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결심으로 맞는
3월이다. 학교를 다니던 시절에는 학기의 시작이었기 때문에 당연히 변화가 많던 달이었다.
새로운 교실 새로운 과목, 새로운 친구들, 새로운 교재. 그리고 새로운 듯 조금은 따스하게 다가오는 공기까지.
모든 것들이 가슴을 설레게 했기 때문이다.
직장을 들어오며 그런 건 좀 덜해진 기분이다. 3월이라고 특별히 바뀌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아주 가끔 조직개편이나 리더가 바뀌곤 했지만. 언제든 내 자리를 지켜야한다는 부담감만 늘어나버린 기분이다.
올해도 기어코 3월을 맞게 되었다. 새로운 부담이자 기대가 생겼다.
준비하는 일들이 아주 조금이지만 진전을 보일 때 느끼는 두근거림, 이때까지 쌓아올려온 모든 것들에 대한 불안감.
앞으로 남은 나날들에 더욱 충실할 약속. 따스해질 날씨에 대한 작은 기다림.
이 모든 것들이 뒤섞여 묘한 기분이 든다.
세상에 무엇이라도 남겨야겠다는 결심으로 시작했지만 그 과정은 역시나 불안하고 두렵다.
내 작은 목소리를 듣길 원하는 사람이 있을지, 내 목소리가 가닿았으면 하는 대상에게 외면당하지는 않을지.
그러나 이런 생각을 한 번 할때마다 움츠러드는 걸 느낀다면, 나뿐만 아니라 타인도 그러할 것이다.
이 감정을 내비치지 않고 싶다. 그러나 거짓말은 하고싶지 않다, 그건 내가 제일 못하는 일이다.
불안하지만 이미 꺼내버린 칼 그냥 넣어버리는 일이 없어야 할것이다.
세상에 아주 작은 흔적이라도 남기기 위해 나는 이 칼로 아주 난도질을 해야 할것이다. 그래도 미약하고 모자랄 것이다.
내가 할 일은 생각하고 미친듯이 써내려가고 수십번을 다시 보고. 아주 질려버릴때까지.
흩어진 생각의 날것으로 던지듯 내놓고 싶지 않다. 앞뒤가 꽉 조여진 단단한 상태로 내보이고 싶다.
올해 눈이 내리기 전까지는 결과물을 보고 싶다. 물론 직장생활과 병행하려면 아주 먼길이 되겠지.
어차피 여름에는 밖에 돌아다닐 수 없으니까 아주 집에서 이 작업들에 몰두해 버릴까보다.
목표는 단 하나. 같은 길을 걷고 있는 사람들에게 방향을 보여주고 용기를 주는 것.
그리고 혹시라도 이 길을 기웃거리고 있는 두려워하는 누군가에게 손을 내미는 것.
우리의 목소리는 묻혀왔고 너무 작았다. 이렇게까지 발버둥치지 않으면 전혀 들리지 않았을 정도로.
그러나 동시에 또 어느.때보다 자신있다. 이때까지 없어왔던 일을 하는 것이니까.
내가 제일 잘 할 수 있는 걸로 도전하는 거니까.
나는 해내고 말것이다. 그리고 그 시작은 지금으로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