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술사

파울로 코엘료

by 시원시원
출처 - 시원시원


상상을 기반으로 하는 대화식 서평입니다.


등장인물

시원시원, 연금술사, 산티아고



달러구트 꿈 백화점에서 그들과 헤어진 후 집으로 돌아갔다. 침대에 누워 모태일이 준 꿈 상자를 열었다. 하얀 구름 같은 것이 상자 밖으로 나왔다. 몸 주위로 몰려오더니 나를 감싼다. 그 포근함에 잠에 빠져들었다.

어느 사막 한가운데 내가 서있었다. 뜨거운 열기에 입술이 타들어갔다. 걸을 때마다 푹푹 들어가는 모래 덕에 내 체력은 한계에 도달했다. 입술은 갈라지고 거기에서 나온 피마저 금세 딱쟁이로 변했다.

하늘에 매 한 마리가 나의 주변을 돌고 있었다. 그 매를 보며 생각했다.

"내 주위만 빙빙 돌고 있으니"

"저놈은 내가 빨리 쓰러지길 바라겠지"


얼마나 더 걸어야 될지 모른다. 지금 나는 사막을 걷고 있고 뜨거운 열기에 고통스럽다. 주위에 온통 모래 언덕이 보일뿐이다. 고통보다 보이는 것이 나의 의지를 꺾어놓았다.

무릎을 꿇었다. 더 이상 서있기가 힘들었다. 차라리 빨리 죽어 매의 먹이가 되고 싶었다. 내 몸은 모래 바닥을 향해 부딪혔다. 입속에 모래 알갱이들이 들어왔다. 하지만 뱉을 힘조차 남아 있지 않았다. 눈이 서서히 닫혀 갔다.


촉촉한 액체가 갈라진 입술 사이를 통해 입안으로 흘렀다. 피 딱지 때문이진 비릿한 액체가 목구멍으로 들어왔다. 아무도 들을 수 없는 신음소리를 내며 눈을 떴다. 눈에 모래가 들어가 흐릿했다. 안개 넘어 검은 형체가 보였다. 그 형제는 자신의 무릎에 내 머리를 올려놓았다. 가죽으로 만든 수통을 열고 물을 내 입에 천천히 흘려 넣는다. 물은 내 몸 구석구석으로 퍼진다. 힘을 잃었던 팔과 다리에 에너지가 생겼다. 눈 안쪽에 촉촉함에 생기자 흐릿했던 시야가 밝아 온다. 서부영화에서나 나올법한 검은 모자와 검은 옷을 입은 남자가 보였다. 그 남자 어깨에는 아까 하늘에서 내가 죽기만 바랬던 매가 앉아있었다. 순간 움찔했지만 아직까지 몸은 내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이 사막에 자네 같은 사람은 처음이네"

"피부에 고스란히 노출된 옷을 입고 신발도 없이 사막을 걷다니"

"자네 죽을 작정이었나?"

나이 지긋한 사람이 내 몸을 보며 말했다. 사막에 잠옷 차림이라니 내가 생각해도 이상했다. 꿈이라 확신했는데 너무 생생했다. 열기, 고통, 모래의 따가움과 까실 거림 그리고 비릿한 피 맛까지 현실보다 더 현실처럼 느껴졌다. 그런 나의 모습을 보았으니 그도 꽤나 놀란 모양이었다.

"저도 모르겠습니다"

"정신을 차려보니 사막 위에 걷고 있었고 당신의 매는 내 머리 위에 날아다녔습니다"

"다시 정신을 잃고 나니 지금 내 눈앞에 당신이 보이는군요"

" 당신은 누군가요?"

그는 나를 천천히 일으켜 세웠다.


누워있을 때 보지 못했던 말 한 마리가 옆에서 모래를 파고 있다. 움푹 패어 구덩이가 만들어졌지만 주위에 모래들이 그 속으로 채워진다. 아무리 파도 구덩이가 생기지 않자 말은 화가 난 듯 입에서 뜨거운 숨을 내뱉는다.

"히이잉!~~"

다른 사람이라면 말의 행동에 시선이 갈 것이다.

하지만 연금술사는 늘 겪는 일이듯 신경 쓰지 않았다.

"어제 꿈을 꾸었지."

"너를 만나는 꿈"

"그 꿈은 예전에 산티아고라는 양치기를 만났을 때와 같았네."

"산티아고 양치기를 아는지 모르겠지만 말이야"

"아무튼 아침에 너를 찾기 위해 서둘러 매를 하늘로 날려 보냈어"

"매의 시력이 대단하다는 것을 너도 알 거야"

"매는 너를 보자 하늘에 큰 원을 세 번 그려 나에게 알려주었네"

나는 연금술사의 꿈과 매의 이야기를 믿을 수밖에 없었다.

그의 어깨에 앉자 날고기를 먹고 있는 매를 보며 말했다.

"저도 매를 보았어요"

"제 주위를 보며 날고 있었어요"

"내가 죽기만을 바란다고 생각해서 욕을 퍼부었는데, 생명에 은인이었네요"

고맙다는 표현으로 매의 등을 쓰다듬어주었다.

그는 동쪽의 하늘을 가리켰다.

"모래 폭풍이 올 것 같군"

"어서 오아시스로 가세나"


연금술사는 말의 고삐를 잡고 올라탄다. 그제야 말은 모래 구덩이를 파는 것을 멈췄다. 그가 내민 손을 잡고 말에 올라타 그의 뒤에 앉았다. 말은 연금술사와 나를 태우고 모래언덕을 사뿐히 내려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사막과는 어울리지 않는 야자나무숲이 보였다. 끝없이 펼쳐진 야자나무숲 안에 수많은 우물과 천막들이 보였다. 연금술사는 자신이 거주하는 천막으로 말을 몰았다. 오아시스 거리를 넋을 잃고 바라보는 있는데 회색 천막에 앞에 말이 멈춘다.

"다 왔네, 내리게"

그의 짧은 말 한마디에 말의 등에서 뛰어내렸다 그도 나를 따라 사뿐히 내려왔다. 말은 익숙한지 천막 안으로 들어간다. 뒤를 따라 그와 내가 들어갔다. 그는 소가죽으로 덮여 있는 나무 의자를 가리키며 말한다.

"여기 앉게나"

"감사합니다"

그의 배려에 인사를 하고 앉았다. 오래된 가죽 냄새가 진하게 풍겨 왔다.

"자네 이름은 무언가?"

"시원이라 합니다"

"당신은 연금술사인가요?"

"그렇다네"

그는 검은 머리 두건을 벗었다. 긴 흰색 머리가 검게 그을린 얼굴과 조화를 이루었다. 그가 풍기는 느낌은 마치 오로라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

"통성명도 하였으니 자네가 원하는 걸 말해보게"

그의 말에 꾸밈없이 대답했다.

"제 자신을 찾고 싶습니다."

연금술사는 손가락으로 나를 가리켰다.

"지금 여기 서 있는 것이 자네가 아닌가?"

"그런데 자네를 찾겠다는 것인가?"

그가 날 떠보는 것 같았다. 단호하게 대답했다.

"당신도 그 의미가 아니라는 것은 아실 겁니다"

"어찌 그런 질문을 하시는지요?"

그는 어깨를 들어 올렸다.

"그 의미가 어떤 의미인가?"

"난 도무지 자네의 의미를 모르겠네"

그가 자꾸 시험하는 것 같아 기분이 좋지 않았다. 입술을 비쭉 내밀고 고개를 돌려 말했다.

"말 그대로 날 찾고 싶은 겁니다."

연금술사는 그런 내 모습을 보며 웃는다.

"하하하"

"자네 지금 모습이 영락없는 아이, 일세 그려~~"

"예전에 자네와 같은 사람이 있었다네"

"사막에서 산티아고 양치기라 내 말했네만.."

"기억하는가?"

그의 물음에 대답했다.

"산티아고 양치기가 누구인지 모르겠으나 기억하고 있습니다"

연금술사는 양손을 깎지를 끼었다.

"그는 보물을 찾고 싶어 했다네"

"결국 보물을 찾았고 부자가 되었지"


그는 예전 일을 회상하는 듯 천막 위를 쳐다보았다. 도대체 산티아고가 누구길래 그가 그토록 애정을 품는지 궁금했다.

"산티아고가 누굽니까?"

"양을 기르는 것을 천직으로 알고 사는 양치기라네"

"양이 전부였고 자신이었지"

"그런 양치기 산티아고는 자신의 양을 팔아 보물을 찾고 싶어 했다네"

"생전 가보지 못한 곳에 가서 양을 판 돈을 몽땅 사기당하기도 했지"

"상상해보게, 낯선 곳에서 사기를 당해 빈털터리가 된 모습을 말이네"

그의 말에 눈을 감고 상상을 해 보았다. 상상만 했을 뿐인데도 두려워 내 심장이 빨리 뛰었다.

"무섭네요"

"산티아고도 처음엔 두려워했지"

"자신의 전 재산을 팔아 낯선 땅에서 그런 일을 겪을 거라고 상상도 못 한 일이 벌어졌으니"

"하지만 산티아고는 절망하진 않았어"

"이 세상에는 위대한 진실이 있거든"

"그 진실이 무엇인지 아는가?"

그의 물음에 선뜻 대답할 수 없었다.

"무언가를 온 마음을 다해 원한다면, 반드시 그렇게 된다는 거야"

"무언가를 바라는 마음은 곧 우주의 마음으로부터 비롯된 때문이네"

"우리가 소망이라 불리는 것도 우주의 마음인 거야"

그의 말에 공감한다. 무언가를 바란다는 건 자신의 목표가 있다는 말이다. 목표가 없는 삶은 망망대해에 바람을 잃은 돛단배 같은 거다.

그는 말을 이어갔다.

"산티아고는 다른 세상에 와 있음을 깨달았다네"

"그래서 더 이상 슬프지 않았지"

"오히려 행복함을 느꼈어"

"그에게는 보물을 찾겠다는 목표가 있었으니깐"

"우주는 그의 마음을 잘 알았지"

"우연히 크리스털 가게에 들러 가게 주인을 만나게 되어 점원으로 일하게 되었다네"

"정말 우연일까?"

"시원 자네 생각은 어떠한가?"

연금술사는 나의 대답을 기다렸다.

"제 생각을 물어보신다는 건 우연히 아니라는 말이군요"

"저도 그렇게 생각은 했지만 그 당시라면 우연히였을 것 같아요"

"보통의 사람들은 우주의 힘을 모르니까요"

"저 역시도,,,,,"


연금술사는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난다. 자신의 어깨 위에 매가 아직도 있다는 사실을 이제야 눈치를 챈 모양이었다. 매를 새장에 넣어고 다시 자리에 앉았다.

"그럴지도..."

그는 나지막한 소리를 내었다. 그의 천막은 고요하고 신비로워서 작은 소리도 바로 옆에서 말하는 것처럼 들렸다.

"가게 주인과 산티아고는 끌림에 의해 만났다는 것만은 확실하네"

"우리는 그것을 인연이라 불러"

"그 둘의 인연은 일 년 가까이 되는 시간을 함께 보냈지"

"산티아고의 수완 덕분인지 가게는 호황을 누렸고 둘은 돈을 많이 벌었다네"

"산티아고가 사기를 당한 돈보다 더 많은 돈을 말이지"

"산티아고는 일하는 내내 자신의 목표를 잃어버리지 않았어"

"그래서 일 년이 다 된 어느 날 떠날 때가 되었다는 것을 알았다네"

"우주의 힘 때문이지"

나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을 표시했다. 자신의 말에 내 표정이 만족스러운지 미소를 지었다.

"산티아고가 떠나기 전 상점 주인은 그에게 이런 말을 했네"

"자네는 내게 복을 가져다주었어, 그리고 이제 나는 새로운 한 가지를 알았지"

"그건 모든 복이 다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사실 말이야"

"자네는 나에게 큰 부를 가져다주었어 하지만 지금의 내 상태는 이전의 상태보다 더 좋게 느껴지지 않아"

"내가 모든 것을 가질 수도 있다는 걸 알게 되었지만 정작 그것들을 원하지 않으니 말일세"

"시원 자네는 그의 말이 이해가 되나?"

연금술사의 몸이 점점 앞으로 나오는 것을 보아 이번에도 나의 대답이 궁금한 모양이었다.

"내가 어떤 것이든 가질 수 있지만 그것을 원할 때에만 행복하다는 의미인 것 같습니다"

"그렇다 해도....."


머리로는 이해를 하지만 아직까지 가슴으로는 누군가의 도움을 바라고 있는 것 같아 말끝을 흐렸다.

아마 연금술사는 이런 나의 마음을 알았겠지... 그는 손으로 머리를 쓸어 넘긴다. 사막에 있을 때도 보았지만 하얀 머리카락에 군데군데 있는 검은 머리카락이 멋스러워 보였다.

"사람들은 모른다네"

"모른다니... , 무엇을 말입니까? "

"자신은 언제든 원래의 자리로 돌아갈 수 있다는 사실을 말이야"

"그게 무슨 뜻인지요"

"잘 생각해 보게나"

"우리는 새로운 일을 할 때 자신의 변화를 원한다네"

"그런데 변화는 쉽게 다가오지 않지"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일을 중도에 포기하고 원래 모습으로 돌아가네"

"그러고는 이것밖에 할 수 없는 자신을 원망하지"

"하지만 산티아고는 달리 생각했네"

"어떻게요?"

"그는 언제든지 자신이 양치기로 돌아갈 수 있음을 알았다네"

"자신이 원한다면 본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으니 새로운 세상을 향해 거침없이 나아갈 수가 있지"

"그 차이를 알겠나?"

나는 연금술사의 말을 곰곰이 생각했다. 내가 원한다면 원래의 모습으로 언제든 돌아갈 수 있다. 그 마음가짐이 새로운 변화를 일으킨다. 지금의 모습은 내가 원하는 모습이 아니다. 그러니 난 변화해야 한다. 내가 원하는 새로운 모습으로,,,

"내가 원하는 것과 원하지 않는 것의 차이군요"

"잘 이해했네"

연금술사는 흐뭇한 미소로 나를 쳐다본다.

"자신의 원래의 모습이든 미래의 모습이든 얼마나 원하는지가 중요하다네"

"사람들이 지금의 모습을 괴로워하는 건 자신이 마음을 먹는다면 언제든 지금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사실은 모르는 데 있지"

"지금의 모습을 인정하고 언제든 원한다면 돌아갈 수 있다고 믿게나"

"그러면 새로운 모험을 즐기는데 더 이상 지금의 모습이 자신을 괴롭히지 않지"

"자신의 꿈에 가까이 다가가면 갈수록 자아는 더욱더 살아가는 진정한 이유로 다가오는 거라는 사실을 명심하게나"

"네 명심하겠습니다"


연금술사 옆 조그만 화로 위에 주전자가 하얀 연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그는 새장 뒤에 있는 선반에서 크리스털 컵을 가지고 왔다. 오묘한 색깔이 황홀하게 느껴졌다. 주전자를 들어 크리스털 컵에 김이 나는 하얀 액체를 따랐다. 양젖이었다. 나에게 한 잔을 건네주고 자신이 먹을 컵에 양젖을 담았다.

그가 건네 양젖이 컵을 통해 내 입으로 전해져 왔다.

양젖 한 모금이 온몸에 퍼진다. 따뜻함과 고소함도 좋지만 천막에 그와 함께 있는 이 순간의 느낌이 좋았다.

"양젖이 마음을 편하게 할 줄은 몰랐네요"

나의 말에 연금술사는 눈을 감는다.

"눈을 감아보게나"

"그러면 지금 느끼는 그것이 배가 되어 온다네"

그의 말대로 눈을 감고 양젖 한 모금을 마셨다.

고소함이 온몸 구석에 퍼지는 것을 자세히 느낄 수 있었다.

눈으로 보고 귀로 듣는 것을 막으면 다른 감각들이 더 민감해져 반응한다.

따뜻한 양젖에 연금술사와 나는 잠시 각자의 시간을 가졌다.

넓은 초원에서 양과 함께 있는 산티아노를 상상을 했다. 그 옆에 그를 바라보고 있는 나를 보았다.

그는 행복해 보였다. 자신이 하는 것에 어떠한 두려움도 없었다.

이런 상상을 하니 내 입가에 저절로 미소가 번졌다.

나의 상상과 침묵을 깬 것 연금술사의 한마디였다.

"산티아고 이야기를 마저 해볼까"

연금술사는 입 주위에 묻은 양젖을 옷소매로 닦으며 말했다.

"산티아고는 보물을 찾기 위해 크리스털 가게에서 나와 사막 행렬에 합류하네"

"거기서 나를 차는 영국인도 만나고 낙타 몰이꾼도 만나네"

"그는 그들과의 대화에서도 많은 깨달음은 얻지"

"우리들이 두려워하는 것은 목숨처럼 현재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들을 잃는 일이란 것을 말이야"


며칠 전 중년의 여자가 내 매장에 찾아온 일이 떠올랐다.

처음에는 상품에 관심이 보이던 그녀는 매장에 전시된 주식 관련 책을 보며 나에게 물었다.

"사장님도 주식하시나요?"

그녀의 물음에 대답했다.

"네, 얼마 전에 시작했습니다"

"어떻게 주식을 관리하시나요?"

난 그녀가 관심을 보인 책을 꺼내며 말했다.

"이 책에 있는 내용대로 합니다"

"일단 사고 다시 매입 때까지는 주식을 보지 않아요"

"매일 주식을 보며 마음이 흔들리잖아요"

내 대답에 그녀는 자신이 있었던 일을 말한다.

그녀는 남편을 따라 주식을 했다. 그때 그녀는 주식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다. 그저 남편이 사라고 하면 살 뿐이었다. 그래서였을까? 주식의 등락이 그녀의 마음을 흔들지 못했다. 그녀는 꽤 많은 돈을 벌었다. 이때부터 주식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이제는 직접 주식을 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주식을 몇 달을 가지고 갔다. 장기투자는 아니고 중단기 투자였다. 하지만 매일 보는 주가는 그녀의 마음을 조급하게 만들었다. 결국 손해를 보고 주식을 팔았다. 손해를 본 그녀는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녀의 주식투자는 단타로 변했다. 무엇보다도 손해를 돌려놓기 위해 대출까지 받으면서 단타 투자에 열을 올렸다. 하루에 100만 원도 벌었다고 자랑 아닌 자랑을 나에게 말했다. 그녀의 단타 투자는 하루에 몇 번을 주식을 사고팔았다. 그녀의 마음은 주가의 등락에 갈피를 못 잡았다. 결국 대출금의 반을 날렸다. 그녀는 처음으로 돌아가고 싶어 했다. 주식을 모르던 그때가 좋았다고 말했다. 우리가 두려운 건 가지고 있는 것을 잃는 것이다. 원금을 찾고 싶어 했던 그녀처럼 말이다.


연금술사는 말을 잇는다.

"사람들은 저마다 자기 방식으로 배운다네, 저 사람의 방식과 내 방식이 같을 수는 없어"

"그들의 방식을 추구하다 보면 큰 벽에 부딪히는 날이 오지"

"아마 시원 자네도 알 거라 생각하네"

그의 말에 나는 대답했다.

"네, 알고 있습니다"

"예전에 그런 실수를 범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전문가에게 내 모든 것을 맡겨 한동안 고생을 했었죠"

그때 생각을 하니 나 자신이 실망스러웠다.

실망스러운 표정 본을 연금술사가 말했다.

"지금 현재 살고 있는 것은 과거가 아닌 지금의 자네이니 괜찮네"

"사람들은 과거는 추억이라 생각하고 미래는 희망이라 생각하지"

"물론 그게 나쁜 것은 아냐"

"하지만 현재의 마음에 흔들림을 가져온다면 좋은 일은 아니란 말이네"

"우리는 지금 과거를 사는 것도 미래를 사는 것도 아니지"

"우리는 오직 현재만이 있고, 현재만이 우리의 유일한 관심거리임을 잊지 말게"

"만약 시원 자네가 영원히 현재에 머무를 수 있다면 자넨 진정 행복한 사람이 될 걸세"

그의 말에 예전에 읽은 '지금 이 순간을 살아라'가 생각났다.

저자 에크하르트 톨레는 말한다.

"지금 이 순간을 책임지지 않는다면 삶에 대한 책임도 회피하는 것이다"

"삶을 발견할 수 있는 유일한 곳은 바로 지금이기 때문이다"

현재에 충실하되 머물러서는 안 된다. 그것은 과거의 삶을 사는 것과 같다.

산티아고가 현재로 돌아갈 수 있다는 말은 지금의 자신보다 더 나은 모습으로 돌아간다는 말이다.


연금술사는 말을 이어갔다.

"산티아고는 사막에서 만난 연인이 파티마와 헤어지기 싫어 보물 찾는 것을 포기하려 했네"

"난 그에게 이런 말을 했어"

"이 세상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이 세상보다 더 완벽한 세상의 존재를 보증해 주는 것이지"

"신은 눈에 보이는 것들을 통해 너의 영혼의 가르침과 경이로운 지혜를 깨달을 수 있게 하기 위해 이 세상을 창조하셨네"

"그것이 바로 내가 '행동'이라고 부르는 것일세"

"'행동'이라 하셨나요?'

"예전에 '실행이 답이다'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었습니다"

"실행을 통해 모든 것을 얻을 수 있다고 합니다"

"저자의 말에 공감했지요"

"하지만 새로운 실행을 하기란 어렵더군요"

"그건 다 자네의 마음에 위해서네"

"산티아고에게 이런 말도 했지"

"마음이 부리는 술책과 꾀를 알게 되면 있는 그대로의 마음을 받아들일 수 있네"

"그러면 자신이 하는 새로운 일에 두려움은 가시고 되돌아가는 마음은 사라지지"

"우리가 때때로 불평하는 건, 우리가 인간의 마음이기 때문이야"

"인간의 마음이란 그런 것이네"

"인간의 마음은 정작 가장 큰 꿈들이 이루어지는 걸 두려워하지"

"자신이 그걸 이룰 자격이 없거나 아니면 아예 이룰 수 없으리라고 생각해서야"

"고통 그 자체보다 고통에 대한 두려움이 더 나쁜 거라고 시원 자네의 마음에게 일러주게"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연금술사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시원 자네 떠나야 할 시간이군"

"오늘 대화가 자네가 원하는 대답이 되길 바라겠네"

그가 말하자 내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흐려지기 시작했다.

연금술사와 말 그리고 새장 속의 매는 어느새 흐릿하게 변해가고 있었다.

"조금만 더 가르침을 주실 순 없나요?"

나의 물음에 그는 대답한다.

"그대 자신을 절망으로 내몰지 말게, 그것은 그대가 그대의 마음과 대화하는 걸 방해만 할 뿐이니"

"꿈을 이루지 못하게 만드는 것은 오직 하나, 실패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일세"

"무엇을 하는가는 중요치 않네"

"자네가 원하는 것을 하게"

"자네를 찾고 싶은 면 자네를 보게"

"자신을 순수한 마음으로 관찰하라는 말이네"

"자신의 마음, 행동 하나하나를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면 원하는 답을 찾게 될 걸세"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나의 외마디와 함께 모든 것이 사라졌다.

연금술사도 매도 말도 천막도 오아시스도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어두운 천장이 보였고 난 잠에서 깼다.

연금술사의 마지막 말을 잊지 않으려 여러 번 되뇌었다.

"나의 마음을 관찰하자"

"나의 행동을 관찰하자"

"내 모든 것을 관찰하자"



다음 서평은 왓칭입니다.

자신을 관찰하면 모든 것이 이루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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