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수영일기
수영만이 줄 수 있는 상쾌함과 즐거움
수영일기를 안 쓴지 엄청 오래,
한동안 수영을 못 가다가 7월 들어 다시 부지런히 가고 있다. 새해 결심치고는 꽤 오래 꾸준히 하고 있는 것 같아 뿌듯하다.
벌써 초복도 지난 진짜 여름이다. 한여름날 일을 마치고 해가 뉘엇뉘엇 저물어가면, 수영하러 가는 길에 부는 작은 바람에 상쾌함이 밀려온다. 하루 중에 수영 갈 시간이 가장 기다려지는 계절이 온 것이다.
원래는 접영을 제대로 못해서 물을 세번 차는 실수를 저질렀다. 강습을 통해 접영을 제대로 배우고 나니, 물을 타고 날아오르는 느낌을 받는다. 오늘은 특히나 몸이 가볍게 느껴져, 마치 태평양을 가로지르는 연어 한마리가 된 느낌이었다. 파도를 타고 목표지점을 향해 훨훨 날아오르는 연어말이다!
인간에겐 아가미와 비늘이 없어도 물을 가로질러 해엄칠 수 있는 팔과 다리가 있고, 시야가 넓진 않아도 나아갈 방향을 정확히 볼 수 있는 두 눈이 있다.
우리집 앞에는 엄청 넓은 10차선 도로가 있는데 한번씩 건너편 버스정류장에 가기 위해 이 넓디넓은 대로를 가로질러야한다. 운동을 꾸준히 하고 나니 놀랍게도 이제 이 거대 횡단보도를 달려서 가로질러도 숨이 차지 않는다.
눈으로 보이진 않아도, 분명히 느낄 수 있다. 수영을 통해 하루하루 달라지고 있고, 모든게 훨씬 나아졌다고. 좀만 더 열심히 하면 인생이 바뀌었다고 고백할 수 있을까?아직은 그 경지까진 아니지만 말이다. 아마 조금 더 해보면 그렇게 말할 자신이 생길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