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짧은 장마
비가 오니, 엄마 생각이 나길래.
비가 오길래, 엄마 생각이 나서 엄마에게 연락을 했다. 비가 오니, 엄마 생각이 난다고.
엄마는 몇달 전에 돌아가신 할머니 생각이 나나보다. 엄마도 자신의 엄마가 보고싶다고 답이 왔다.
엄마는 자신의 엄마를 떠나보낸 허한 마음을 찬앙으로 달랜다고 한다. 몇가지 찬양을 보내주며 들어보라 한다.
가끔은 찬송가처럼 차분하면서 마음을 적셔주는 노래들도 마음에 와닿는다. 세속의 노래와는 다른 무언가가 있는 느낌이다. 가사도 뭔가 모르게 정제되고 다른 힘을 가지고 있는 기분이다.
오랜만에 비가 와서 민망하지 않게 엄마에게 연락할 수 있고, 음악이라는 공통 관심사로 소통할 수 있어 감사한 하루였다.
나도 언젠간 엄마를 떠나보내게 되겠지. 우리에게 몇년의 시간이 남아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 세월을 소중히 여기고 서로를 보듬으며 살아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