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식 서평
상상을 기반으로 하는 대화식 서평입니다.
등장인물
시원시원, 정유라, 박현영, 백경혜, 구지원, 조민정, 정석환, 신수정
달러구트의 꿈 백화점에서 벗어나 길을 걷다가 한자리에 모여있는 사람들을 보았다.
그들은 토론 중이었는데 한 여자가 들고 있는 꿈 상자가 보였다.
그 꿈 상자에는 이렇게 쓰여있었다.
'내 마음대로 집 꾸미기'
요즘 코로나로 집에 의미가 남다르다. 예전 집의 의미는 편안함과 안락함을 중시했다면 지금은 각자의 공간이 더 중요하다. 그들의 이야기를 잠시 들으려 가까이 갔다.
땡땡이 잠옷을 입은 여자가 주위에 있는 사람에게 꿈 상자를 보여주며 말한다.
"하루가 빠르게 집의 의미가 달라지고 있어요"
"코로나 때문에 의무, 휴식, 놀이의 집이 탄생되었습니다"
"게다가 집에 있는 시간이 나가 있는 시간보다 더 많아졌어요"
"혼자만의 시공간을 즐기기 위해 내 방이 더 중요해졌다는 뜻입니다"
그녀의 말이 마음에 와 닿았다.
난 그녀에게 다가가 말했다.
"저도 이야기에 껴도 될까요"
"집에 관심이 많아서요"
그녀는 내 모습을 보더니 손으로 자신의 옆 바닥을 두드린다.
"물론이죠"
"여기 앉으세요"
그녀가 마련해 준 자리에 앉았다.
그녀는 내가 자리에 앉자마자 주위에 있는 사람들에게 말했다.
"새로운 분이 오셨네요"
"보아하니 이분도 달러 구트 꿈 백화점에 갔다 온 모양입니다"
그녀는 손가락으로 내 손에 들려있는 꿈 상자를 가리켰다.
이 꿈 상자는 모태일 준 상자였다.
"이야기에 앞서 자기소개를 해보죠"
"백경혜라고 합니다"
그녀의 소개에 주위에 있는 사람들이 나를 보며 말했다.
"정유라라고 해요"
"반가워요"
"저는 정석환입니다"
"전 박현영이에요"
"구지원입니다"
"저는 조민정입니다"
"신수경입니다"
그들은 자기소개를 할 때마다 나에게 가벼운 목 인사를 했다.
"시원시원이라 합니다"
"꿈 백화점에서 나오다 우연히 백경혜 님의 집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관심이 있어 실례임에도 토론에 참여하고 싶었습니다"
"허락해 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난 두 손을 모아 흔들며 말했다.
하늘색 잠옷을 입은 박현영이 말했다.
"환영합니다 시원님"
"여기에 있는 분들은 코로나로 인해 변해 버린 세상에 관심이 아주 많답니다"
"저도 그렇고요"
"백경혜 님이 말씀하신 데로 집의 의미가 많이 틀려졌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지루한 일상을 의미를 채우기 시작했습니다"
"시간 약자인 직장인들은 자신의 시간을 투자하고 거기에서 의미를 채우고자 합니다"
"집을 꾸미고, 취미생활을 하고, 각종 기록과 챌린지를 하면서요"
나 역시 코로나 시작과 더불어 블로그와 글을 쓰고 산행을 하면서 삶이 달라졌기에 그녀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나를 보며 미소를 보이더니 말을 이어갔다.
"요즘 직장인 2대 거짓말이 무엇인지 아시나요?"
"'나 유튜브 할 거야'라고 합니다"
"이 말은 유튜브가 불안정한 시대에 직장인으로서 '안정적인 수입을 확보하고 시간이 자원인 지금 시대에 시간 활용을 잘 학고 있음과 더불어 유튜브를 통해 자는 동안에도 돈이 들어오는 '패시브 인컴'의 확보를 보여주는 직장인의 새로운 비전이 되어 버렸습니다."
내 주위에도 유튜브를 시작한 직장인들이 있다. 그들은 하나같이 자신의 목표를 유튜브에 올리고 자기만의 영역을 만들고 있다. 거기에 수익창출의 원대한 꿈도 가지고 있으며 무엇보다도 자신의 시간을 투자한다.
"박현영 님 말에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요즘 유튜브 안 보는 세대가 있을까요"
"남녀노소 불문하고 각종 정보를 유튜브를 통해서 얻고 있습니다"
"제가 생각도 코로나로 인해 우리의 모든 삶에 디지털의 속도가 빨라졌어요"
"그중에서도 먹을거리가 대표적이죠"
"얼마 전 뉴스에서 보니 배달업체가 눈부시게 성장했더군요"
"배달 라이더 분들의 수도 몇 배 증가했고요"
"이런 현상을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곳이 있습니다"
그녀가 궁금하다는 듯 물어본다.
"거기가 어딘가요?"
나는 모두의 시선이 느껴졌다.
"바로 집 앞 쓰레기 장입니다"
"분리수거할 때 예전보다 많은 배달 박스를 보았을 겁니다"
"배달이 늘어났다는 증거죠"
"게다가 박경혜 님 말처럼 집은 잠만 자는 곳이 아니라 오랜 시간 머무르는 공간이 되었습니다"
"슈퍼에 직접 가거나 필요한 물품을 사러 밖에 나가지 않고 집에서 해결하는 디지털 시대가 가속화가 된 것입니다"
다들 고개를 끄덕인다.
노란색 병아리 잠옷을 입은 신수정이 말한다.
"그래요, 코로나로 디지털은 가속화되었어요"
"게다가 소비자의 행동방식까지 바꾸어 놓았어요"
"자신의 소비가 소비에 그치지 않고 무언가를 만들어 낸다는 '생산'의 감각까지 자극하죠"
"네이버에서 리뷰를 쓰고 일정은 포인트를 얻는 것 또한 생산에 영역입니다"
"여러분들도 물건을 살 때 주로 보는 것이 리뷰잖아요"
"이제 우리의 모든 소비 활동은 콘텐츠가 되고 있습니다"
"적극적으로 리뷰를 작성하여 베스트 리뷰어가 되든 깨알같이 영수증을 인증해서 소소한 재미를 보든, 어찌 되었든 디지털 세상에서 ' 소비'는 쓰고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활동이 됩니다"
"디지털의 플랫폼은 이러한 소비자의 활동을 기반으로 진화하고 있으니까요"
"디지털의 진화는 소비자를 단순히 '소비하는 자'에 머물러 있지 않게 합니다"
"'생산하는 소비자'로 진화시켜 기업들에게 파트너라는 인식을 강하게 어필합니다"
"오늘날의 명성은 권력도 돈도 아닌 영향력이니까요"
그녀의 말에 몇 시간 전에 네이버에 리뷰를 쓰고 530원을 적립받은 생각이 났다.
"신수정 님 말처럼 저도 물건을 살 때 리뷰를 잘 보게 돼요"
"유튜브를 통해서 정보를 얻기도 하고요"
"특히 평점이 낮은 점수부터 살펴보는데 그 이유는 진실된 답변을 찾기 위해서죠"
"신수정 님의 이야기를 듣기 전까지는 제 리뷰가 다른 사람에게 영향력을 미친다는 생각을 못 했어요"
"그저 포인트를 얻기 위해서였죠"
"기업이나 판매자들이 리뷰에 집중하는 이유가 소비자의 영향력이 크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네요"
신수정은 고개를 끄덕이며 호응을 해주었다.
"디지털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제가 한마디 하겠습니다"
하늘색 구름 잠옷을 입은 정유라가 말했다.
"지금 대한민국의 표준어는 '서울말'이라기보다는 '디지털 언어'에 가까워요"
"디지털 공간에서 생성되는 언어들이 어느새 우리가 쓰는 말에 통용이 되고 그 언어들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지금과 여기'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현재 SNS는 가장 많은 생각과 의견이 표현되는 곳입니다"
"거기에 다양한 세대의 언어문화를 목격할 수 있는 곳 중에 하나죠"
"우리가 어렸을 적 영상을 통해 배운 다른 나라의 문화들은 지금은 언어로 배우고 있습니다"
"이것은 지금의 영상 시대는 '언어'를 말하고 있죠."
"19세기의 문화 수도를 '파리', 20세기의 문화 수도를 '할리우드'라 한다면 21세기의 문화수도는 디지털 스페이스입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활발한 문화적 교류가 이루어지는 소셜미디어가 대세가 될 거예요"
나는 정유라의 말에 물어보았다.
"소셜미디어라면 SNS, 유튜브를 말하겠네요"
"지금도 영향력이 어마어마하잖아요"
"얼마 전 뒷 광고 논란과 어떤 유튜버로 인해 음식점 폐업까지 갈뻔한 사건들도 있었죠"
"제가 생각하는 유튜버의 영향력은 연예인을 능가한다고 봐요"
"지금도 영향력이 대단한데 더 커질 거라 보시나요?"
정유라는 단호하게 말했다.
"그럼요"
"그 영상 속에서 언어는 사고의 재현입니다"
"아무리 영상 시대라도 하루 종일 오고 가는 카카오톡 메시지, 유튜브 자막, 인스타그램 본문과 해시 태크, 커뮤니티 게시물, 트위터의 실시간 트렌드 키워드까지 모두 읽는다고 생각해 보면 어느 때보다 우리는 많은 언어를 읽고 소화하고 사용하고 있음을 알 것입니다"
"지금의 세대는 '읽지 않는 세대'가 아니라 가독성 떨어지는 긴 글 대신 '디지털 언어에 익숙한 세대'라고 말해야 해요"
게임 캐릭터 잠옷을 입은 정석환이 말했다.
"유라 님 말에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디지털 언어가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은 코로나 이전보다 훨씬 더 강력해졌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변수를 겪으며 우리는 삶의 초석이 흔들리는 경험을 하고 있어요"
"만나야 했던 오프라인들이 비대면 온라인으로 바뀌고 내 삶에 의도적이든 무의식적이든 행사하던 지인이나 상사의 영향력은 약해졌습니다"
"그에 반해 취미와 관심사를 공유하는 내가 선택한 모임 속의 지인들과는 지속적 관계가 확장되었습니다"
"유튜버와 연예인들의 관계가 가까워지고 인스타그램 스타들의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죠"
"여러분 중 자신의 이름 대신 다른 이름으로 활동하는 분이 계신가요?"
정석환의 물음에 나는 손을 번쩍 들었다.
"저요, 블로그에서 거대한 기적과 시원시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정석환 님의 말처럼 예전 지인들은 온라인의 저의 모습을 몰라요"
"제 모습을 아는 건 새로 만난 지인들이죠"
정석환은 나를 향해 엄지 척을 보여주었다.
"제가 여러분께 말씀드리고자 하는 건 요즘은 누구나 부계성을 만들어 또 다른 새로운 삶을 살아갑니다"
"얼마 전 유재석, 이효리, 비가 유드래곤, 린다G, 비룡을 만들어 활동을 했습니다.
"작년 한 해는 '부케'의 전성시대였습니다."
"우리가 '부케'를 만드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나라는 존재를 키우며 겪은 시행착오와 실패 경험을 반영해 더 나은 캐릭터를 만들기 위함이고, 두 번째는 '재미'입니다"
"주위의 사람들이 아는 내가 아닌 새로운 나를 만들어가는 재미"
"이것들이 가능하게 된 이유는, 소통과 합의를 통해 규칙을 스스로 만들어온 창작의 세대이기 때문입니다"
정석환의 말이 끝나자마자 손을 번쩍 든 조민정 말한다.
그녀는 서로 맞잡은 손의 모양을 한 초록색 잠옷을 입고 있었다.
"두 분이 이야기 매우 공감합니다"
"지금은 아무도 예상 못 한 시대입니다"
"개인들은 물론 기업들조차도 코로나가 가져온 세상에서 시행착오를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신뢰를 얻는 방식이 달라졌다는 겁니다"
"정석환 님이 말한 부계적이든 정유라 님이 말한 디지털 언어든 다 신뢰를 바탕으로 해야 합니다"
"물론 예전에도 신뢰는 중요했지만, 지금의 신뢰는 그보다 몇 배는 더 중요하게 되었습니다"
"사람과 사람이 대면하는 신뢰의 형태에서 온라인에서 리뷰나 영상을 통한 신뢰의 형태로 바뀌었습니다."
"까다로워진 소비자들은 브랜드와 플랫폼이 믿을 만한지 계속해서 검증하고 싶어 하고 방법을 만들어냅니다"
"그 예로 유튜브나 SNS에서 자신들이 직접 써본 후기나 영상을 올리고 있습니다"
나는 그녀의 말에 맞는다고 생각했지만 물어볼 말이 생각났다.
"조민정 님의 의견에 공감합니다"
"하지만 뒷거래를 통해 거짓 상품평도 늘어났다는 사실입니다"
"얼마 전 뒷 광고가 그 예를 보여주죠"
조민정은 고개를 끄덕인다.
"2020년 8월 유튜브 인플러언서계를 흔들었던 사건이 바로 뒷 광고 논란이죠"
"시원님이 말한 데로 핵심은 인플루언서가 구독자들의 '신뢰'를 배신했다는 것에 있죠"
"사람들이 가장 분노한 지점이 바로 '내 돈 내산'이라는 키워드를 더럽혔다는 것입니다"
"유튜브의 광고성 콘텐츠가 늘어나는 시점에서 사람들은 진짜 리뷰를 원했어요"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내 돈 내산'이라는 말에 여기서 탄생했죠"
"체험단과 협찬이 넘쳐나는 플랫폼에서 사람들은 '내 돈 내산'의 후기의 진정성을 어필해왔어요"
"'내 돈 내산'은 진심으로 사랑을 담아 제품을 분석하고 애정 하는 마음으로 구체적인 간증을 하는 키워드인 겁니다"
"그러기에 유명 유튜버의 '내 돈 내산'을 건 콘텐츠는 더 신뢰를 했습니다"
"하지만 뒤 광고라는 기업들의 유명 유튜버의 잠식은 소비자들로 하여금 분노를 일으켰습니다"
"이제 신뢰는 '내 돈 내산'을 했는지를 검증하기 시작했습니다"
"갔다 온 영수증 리뷰나 구글맵 리뷰'를 통해 실제 돈을 내고 구매한 소비자들의 후기를 통해 정보를 검증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교차 검증을 하며 검증된 개인을 기준으로 삼지 않고 객관적이고 확실한 기준을 원하고 있습니다"
"코로나로 비대면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신뢰할 수 있는 기준'은 그 자체로 중요한 판단의 요소가 되었죠"
"이 시대의 진정성은 정직함에서 시작합니다"
"진성성을 흉내 내거나, 어설프게 포장하려는 시도는 금방 들키고 말기 때문에 '솔직한 인간'이 되어야 하며, 그 '솔직함'을 충분히 증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조민정의 이야기처럼 인간 사회에서 신뢰는 어떤 시대가 오든 간에 중요성은 점차 커질 것이다.
운동을 매일 인증하거나 독서를 인증하는 형태가 생겨나고 그것을 본 사람들은 자신의 인증에 신뢰를 보낸다.
코로나로 인해 신뢰의 역할은 가속화되어 더 절실히 우리 사회에 파고들었다.
잠시 조용해진 분위기다.
그 분위기를 깬 건 보라색 체크 줄무늬 잠옷을 입은 구지원이었다.
"전 도시에 대해 말해볼까 합니다"
"코로나 이전에는 대한민국 사람들의 최대 관심사는 여행이었어요"
"부동의 1위였죠"
"하지만 작년에는 2위로 떨어졌어요"
"그 이유를 아시나요?"
나는 그녀를 보며 말했다.
"코로나로 해외여행을 할 수 없어서요"
그녀는 가볍게 손뼉을 치며 말했다.
"맞아요"
"여행에 제한이 걸렸기 때문이죠"
"더 재미있는 것은 2,3위였던 '맛집', '카페'등이 1위로 올라온 것이 아니라 줄곧 10위였던 '쇼핑'이 치고 올라왔다는 사실입니다"
"코로나 시국에 맛집, 카페를 가서 인증하는 것이 눈치 보이지만 사실 중요한 심리적 변수가 있죠"
"바로 '죄책감'입니다"
"떳떳이 올리지 못할 바에야 계획된 것을 취소하는 쪽은 선택한 거죠"
"특히 여행은 해외에서 국내로 빠르게 전환되었죠"
"작년 한 해 제주도는 가장 인기 있는 여행지였습니다"
"그 이유는 가장 이국적이자 로컬의 정취를 가진 곳이기 때문입니다"
나는 그녀가 무엇을 말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조심스럽게 물어보았다.
"제주도로 사람들이 여행을 많이 간 건 뉴스를 통해 들었습니다"
"지금 코로나 2.5단계에 카페나 음식점의 영업제한이 있고 거기에 따른 사람들의 두려움도 순위를 떨어뜨린 것 같은 생각도 듭니다"
"오프라인 매장은 점점 손님이 줄어들고 온라인 매장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건 주위를 잠시 둘러보면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구지원 님이 이야기하신 도시와는 어떤 관계가 있는지 잘 모르겠어요"
"도시의 어떤 부분을 알아야 할까요?"
내 질문에 구지원은 대답한다.
"도시의 스민 색깔, 시원님만의 로컬리티를 알아야죠"
"내가 사는 지역은 어떤 느낌일지..."
"내 브랜드는 어느 도시와 어울리는지..."
"내가 사는 곳에는 어떤 심상이 있는지?"
"우리 지역만의 이미지, 우리 브랜드만의 로컬리티가 필요한 시대입니다"
"지방에 사는 사람들의 '서울 느낌'은 트렌디하고 남들보다 앞서가며 유행을 선도하는 것들 앞에 있죠"
"하지만 서울에 사는 사람들이 느끼는 '서울 느낌'은 지하철에서 문득 시야가 밝아 고개를 드니 한강이 보일 때, 퇴근 후 택시를 타고 집에 가는데 불 켜진 광화문의 빌딩들이 창밖으로 스쳐갈 때, 남산 타워나 경복궁 같은 서울을 대표하는 상징물을 보았을 때 서울스럽다고 느낍니다."
"서로 다른 관점이 보이는 건 서울에 살고 있는 많은 사람들은 단순' 거주자'가 아닌 '생존자'이기 때문입니다."
"서울의 이미지는 '보통의' 서울 사람을 대표하진 않습니다"
"우리가 국내 여행지를 간다고 해도 거기에 생존자로서 살고 있는 사람들과의 느낌은 다릅니다"
"코로나로 인해 그 느낌은 점점 더 크게 느껴질 겁니다"
"한마디 더 하자면 코로나로 감정은 예민해지고 감각은 둔해진 지금 우리에게 오감을 깨우는 여행이 필요합니다."
구지원은 나를 보며 목 인사를 가볍게 했다.
나도 목 인사로 답례하고 백경혜를 보며 말했다.
"백경혜 님 , 아까 코로나 때문에 집이 변했다고 말씀하셨는데 좀 더 자세히 알고 싶어요"
백경혜는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시원님은 제 이야기 끝에 오셔서 못 들은 거 같으니 한 번 더 말할게요"
"코로나로 인해 집에서 증가한 장면은 무엇이 있을까요?"
"온라인 장 보기, 집 꾸미기, 홈 피트니스, 그리고 집에서 회사일도 증가했지요"
"집의 역할은 더 이상 안락한 장소가 아니라 의무의 집, 휴식의 집, 놀이의 집이 되었어요"
"의무의 집은 24시간의 의식주로 바뀌어 버린 것을 의미합니다"
"회사를 집에서 하고 아이는 학교 대신 집에서 온라인 수업으로 대체를 하면서 아침부터 잠들기 전까지 집안일을 끊임없이 해야 하죠"
"거기에 맞추어 기업들은 발 빠르게 새로운 상품들을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작년 한 해에 식기세척기, 로봇청소기, 건조기 등과 같은 전자제품이 많이 팔렸던 것은 이 때문입니다"
"집 밥 또한 빠르게 변해가고 있습니다"
"마트나 온라인에서 음식점에서 접할 음식들을 집에서 먹기 편하게 만들어 놓았습니다"
"우리는 손쉽게 물만 붓고 끓이거나 전자레인지에 돌리기만 하면 되죠"
"코로나로 하루 세 끼를 집에서 해결해야 하기 때문에 요리를 직접 하는 자취생이 늘었습니다"
"휴식의 집은 나만의 공간의 필요성을 느끼게 했습니다"
"아무리 가족이 소중해도 휴식만큼은 방해받고 싶지 않기 때문에 자기만의 공간이 더 절실해졌습니다"
"작년 한 해 인테리어나 소소한 집 꾸미기가 붐이 일어났어요"
"올해도 이 현상은 계속되겠죠"
"게다가 카페처럼 커피 머신이나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향도 몇 배의 성장을 이루었고 수면과 반려 식물처럼 자신을 위한 소비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같은 공간이지만 나만의 공간을 꾸며 휴식의 진정한 의미를 찾아가고 있습니다"
"놀이의 집은 대표적으로 콘텐츠를 즐기는 데 있습니다"
"가족 안에서 각자 유튜브를 보는 장면은 어디서나 볼 수 있습니다"
"영상뿐만이 아닙니다. 특히 한 건 독서에 대한 언급이 코로나로 좀 더 가속화되었습니다"
"사람들은 글을 쓰면서 미처 몰랐던 자신을 발견하기도 하고 놓치고 있던 소소한 행복을 재발견하기도 합니다"
"하루의 일상이나 생각을 글로 표현하는 것은 자신을 알아가는 것은 물론 코로나가 몰고 온 심리적 불안감을 극복하는 루틴이 되고 있습니다"
나는 백경혜의 말에 눈이 번쩍 뜨였다.
"제가 꿈 백화점에 간 이유는 저를 찾고 싶다는 이유였습니다"
"백경혜 님의 말대로라면 전 코로나로 심리적 불안감을 극복하기 위해 글을 썼던 것이군요"
"그것이 진정 맞는다면 어느 정도 해결점이 보이네요"
"하지만 제가 글을 쓰면서 저를 찾고 싶은 이유는 그것만이 아닐 겁니다"
"코로나 이전에도 저는 늘 그것을 찾고 싶었거든요"
백경혜는 말한다.
"물론 이것이 정답이 될 순 없어요"
"하지만 시원님이 글을 쓰는 것에 가속도를 붙인 건 코로나 때문일 겁니다"
"점점 더 나를 찾고 싶다는 불안감이 시원님을 몰아세운 건 아닐까요?"
나는 그녀의 말에 어느 정도는 맞는다고 생각했다.
그때 정석환이 말한다.
"시원님 손에 든 꿈 상자는 어떤 건가요?"
정석환의 말에 손에 든 꿈 상자를 보여주었다.
"꿈 백화점에서 모태일 님이 자신이 아끼는 거라며 주었습니다"
"잘하면 나를 찾을 수도 있다고 하면서요"
내 손에 들려있는 꿈 상자의 제목은 '연금술사'였다.
정석환은 놀라며 말했다.
"그걸 어떻게 구하셨나요?"
"시원님이 들고 계신 상자는 '전설의 꿈상자'랍니다"
전설이란 말에 놀라 되물었다
"전설의 꿈 상자요?"
정석환은 머리를 쓱 올리며 말했다.
"네, 아주 오래전에 누군가가 만든 꿈 상자입니다"
"시원님도 알다시피 꿈 상자가 오래되면 흑백이 되잖아요"
"하지만 '연금술사'의 꿈 상자는 오래되어도 흑백으로 변하지 않지요"
"게다가 거기에는 아주 중요한 비밀이 숨겨져 있다고 해요"
"들리는 소문에 누군가는 보물지도가 , 누군가는 인생역전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숨겨져 있다고 하죠"
난 놀라며 말했다.
"이런 건 줄 몰랐어요"
"정말 이 꿈 상자에 내가 바라던 것을 만났으면 좋겠어요"
내손에 들려있는 꿈상자를 보았는데 빛이 났다.
주위에 있던 사람들이 격려를 한다.
"시원님이 원하던 것을 꼭 찾을 겁니다"
"힘내세요"
"파이팅"
백경혜가 자리에서 일어나 말한다.
"이제 잘 시간이네요"
"오늘 푹 주무시고 내일 활기차게 시작합시다"
"네"
"안녕히 주무세요"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나도 손을 흔들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오늘 참석하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들과 인사를 하고 '연금술사'의 꿈 상자를 기대하며 자리를 떠났다.
뉴스에서 흔히 하는 말이 있다.
세상을 둘로 나눈다면 코로나 이전과 이후라고...
2021 트렌드 노트는 코로나로 일상의 변화를 알려주었다.
코로나는 우리 사회를 송두리째 바꾸어 놓았으며 미처 적응하기도 전에 너무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2021 트렌드 노트에서는 작년 한해 변해버린 일상을 집, 도시, 일상, 관계, 신뢰, 사고, 디지털, 소비자의 행동 방식을 주제로 쓰여있다.
무엇이 변했고 앞으로 우리가 해야할 일은 무엇일까?에 대한 자신의 정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작년처럼 무방비에 노출되고 아무것도 모른다는 변명은 이제 통하지 않는다.
벌써 1년이란 코로나의 경험치가 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코로나 일상이 되어버린 지금, 자신의 주위 변화를 면밀히 관찰해야 한다.
다음 서평은 '연금술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