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이야기 (위기의 숲 속)

(섬세한 돼지)

by 시원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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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hris1017, 출처 Unsplash


피터가 나무 뒤에서 볼일을 보고 있을 때 여기저기서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제임스 우리 밖으로 나간 돼지와 소들을 찾아봐"

"숲 속으로 도망간 동물들도 있을 거야"

사람들은 여기저기 흩어진 동물들을 찾기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숲 속에서 볼일을 보고 있던 피터는 그 소리에 놀라 나무 뒤에서 조용히 상황을 지켜봤다.

여물통에 머리를 박고 열심히 먹는 돼지들, 들판에 풀들은 먹고 있는 소들 그리고

엄마 닭을 따라 한 줄로 이동하는 병아리들과 부서진 농장 지붕 위에 올라간 염소

그리고 그런 동물들은 잡느라 분주히 움직이는 사람들까지.

어제 태풍보다 더 소란스러운 농장의 모습이다

한 사람이 피터가 있는 숲 속으로 걸어온다.

그 모습을 본 피터는 서둘러 볼일은 마친다.

그리고 몸을 돌려 힘껏 내달렸다.

숲 속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리자 그도 달렸다.

멀리서 보이는 돼지가 그의 눈에 띄었다.

그는 큰소리로 다른 사람에게 말한다.

"에반! 여기 숲 속으로 돼지 한 놈이 도망가고 있어!"

"저쪽에서 네가 몰고 와야겠어!"

"알았어! 트럼프!"

트럼프의 소리에 앞쪽에 있는 사람이 숲 속으로 들어간다.

피터를 잡기 위한 몰이가 시작된 것이었다.

피터는 이런 상황을 모른 체 열심히 내달린다.

피터는 그저 쫓아오는 사람의 발소리가 멀리 들리긴 바랄 뿐이다.

몇 분을 힘껏 내달린 피터의 숨소리가 거칠어졌다.

"이만하면 따돌렸겠지"

한숨을 쉬고 있는 피터의 앞에서 부스럭하는 소리가 난다.

피터는 깜짝 놀라 조용히 뒷걸음을 한다.

아주 천천히 한발 한 발.

그리고 우거진 풀숲에 엎드린다.

숨을 죽여 상황을 지켜보는 피터.

50m 미터 남짓에 어둑한 형체가 보인다.

그 형체는 손으로 풀을 헤치고 발로 풀을 밟으며 피터에게로 향했다.

에반이었다.

에반은 천천히 주위를 살피며 피터 쪽으로 걸음을 옮긴다.

피터는 몸은 더 웅크린다.

피터의 온몸에 긴장이 흐른다. 털은 이미 날카롭게 서있었고 코에서 축축한 공기가 뿜어져 나왔다.

그때 피터를 쫓아오던 사람의 소리가 들렸다

"에반 찾았어?"

"아니, 아직 못 봤어"

"그래?"

"잘 살펴봐! 아마 풀숲에 숨어있을 거야"

"알았어, 안 그래도 지금 샅샅이 살펴보고 있는 중이야"

"천천히 너 있는 대로 몰며 갈게"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피터는 뒷다리를 땅에 비빈다.

여차하면 내달릴 준비를 하는 것이다.

"잘못해서 뒷다리가 미끄러지면 낭패잖아

그만큼 난 섬세한 돼지라고"

천천히 압박을 하며 피터에게 걸어오는 에반

몸을 웅크리며 언제라도 내달릴 준비를 하는 피터

뒤에서 쫓아오는 트럼프

에반의 모습이 피터의 눈에 들어온다.

멜빵바지에 위에는 줄무늬 난방

그리고 벙거지 모자를 쓴 모습이었다.

에반은 어느새 20m 터 앞까지 왔다.

피터는 힘껏 뒷다리에 힘을 준다.

그리고 뛰어나갈 찰나에 다른 곳에서 부스럭하는 소리가 들려온다.

에반은 고개를 돌린다.

그리고 소리 나는 쪽으로 걸어간다.

피터와 점점 멀어지는 에반

피터는 힘을 쭉 빠진다.

에반은 소리가 나는 쪽으로 걸어가다 멈추고 풀숲에 숨는다.

사실 에반은 피터를 보았다.

피터가 핑크돼지라 숲 속에 아무리 잘 숨는다 해도 잘 보였다.

그리고 트럼프가 보이자 손짓으로 피터가 숨어있는 곳을 가리켰다.

살며시 한 손에 돌을 집어 피터와 반대 방향인 곳에 던져 다른 곳에서 소리가 나도록 만든 것이다

그 때문에 피터는 긴장을 놓아버리는 실수를 하고 말았다.

트럼프는 에반을 손짓을 보고 피터가 숨어있는 곳으로 아주 조용히 접근했다.

천천히, 조용히, 사뿐히, 슬금슬금 이란 단어보다 과할 정도로 아주 천천히 움직였다.

드디어 트럼프의 눈에 잔뜩 웅크린 핑크 돼지 피터의 엉덩이가 보였다.

트럼프의 한 손에는 그물이 들려져 있었는데 피터에게 던지면 잡힐 거리였다.

피터는 숨을 크게 쉬었다.

피터의 축축한 콧속으로 사람 냄새가 풍겨왔다.

주인아저씨의 냄새 같은 농장의 냄새였다.

그것도 아주 진하게, 바로 옆에서 있는 것처럼.

이상한 느낌의 피터는 앞발을 옆으로 밀며 몸을 돌렸다.

흙 묻은 장화와 두 다리가 보였다.

고개를 드는 피터

피터와 트럼프가 눈이 마주친다.

피터의 눈이 확장되며 '쿠에엑' 소리를 낸다.

뒷다리에 힘을 주어 달아나려 하지만 이내 주저앉는다.

긴장을 너무 많이 한 탓에 뒷다리가 저려왔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그물은 던졌다.

"요놈, 드디어 잡았다"

망연자실한 피터는 눈을 감는다.

이때 '퍽' 하는 소리와 함께 그물과 함께 트럼프가 피터 옆에 쓰러진다.

자신의 옆에 쓰러진 트럼프를 본 피터.

고개를 돌려 트럼프가 있던 자리를 보고 다시 한번 놀란다.

거기엔 머리에 뿔이 달린 괴생명체가 우뚝 서있었다.

트럼프는 피터를 보며 승리에 도취되어 있었다.

'잡았다'라는 생각이 머리에 가득 차있었기에 괴생명체가 자신에게 다가온다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트럼프가 미소를 지으며 그물을 던지려는 찰나 괴생명체가 머리로 트럼프를 받아버린 것이었다.

큰 충격에 육중한 트럼프의 몸이 고쿠라 졌다.

피터를 잡으려던 그물은 트럼프의 온몸을 감 쌓았다.

자신이 던진 그물이 자신을 잡는 결과가 되었다.

괴생명체는 말한다.

"괜찮아?"

"어디 다친 데는?"

괴생명체의 말에 피터는 정신을 차린다.

피터의 눈에 성인이 되려는 송아지가 있었다.

사실 소라고 말하자니 송아지 같고 송아지라고 하자니 얼굴은 어른소였다.

사람이라고 말하면 수능을 치른 고등학생 정도이다.

"넌 누구니?"

피터는 물었다.

"나는 타미라고 해"

"반가워"

타미는 자신의 얼굴로 피터를 일으켜 세운다.

"그래 반가워"

"날 구해줘서 고마워"

둘의 인사를 할 찰나 에반이 달려온다.

트럼프의 말소리가 들리지 않자 이상하게 생각했던 에반이었다.

"이상하다 이쯤이면 잡았다고 알려줬을 텐데"

"무슨 일 일어난 건 아냐"

에반이 달려오자 둘은 뛰기 시작했다.

에반의 오른쪽 앞쪽으로 두 형제가 뛰어가는 게 보였다.

"두 마리잖아"

에반은 그들을 향해 달려간다.

피터도 에반이 달려오는 것을 보았다.

"타미 이쪽으로"

"그래 "

그때 에반은 트럼프가 쓰러진 것을 발견한다.

트럼프는 타미가 파놓은 구덩이에 그물과 같이 나란히 누워있었다.

에반은 트럼프를 흔든다.

그리고 소리친다.

"거기 누구 없어?"

"트럼프가 쓰러졌어!!"

"트럼프 정신 차려!!"

에반이 트럼프에 정신을 팔려있는 사이 피터와 타미는 숲 속 깊은 곳으로 들어갔다.

한 시간 남짓 피터와 타미는 달리고 또 달렸다.

둘의 온몸에는 나뭇가지에 베인 상처가 가득했다.

하지만 둘은 아픈지도 몰랐다.

"헉헉, 좀 쉬자 타미"

"헉헉 , 그래 이 정도면 안 쫓아올 거야"

둘은 가쁜 숨을 몰아쉬며 휴식을 취한다

이제야 나뭇가지에 베인 상처가 아파지기 시작했다.

"아야야, 온몸에 베인 상처가 가득하네"

"그래도 잡혀가지 않은 게 어디야"

"그지 타미?"

"맞아, 나도 농장에 다시 갇혀있고 싶지 않았어"

"그런데 아직 난 네 이름을 모르네"

타미가 피터의 상처 난 곳을 핥아주었다.

피터는 그럴 때마다 약간의 통증에 눈을 살짝 찌푸렸다.

"난 피터야"

"섬세한 돼지야"

피터의 말에 타미는 고개를 끄덕였다.

"섬세한 돼지는 처음 보지만 일반 돼지와 다르다곤 생각했어"

"돼지치곤 너무 날씬해서 말이지"

피터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타미 넌 숲 속에 왜 있었던 거야?"

"그게 말이지..."

타미는 그간 자신에게 있었던 일을 피터에게 말한다.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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