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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ynthia Oct 27. 2019

글쓰는 사람, 그리고 짓는 사람들의 대화

카카오 크리에이터스데이 2019 5일차 - 카카오브런치 <나의 글감>

무슨 일이든 혼자서 할 때보다 함께할 때가 효율이 좋은 편이었다. 어울리기 좋아하는 성격적인 부분도 있고, 여러 명의 사람이 함께 공동의 목표를 향해 달릴 때, 지속할 수 있는 열정을 가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바쁜 일상으로 잠시 잊고 있었던 브런치라는 공간에 다시 글을 올릴 수 있게 해준 것도, 브런치에 글을 쓰시는 작가님들 그리고 브런치에 올라오는 글들을 좀더 보기 좋게, 그리고 또다른 형태로 짓는 여러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바로 #카카오임팩트 #크리에이터스데이 에서 말이다.


노들섬 복합문화공간이라는 장소 또한 한몫했다. 날씨가 쌀쌀했지만 공기는 무척 좋았다. 섬이라는 특성으로 인해 마치 한강 위에 둥둥 떠있는 느낌이었다. 로비로 입장하자마자 케이터링 다과가 준비되어 있었다. 와우 초대받은 것만으로도 감사한데 이런 융숭한 대접이라니! 기분좋은 시작이었다.


노들섬 복합공간에서의 크리에이터스데이 2019
생각지도 못한 케이터링에 감동받았다. 특히 자몽주스가 넘넘 맛있었음

13시 반이 되어 장내 입장이 허용되었다. SNS 인증을 통해 선을 받을 수 있었다. 선착순 30명에게는 프트 포장지에 적힌 키워드를 보고 책을  수 있는 특별한 기회가 주어졌다.

'여성의, 여성에 의한, 여성을 위한'이라는 문구에 끌려 꽤 두툼한 책을 골랐고 살포시 까보니 민음사 버전 <자기만의 방>이었다. 솔직히 예상 범위 내에 있었던 책이지만 보자마자 기분이 너무 좋았다. 받을 사람을 그리며 누군가가 이 책에 대해 설명을 적어놓고 포장했을 생각을 하니.




14시 남짓 강연이 시작되었다. 1부의 시작은 브런치 파트 리더님 오성진 님께서 브런치를 어떻게 운영하셨는지 그리고 현재 개발 진행중인 브런치북이 어떤 형태로 나오게 될지 브리핑하셨다.

상대적으로 후발주자였던 '브런치'라는 플랫폼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4가지 키워드를 가지고 디렉팅하셨다고 한다.

글에 집중하는 플랫폼

출판지원 프로젝트

작가와 기회의 연결

작품을 완성하는 플랫폼, 브런치북

내가 글을 쓰는 이 공간을 꾸리고 만들어가는 분의 말씀을 들으니 신기하기도 하고 열정을 가진 분들이 만들어 나가시는 플랫폼이라는 확신이 들어 앞으로도 쭉 함께하겠다는 각오를 피워올렸다.


연사님들부터 너무 짱짱해서 신청을 안 할 수가 없었던 이번 크리에이터스데이


정문정 작가님께서는 '독자를 덕질'한다는 데 대한 개념을 설명해 주셨다. 잡지를 비롯 콘텐츠를 만드는 일을 하시면서, 어떻게 하면 독자들이 내 글을 더 유용하고, 재밌게 읽게 할 수 있을까?에 대한 진지한 고민에서 우러나온 많은 이야기들을 전달해 주셨다.

독자들이 지금 무엇을 보고, 무엇에 끌려하고, 무엇을 사랑하는지 끊임없이 관찰할 것. 마치 마케팅을 하듯, 더욱 매력적이고 구미를 당기게 하는 글 특히 브런치를 통해 모바일로 소구될 글들이 어떻게 작성되어야 할까? 이를 위해선 특히 제목과 단문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는 팁을 주셨다.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방법>이라는 책을 쓰게 된 과정에 대해서도 설명을 해 주셨다. 장안의 화제가 되었던, 우리 모두가 기억하는 '김무성 노룩패스' 영상을 보시고는 굉장히 마음 아프셨다고 한다. 인터넷에 올라온 짤방 하나로부터 이런 생각을 해내셨다니. 일상에서 접하며 맘에 와닿는 것들 하나하나도 흘려보내지 않고 잘 기록해 두어야겠다. 출산 후 100일이 지나 첫 외출로 크리에이터스테이에 참석하신 작가님의 열정에 뜨거운 박수로 응원을 보냈다.




강이슬 작가님은 특유의 개성으로 좌중을 압도하며 활력과 웃음을 선사하셨다. '새벽두시 글마귀'를 조심하자는 말씀을 남기시며, '새벽갬성'에 취해서 글쓰지 말것, 행여 쓰더라도 맨정신으로 낮에 다시 볼 것을 강조하셨다. 글마귀의 속삭임에 취 끄적거린 경험이 많은 사람으로서, 속으로 많은 반성을 하며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는 결심을 다졌다.


강이슬 작가님께선 특히 '글감'이 없어서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유용할 팁을 남겨주셨다.


이미 가지고 있는 글감

우리가 이미 가지고 있는, 일상에서 보고 느끼고 경험하는, 우리 마음속에 하나쯤은 있는 '썰'을 떠올려보자.

작정하고 찾는 글감

이것은 고등학교 시절 글짓기대회에서 경험하셨던 글감찾기 비법. 정말 뜬금없는 주제 하나를 주고 제한된 시간 내에 글을 짓는 경험이 의외로 도움이 되었다고 하셨다.

힘들게 찾은 글감. ‘뽑자

글을 이왕 쓸 거면, 글감에 대해 최대한 뽕을 뽑자. 지나친 tmi나 셀털이 되지 않는 선에서, 최대한 '나'를 많이 드러내는 글. 내가 묻어나는 글. 나만이 쓸 수 있는 글 글감들을 통해 풀어나가자.


그리고 책 프롤로그에 작성한 <귀뚜라미>라는 시에 얽힌 사연도 정말 눈물겨웠다. 직장에서 인정받지 못하고 외로웠던 시기, 방 안에 들어온 귀뚜라미를 보며 떠올린 시상이라고. 본인은 오글거린다고 하셨지만, 충분히 마음을 울리는 감동적인 시였다.


'글쓰는 사람은 글쓰기를 즐겨야 한다'제언으로 강연을 마무리하셨다.




2부의 첫 섹션으로 브런치 마케터 김혜민님의 모더레이팅으로, 매거진 <B> 손현 님, 브런치 기획자 김진호 님께서 매거진 <B>와 브런치의 협업 프로젝트에 대한 토크 진행되었다. 'Editorship'이라는 다소 진지한 주제로 진행이 되었기에 1부에 비해 엄숙(?)한 분위기였지만. 글을 짓는 사람들이 작가들의 글을 어떻게 바라보고 다루는지, 그리고 그들은 어떤 사람인지 유용한 인사이트를 많이 얻은 시간이었다.

세분의 대화에서 진정 자신의 직업을 사랑하고 작가들의 글을 사랑하신다는 느낌이 뚝뚝 묻어났다. 이런 분들이라면 열심히 써놓았던 글을 믿고 맡겨도 되지 않을까, 하는 확신이 생긴다.

2010년대 초반에 지망하며 그려보'에디터'라는 직업의 상을 세운지 10여년이 흐른 지금 이 시점, 최근의 트렌드를 좇기 위해 노력하는 에디터분들의 노력과 업에 대한 열정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다.


좀 더 자세한 내용을 알고 싶다면 아래 URL로!

잡스-에디터: 브런치북 에디션: https://brunch.co.kr/brunchbook/jobseditor

브런치북 10인의 에디터에게 묻다: https://brunch.co.kr/brunchbook/10editors



<회사체질이 아니어서요>라는 책을 펴내신 서메리 작가님. 개인적으로 가장 뵙고 싶었던 연사님이었다. 사실 우리 중에 '회사체질'인 사람은 100명 중 1명도 안 될 것이다. 99명 쪽에 해당하는 평범한 직장인으로서, 누구도 하지 못했던 이 진솔한 선언을 하신 분 과연 어떤 사람인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5년간 직장생활을 하시다 현재는 퇴사하시고 브런치, 유튜브 등을 통해 컨텐츠를 만들고, 프리랜서 번역 일을 하신다고 한다. 직장인에게 있어 마치 꿈과 같은 존재셨다. 실제론 꿈만같은 삶을 결코 아니겠지만서도, 어떤 계기로 어떤 마음으로 작가이자 번역가 그리고 컨텐츠 제작자의 길을 걷기로 결정하셨는지 궁금했다.


책을 펴낼 때, 편집자님과 이런 대화를 나누셨다고 한다.

Q. 좋은 글은 무엇인가?

A. 자기만의 메시지가 분명하면서도, 독자가 읽기 편한 글이다.

사실 이 답변은 모순되는 지점이 있다. 메시지가 분명한 글은 작가가 전면에 나타날 것이다. 이것이 과하다보면 독자가 부담스러워하거나 불편함을 느끼는 지점들이 생길 수 있다. 그래서 작가의 메시지만이, 혹은 글의 짜임새만이 아닌, 두 가지가 적절히 어우러지는 지점을 찾아야 한다. 이 선을 지키지 못해 충분히 좋은 글임에도 독자와 만나지 못하거나, 혹은 의도와는 다르게 오해를 사는 안타까운 일들도 많다고 한다.


이를 위해 맘에 새겨야 할 원칙.


글을 쉽게 쓰기 위한 공식, 1:1:1을 지키자

1.1 최대한 문장을 나누고: 중문/복문/접속어미 최대한 지양하기.

1.2 문단을 쪼개고: 나중에 합치는 한이 있더라도 문단은 과감히 나누어야 한다.

1.3 글을 나누고: 하나의 글은 하나의 주제만을 향해야 한다.

현재 하시는 번역 일에서 터득한 팁이라고 하신다. 문장과 문단과 글은 하나의 이야기로 수렴하도록, 무조건 분절되고 짧게 쳐내자.


독자를 과대평가 하지도, 과소평가 하지도 말라.

최대한 자세하고 친절히 설명하되, 독자의 수준을 너무 낮게 상정하거나 자만심을 드러내는 순간 독자와의 거리는 그만큼 멀어진다. 이 경계에서 줄타기를 잘 해내자. 작가에 대한 호감을 잃는 순간, 독자는 글을 읽는 것을 '시간낭비'로 생각하게 되며 이러한 평가는 글쓰는 사람이 받을 수 있는 최악의 피드백이라고 강조하셨다.


마지막 제언으로,

한가지 주제에 집중한 담백하게, 분명히 메시지를 드러낸,

선택과 집중을 분명히 하며,

독자를 배려하는 동시에 독자를 무시하지 않아야만

내가 읽고 싶은 동시에 남이 읽고 싶은 글을 만들 수 있다는 말씀으로 마무리하셨다.




임팩트 사업은 당장 돈이 되지도, ROI가 명확한 사업도 아니다. 다만 먼 미래를 보고 씨앗을 심는 일이다. 그리고 임팩트 사업이라는 건 상황이 어렵고 긴급한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이루어진다고 생각했다. 의외로 나같은 사람에게도 이런 기회가 주어지다니 감사하고 좋은 기회였다. 카카오의 임팩트 사업에 대한 호감과 응원의 맘이 생긴 것은 덤이다. 마음은 가볍게, 양손은 두둑하게 돌아갈 수 있어서 더욱 즐거웠다. 특히 드로잉북과 색연필 세트는 곧 떠날 여행에서 유용하게 사용될듯! 앞으로 수많은 크리에이터들의 산실이 될 카카오를 응원하며, 한 명의 브런치 작가로서 더욱 열심히 글을 쓰고 짓겠다는 의지를 불태운다.


귀여운 카카오 이모티콘들과 함께


노들섬의 아름다운 풍경까지 즐길수 있어 금상첨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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