교훈을 안겨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