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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민 Dec 13. 2016

거리의 음악가 - 뉴욕여행

뉴욕의 공원과 지하철을 노래로 채우는 사람들

집으로 가는 1호선 지하철 안. 문에 비스듬히 기대어 서 있는데, 안절부절못하는 남녀 한 쌍이 눈에 들어왔다. 서너 정거장이 지나도록 여자아이는 주변을 두리번거리기만 하고 남자아이는 자꾸 눈치를 주는 것 같더니, 지하철 역과 역 사이의 간격이 제법 긴 14 St를 지날 무렵, 이윽고 결심한 듯 여자아이가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듣기 좋고 아름다운 미성이었다. 짤막한 시간을 사용해 노래를 부르고 나면 객차 안을 한 바퀴 돌아야 사람들이 팁을 주는데... 얼마나 쑥스러웠던지 제자리에 서서 노래를 마치고는 재빨리 내려버리고 만다. 난 무려 3달러 준비했는데 말이다.

낯 모르는 사람들 앞에서 노래를 부르고 악기를 연주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실력은 있으되 아직 사람들의 외면이나 호응을 견뎌낼 만큼의 내공을 갖지 못한 초보 음악가들은 조금은 마음이 편한 공원의 광장을 찾는다. 공원에 놀러 나온 사람들 틈에 섞여 혼자 즐기듯 노래를 하다 보면, 수줍게 열어 둔 악기 케이스에는 공연료가 조금씩 쌓여간다.

1달러 지폐를 받고 연주를 한다고 해서 그들의 음악이 1달러짜리는 아니다. 경험 많은 음악가들은 주변의 분위기를 휘어잡으며 연주를 하고, 언젠가 자신이 발매한 앨범 CD도 팔고, 공원 한가운데 아예 그랜드 피아노를 갖다 놓고 라이브 공연을 펼치기도.   

노래에 이끌려 사람들이 모여들고,

모인 사람들의 감흥에 이끌려 악사는 연주를 한다.

뉴욕의 거리에서 함께 만드는 콘서트.

관객은 언제나, 어디에나 있으니까...

뉴욕여행팁 거리의 악사를 만날 확률이 가장 높은 장소는 42nd Street의 타임스퀘어 지하철 역입니다. 플랫폼 안에서도 종종 음악이 울려 퍼지고, 환승구역 중간 부분의 기둥은 상당한 수준급의 연주자만 자리를 잡을 수 있는 공간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날씨가 좋다면, 유니언 스퀘어나 워싱턴 스퀘어 파크, 센트럴파크의 '더 몰'과 '베데스타 테라스'에서도 언제나 연주를 들을 수 있습니다.


글/사진 - [미식의 도시 뉴욕] [프렌즈 뉴욕] 여행작가 제이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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