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이야기 - 타미편

타미의 다짐

by 시원시원


외딴 시골 농장에 어미소가 출산을 하고 있었다. 어미소는 진통에 힘겨워했다. 우리 안을 이리저리 움직이며 진통을 참아내려는 어미소의 모습에 농장의 주인아저씨는 안쓰러운 표정이었다. 어미소는 이내 바닥에 주저앉았다. 주인아저씨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저 잘 참아내고 건강하게 출산하기만을 바랐다. 어미소의 입에선 거친 숨소리와 침만이 흘러나왔다. 어미소는 결심이라도 한 듯 울부짖었다.


"음메~~~음메~~~"


드디어 어미소에서 조그마한 두 다리와 머리가 보였다. 그 모습을 본 주인아저씨는 우리로 들어갔다. 두 다리를 있는 힘껏 잡아당겼다. 조금이라도 어미소를 편하게 하기 위해서 주인아저씨가 할 수 있는 일을 했다.


어미소도 그 마음을 알았는지 마지막 힘을 준다. 그러자 두 다리와 머리 그리고 몸통과 뒷다리가 딸려 나왔다.


송아지가 태어난 것이었다. 어미소는 거친 숨을 몰아세우며 송아지에게 다가갔다. 주인아저씨는 방해가 될까 봐 뒤로 물러났다. 어미소는 송아지에 둘러싸인 막을 입으로 핥아주었다. 따뜻한 온기가 송아지에게 전해져 왔다.


그제서야 송아지는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제는 송아지가 할 일만 남았다. 혼자 스스로 일어서야 하고 어미에게 다가가 젖을 먹어야 하는 일이다. 그 일은 어미소도 주인아저씨도 도와줄 수 없었다. 막 세상에 나온 송아지는 본능적으로 몸을 일으켜 세웠다. 몇 번을 앞으로 넘어지고 옆으로 넘어졌다. 하지만 그 본능은 멈추질 않았다. 드디어 송아지는 몸을 일으켜 어미소로 향했다. 어미소는 대견스러운지 "음메~~"로 격려해 주었다.


송아지는 어미젖을 찾고 먹기 시작했다. 그 모습은 본 주인아저씨는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어미소에게 다가가 말했다.


"수고했어"

"내 정신 좀 봐, 너에게 줄 맛있는 음식을 끓여 놓았는데 깜박했구나!"

"빨리 가져오마, 조금만 기다리렴"


주인아저씨는 어미소의 얼굴을 쓰다듬고는 우리 밖으로 나갔다. 어미소는 젖을 먹고 있는 송아지에게 말한다.


"아가야, 네 이름이 타미란다. 이 어미가 네가 뱃속에 있을 때부터 생각한 이름이란다"

"건강하게 자라렴"


어미소의 나지막한 목소리에 송아지는 귀를 팔랑거린다.

주인아저씨는 양손에 짚과 과일 그리고 여러 가지 사료가 섞인 통을 들고 왔다.

어미소 앞에 있는 여물통에 부어주더니


"고생했다, 내가 준비한 특식이니 부지런히 먹거라"

"그래야 회복이 빠르지"


주인아저씨는 젖을 빨고 있는 송아지를 보며 말한다.


"이놈 아주 건강하게 생겼구나"

"힘차게도 젖을 먹네 하하하"


빈 통을 들고 주인아저씨는 우리 밖을 나간다.


"낼 아침에 보자꾸나"


타미는 한동안 젖을 먹었다. 배가 부르자 얼굴을 어미소에게로 가져갔다. 어미소는 어린 타미가 귀여운지 얼굴을 핥아 주었다. 타미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처음 본 세상은 엄마와 닮은 소들이 많이 있었고 그중에는 자신과 같은 송아지들도 여럿 보였다. 타미는 왼쪽 우리 끝 창살로 갔다. 그 넘어 앤 자신처럼 작은 송아지와 어미소가 있었다.


타미는 그 모습이 신기한 기 창살 사이로 얼굴을 내밀었다. 그 모습을 본 이웃 어미소는 타미에게 다가왔다.


그리고 타미의 얼굴을 핥아주었다.


"고생했어요, 타미 엄마"

"출산일이 지나서 걱정했는데 타미가 건강하게 태어났네요"

"축하해요"


타미의 엄마는 이웃 어미소의 축하말에 말한다


"고마워요"

"여러 번 출산인데도 나이가 드니 힘드네요"


그랬다. 타미의 엄마는 다른 암소에 비해 나이가 많았다. 그래서 주인아저씨도 처음엔 긴가민가 했다. 송아지를 가질 거라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다.


"타미, 이리 오렴 "

"밤이 늦었구나"


자신을 부르는 엄마의 말에 타미는 몸을 돌렸다.

그날 밤 타미는 꿈같은 밤을 보냈다.

이튿날 아침, 주인아저씨와 한 남자가 음식이 가득 담긴 통을 들고 타미가 있는 우리 쪽으로 다가왔다.

주인아저씨는 남자를 보며 말했다.


"트럼프, 어때 내 말이 맞지"

"저렇게 건강하게 송아지를 낳았다고"


그 남자는 타미를 보며 말했다.


"그러게요, 늙어서 임신을 못할 줄 알았는데 송아지를 낳다니 놀랄 일이네요"


주인아저씨는 자랑하며 말했다.


"네 말 듣고 다른 곳으로 팔았으면 어쩔뻔했어"

"안 팔길 다행이야"

"저 어미소는 나에게 복덩이라고"


트럼프는 입을 삐쭉 내밀고 말했다.


"인정해요, 하지만 이제 더 이상 저 늙은 소는 희망이 없어요"

"송아지가 여물을 먹기 시작할 때 팝시다"


주인아저씨는 손으로 트럼프의 입을 막는다.


"이봐 어미소 있는대서 그런 소리를 하면 어떡해"

"난 팔 생각이 없어"

"그러니 다신 그런 소리 하지 말라고"


트럼프는 주인아저씨의 말을 귀담아듣지 않는다.

가져온 음식을 여물통에 집어넣는다.

어미소는 여물통에 있는 음식을 먹는다.

어미소가 이동하자 타미도 따라 이동한다.

이때 트럼프가 우리를 뛰어넘더니 타미의 목덜미를 잡는다.

타미는 놀라 발버둥을 쳤다.

어미소가 깜짝 놀랐다

주인아저씨도 놀랐다.


"트럼프, 뭔 짓이야?"


타미의 목을 잡고 오른손으로 타미의 입을 들춘다.

하얀 이들이 가지런히 보인다


"송아지가 건강한지 보려고요"

"이가 튼튼하면 건강한 거 형님도 아시면서"


주인아저씨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알았으니 어서 나와"

"다들 놀라잖아"


트럼프는 잡고 있던 타미의 목덜미를 놓아주고 두 손을 들며 항복의 자세를 한다.


"알았어요, 알았어"


트럼프는 타미의 우리에서 나갔다.

타미는 너무 놀란 나머지 우리의 왼쪽 구석으로 향했다.

어미소도 타미를 따라갔다.

어미소는 괜찮다며 타미를 달래주었다.

타미는 진정이 되었는지 트럼프를 보았다.

더벅머리에 짙은 눈썹에 입 주변에는 아무렇게 자란 털들이 무성했다.


얼굴은 타미보다 컸으며 언제 빨았는지도 모를 색 바랜 청색 멜빵바지와 그 속에 누렇게 변한 구멍 난 흰색 티를 입고 있었다. 흙인지 똥인지 잔뜩 묻어있는 검은색 부츠를 신었으며 굳은 일은 많이 했는지 손은 군살이 배겨있었다.


키는 180cm가 넘었으며 몸무게는 120kg이 넘어 보였다.


무엇보다도 타미의 신경이 거슬린 건 냄새였다. 난생처음 맡아보는 냄새였지만 너무 역해서 몸부림을 쳤다.

주인아저씨와 트럼프는 빈 통을 챙기고 밖으로 나갔다.

그제서야 마음이 놓인 타미와 어미소는 아침을 먹었다.

그렇게 타미와 어미소는 평온한 날을 보냈다.

간간이 트럼프가 와서 어미소와 타미를 괴롭히는 것 빼고는 대체로 순탄하게 농장 생활을 하였다.


어느 날이었다.

트럼프가 오더니 어미소에게 음흉한 미소를 보냈다.


"드디어 널 다른 곳으로 보낼 수 있었어 크크크"

"네 자식은 내가 잘 돌봐주마 하하하"


트럼프의 음흉한 웃음소리가 소 우리 안에 가득 울렸다.

어미소는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마치 자신이 어디론가 가야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자신의 뒤에 숨어있는 타미를 보니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두 달 뒤 타미도 이젠 제법 덩치가 커졌다.

머리엔 뿔도 작게 나있었고 제법 어미소의 모습이다.

소 우리 밖에서 주인아저씨가 짚을 들고 타미가 있는 쪽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여물통에 짚을 주었다.

어미소는 짚은 한 움큼 베어 물었다.

타미도 어미소를 따라 짚을 물고 오물오물 씹으며 주인아저씨를 보았다.

주인아저씨의 표정이 어딘가 슬퍼 보였다.

타미는 짚을 먹다 말고 주인아저씨에게로 얼굴을 내밀었다.

주인아저씨는 투박한 손으로 타미의 얼굴을 쓰다듬었다.

그리고 어미소에게 말했다.


"내가 뭐라 할 말이 없구나"

"너에게 항상 미안하단다"

"잘 먹이지도 못했는데 이렇게 자식들을 많이 낳아주어서 고맙다"

"사정이 생겨 널 다른 곳으로 보내야 할 것 같구나"

"이해해 주렴"


주인아저씨는 어미소를 안아주었다.

어미소의 눈에는 눈물이 흘러내렸다.

트럼프의 웃음이 이것만은 아니길 바랐는데 .....

주인아저씨는 조용히 일어나 우리 밖으로 나갔다.

어미소는 타미를 부른다.


"타미야 이리 오렴"

"이 어미가 할 말이 있어"


타미는 주인아저씨와 엄마의 표정이 너무 슬퍼 보여 무슨 일이지 궁금했다.


"무슨 일 있어요?"


어미소는 트럼프에 대해 타미에게 알려주었다.

어미소가 젊었을 때 트럼프가 어미소 위에 올라탔던 적이 있었다.

어미소는 깜짝 놀라서 이리 뛰고 저리 뛰었다.

트럼프는 떨어지지 않으려고 어미소의 목을 휘어감았다.

어미소는 숨이 막혀서 죽을 것 같아 있는 힘껏 우리에 부딪혔다.

이때 트럼프가 어미소와 우리 사이에 껴서 허리를 크게 당한 적이 있었다.

트럼프는 그 사건으로 두 달간 병원에 입원해야 했다.

그 뒤로부터 트럼프는 어미소를 어떻게든 다른 곳으로 팔아버리려고 주인아저씨를 설득하였다.

어미소는 타미에게 말했다.


"트럼프를 조심하렴"

"그놈은 아마 널 괴롭힐 거야"

"잘 먹고 힘을 길러야 한단다"

"이 어미 말 무슨 말인지 알지?"


타미는 불안했다.


"엄마, 어디로 가나요?"


어미소는 고개를 흔들었다.


"아니, 내가 가길 어디 가겠니"

"평생 네 옆에 있어야지"

"그래도 이 어미 말 새겨듣거라"

"알았지?"

"네, 엄마"

"이리 오려무나"


어미소는 타미의 얼굴을 핥아주었다.

다음날 아침 농장이 시끄러웠다.

못 보던 트럭 하나가 기분 나쁜 소리를 내며 소우리로 들어왔다.

낯선 남자와 트럼프가 트럭에서 내렸다.

낯선 남자는 어미소를 보며 말했다


"트럼프 이 소야?"

"음... 너무 늙었는걸"

"내가 손해 보는 것 같은데..."


트럼프는 손사래를 친다.


"무슨 소리야"

"이만한 소가 없다고"

"송아지도 벌써 4마리나 낳았는걸"


낯선 남자는 미심쩍은 표정으로 트럼프를 쳐다본다.


"네가 좋다고 해서 샀지만..."

"손해나긴 해봐, 너 가만히 안 둬"


트럼프는 웃으며 말한다.


"이익이라니깐"

"이런 가격으로 저런 소를 어디서 사냐고!"

"형님께 특별히 말해서 싼 가격으로 살수 있는 거야"

"내 덕이니 오늘 저녁이나 사라"


마침 주인아저씨가 소우리로 들어왔다.

낯선 남자는 주인아저씨에게 인사를 한다.


"좋은 가격에 주셔서 감사합니다."


주인아저씨는 한숨을 쉬며 말한다.


"그래, 자네도 알지만 내 가족이나 마찬가지야"

"그러니 데려가 잘 보살펴 주게"

"맛있는 것도 많이 주고"


낯선 남자는 고개를 끄덕인다.


"그럼요, 제가 잘 기를게요"

"트럼프 이제 옮길까?"


트럼프는 타미와 어미소가 있는 우리에 들어왔다.

타미는 어미소 뒤에 숨어있었다.

트럼프는 어미소의 뿔을 잡아당겼다.

어미소는 완강히 거부를 했다.

하지만 트럼프의 육중한 힘에 조금씩 딸려 나왔다.

타미는 어미소가 딸려 나가자 트럼프의 허벅지를 물었다.

악! 하는 소리가 트럼프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트럼프는 오른손으로 타미의 목을 눌렀다.

그리고 낯선 남자에게 말했다.


"야! 멀뚱 멀뚱 보지만 말고 좀 도와줘"

"송아지 때문에 어미소가 안 나올려 하잖아"


낯선 남자는 우리로 들어가 타미의 목을 팔로 휘어감았다.

트럼프는 다시 양손으로 어미소의 뿔을 잡아당겼다.

어미소와 타미는 조금씩 멀어졌다.

그 광경을 본 주인아저씨는 침울한 표정으로 말했다.


"내가 송아지를 잡고 있을 테니 빨리 데리고 가"


주인아저씨는 타미를 잡고 쓰다듬으며 말했다.


"미안하구나"


어미소는 두 남자에 힘에 의해 트럭 위에 올라갔다.

타미는 그런 어미소를 보며 울부짖는다.


"음메`~~~음메~~~~~"


어미소도 울부짖는다.


"음메~~~~음메~~~~"


소우리에 있는 소들 모두 울부짖는다.


"음메~~~~~,음메~~~~~음메~~~~"


주인아저씨는 타미를 꼭 안아주었다.

트럭에 시동이 걸리고 어미소는 소우리 밖으로 빠져나갔다.

타미는 어미소가 사라진 방향을 바라보며 한동안 서있었다.

주인아저씨는 타미의 모습이 안쓰러워서 다른 소들이 있는 곳에 타미를 데리고 갔다.

거기엔 자신보다 어린 송아지 두 마리와 어미소 1마리가 있었다.

타미가 들어가자 어린 송아지 두 마리는 타미에게 다가갔다.

그중 눈꺼풀이 짙은 송아지 한 마리가 타미의 얼굴을 혀로 핥아주었다. 따뜻했다. 타미는 순간 엄마가 핥아준 생각이 났다. 눈물이 떨어졌다. 송아지는 타미를 위로했다. 다른 송아지와 어미소도 타미에게 다가가 얼굴로 몸을 쓰다듬어주었다. 그 모습을 본 주인아저씨는 안심이 되었다.


"이제야 내 마음이 놓이는구나"

"여기서 잘 지내보렴"


주인아저씨는 타미를 보며 흐뭇하게 웃고는 밖으로 걸어갔다.

어미소가 타미를 보며 안쓰러운 듯 표정을 지었다.


"여기서 다 봤단다, 불쌍한 것 같으니"

"어미가 떠난 자리를 채워줄 수는 없겠지만 사이좋게 지내자꾸나"


타미의 눈에 눈물이 멈추지 않는다


"엄마도 저와 같이 따뜻한 곳에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날 밤 타미는 모처럼 따뜻한 잠을 잘 수 있었다.


다음날 아침 쿵쿵 거리며 불만에 가득 찬 목소리가 들려온다.


"젠장 되는 일이 하나도 없네"

"어제 모처럼 앓던 이가 빠지는 줄 알았더니 일만 더 늘었어"


트럼프의 표정이 일그러져 있었다.

어제저녁 주인아저씨는 트럼프에게 전화를 걸었다.


"트럼프, 내일부터 아침마다 송아지 밖에다 풀어줘"

"그게 무슨 말입니까? 형님"

"무슨 송아지요?"


주인아저씨는 격양된 목소리가 전화기에서 들려온다.


"네가 부추겨서 판 어미소가 낳은 송아지 말이야!"

"안 팔았어야 했는데..."

"하여간 네가 만든 일이니깐 잘 보살펴라"

"내 말 무슨 말인지 알았지"


트럼프는 짜증이 밀려왔다.

기껏 팔아줬더니만 일을 시킨 주인아저씨가 원망스러웠다.

아니 그 망할 놈의 소와 그 송아지가 눈에 가시였다.


"그놈의 자식까지 나를 괴롭히는구나"


트럼프는 타미가 있는 우리로 들어가더니 타미에 목에 밧줄을 건다.

여전히 트럼프의 역겨운 냄새에 타미는 계속 킁킁거렸다.

트럼프는 있는 힘껏 밧줄을 당겼다.

그러자 타미의 목에 밧줄이 파고들었다.

숨이 막혀 타미는 고개를 흔들며 크게 울부짖었다


"음메~~, 음메~~~"


트럼프는 타미에게 다가간다


"내 말 잘 들어야 할 거야?"

"만약 날 골탕 먹이면 너도 네 엄마처럼 보내버릴 줄 알아"


타미의 꽉 낀 밧줄을 느슨하게 조정한다.

그제서야 편히 숨을 쉴 수 있는 타미는 생각했다


"내 언젠가 너를 반드시 혼내줄 거야"


트럼프는 밧줄을 당겨 타미를 우리 밖으로 끌어냈다.

타미는 반항해봤자 아직은 때가 아니라 생각하고 순순히 트럼프를 따라나섰다.

우리 밖으로 나가자 푸른 하늘이 제일 먼저 타미를 반겨주었다.

풀냄새가 가득한 시원한 바람이 타미의 코로 들어왔다.

초록의 넓은 잔디와 날아다니는 새들 그리고 엄마 닭과 그 뒤를 따르는 병아리들이 보였다.

줄 곳 우리에서만 지낸 타미는 이런 곳이 있는 줄은 꿈에도 몰랐다.

타미는 가슴이 벅차올랐다. 자유였다. 타미는 우리 밖의 세상에 황홀감에 빠졌다.


"멍청이 같으니라고, 왜 걸음은 멈추고 있어?"

"내가 말했지, 내말 잘 들으라고"


트럼프는 다시 한번 밧줄을 세게 잡아당긴다.

목이 졸려오는 탓에 타미의 황홀감이 깨져버렸다.

타미는 트럼프를 노려보지만 지금은 자신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에 화가 났다.

트럼프는 타미를 끌고 큰 나무에 밧줄을 묶는다.


"여기서 얌전히 있어라!"

"만약 난리 치거나 울거나 하면 바로 우리로 들어갈 줄 알아"


트럼프의 말을 알아들을 순 없지만 타미는 그게 좋은 말인지 나쁜 말인지는 알 수 있었다.

트럼프는 타미를 남겨두고 다른 할 일을 하러 걸어간다.

걸어가는 내내 땅을 걷어차는 트럼프는 '젠장'이라는 말만 되풀이한다.

트럼프가 멀어지는 것을 본 타미는 이제야 마음이 편안해졌다.

자신의 주위에 가득한 풀들을 보니 배가 고팠다. 타미는 크게 한입을 베어 물었다.

우리에서 먹는 풀들과는 달랐다. 자신의 몸속 구석구석에 신선한 느낌이 전해져왔다.

푸른 하늘과 하얀 구름 그리고 초록 풀들로 가득한 곳에 서있는 타미는 꿈을 꾸는 것 같았다.

배불리 먹고 나니 다시 엄마가 생각나는 타미,


"타미야! 꼭 강해져야 한다. 알았지"


엄마의 마지막 말이 생각났다.

타미는 큰 나무 기둥을 향해서 머리로 들이박는다.


'쿵' 소리와 함께 아픔이 밀려왔다.


고개를 흔들어 아픔이 잠시 달래고 다시 '쿵'

타미의 머리에 뻘겋게 달아오른다.

타미는 이번엔 뒷발로 힘껏 나무를 걷어찬다.


'퍽'소리와 함께 앞으로 밀려나 중심을 잃어버린다.


앞발을 잔 발걸음으로 빠르게 옮겨 다행히 넘어지는 것을 피했다.

만약 넘어졌다면 다리가 부러졌을 것이다.

한동안 계속 차고 부딪혔다.

거친 숨소리와 함께 나무 밑에 주저앉는 타미,


"여기서 꼭 나가서 엄마를 찾으러 갈 거야"


타미는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눈을 감는다.




© tippytoes476, 출처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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