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시드니여행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시드니오페라하우스 는 실제로 눈앞에서 보았을 때 더욱 웅장합니다. 호주여행을 하는 이상 누구라도 몇 시간씩 그 주변을 맴돌 수밖에 없을 텐데요! 오페라하우스의 탄생 과정과 매력을 사진과 함께 소개합니다.
Top 10 Buildings of the Modern Era
어느 방향에서 봐도 수려한 곡선미와 균형미가 돋보이는 현대건축의 걸작.
이를 구상한 건축가 도 대단하지만, 반세기가 지난 오늘날에도 세련미가 돋보이는 설계를 과감히 채택한 관계자들의 안목 또한 시드니를 위한 기적이 아니었을지.
1957년, 뉴사우스웨일스 정부는 애버리진의 성지였던 베넬롱 포인트에 호주를 대표하는 공연장을 건축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전 세계 32개국 233편의 출품작 중에서 덴마크 출신의 건축가 요른 웃손(Jørn Utzon)의 작품을 채택한다. 부드러운 곡선의 모던한 디자인은 당시로서는 파격이었다. 거대한 지붕의 하중을 감당할 늑골 구조를 구현하기 위해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고, 건물은 착공 14년 만인 1973년 10월 20일에야 완공된다.
이는 원래 계획보다 10년 늦어진 것이었으며, 본래 예산 AU$ 7m을 훨씬 초과한 AU$102m이라는 천문학적 금액이 소요되었다. 요른 웃손은 건축 과정 중에 발생한 불화로 인해 1966년 호주를 떠나게 된다.
조개껍질(Shell)이나 요트의 돛(Sail)을 연상케 하는 오페라하우스의 지붕은 백만 개 이상의 타일(정확하게는 1,056,006개)로 장식되어 있다. 요른 웃손은 이 지붕이 호주의 파란 하늘과 대비되어 보이기를 원했다. 지나친 반사광으로 하늘색처럼 보이지 않으면서도 적당한 광택을 유지할 소재를 찾던 그의 결론은 '세라믹'이었다.
스웨덴의 회가네스(Höganäs, 한국에서는 호가나스로 부르기도 한다) 사에서는 3년간의 연구 끝에 건축가의 의도를 표현해줄 '시드니 타일'의 개발에 성공했고, 조각조각 이어지는 타일은 유려한 곡선을 표현하기에 제격이었다.
오페라 하우스가 빛이나 각도에 따라 흰색 또는 미색으로 달리 보이는 까닭은 이처럼 지붕을 가까이에서 보아야 알 수 있다.
한편, 시드니오페라하우스의 실내는 유칼립투스 나무의 일종인 옐로 박스(Yellow Box, Eucalyptus melliodora)와 브러시 박스(Brush Box, Lophostemon confertus) 목재로 마감했다. 이는 사철 푸르른 호주의 자연을 상징하는 소재다.
메인 로비 전면 유리창은 시드니 하버의 풍경이 파노라마로 펼쳐지도록 설계되었다. 오페라하우스에서 공연을 본다면 인터미션 시간에 음료 한 잔과 함께 이처럼 아름다운 풍경을 접하게 될 것이다.
모두를 위한 문화공간
한가지 더, 요른 웃손은 이곳이 단순히 클래식 애호가만을 위한 곳이 아니라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장소이기를 바랐다. 건축가의 설계 의도에 따라 초기에는 '서핑 영화 전용관(지금은 소극장으로 사용)'이 있어 캐주얼한 복장의 서퍼들이 드나들었을 정도.
요즘도 오페라하우스의 기단부 아래쪽의 노천카페와 레스토랑은 호주인들과 여행객들이 편히 자리 잡고 시드니 하버의 풍경을 만끽하는 복합문화공간의 역할을 다한다.
참고로, 요른 웃손은 1990년대에 들어서야 호주와의 관계를 회복했으며, 1999년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의 추가 건축에 관한 자문역을 수락했다. 그의 설계에 따라 새로운 공간이 지어지고 'Utson Room'으로 헌정되기도 했으나, 그는 결국 세상을 떠날 때까지 자신이 세상에 남긴 걸작의 실물을 직접 확인하지는 못했다.
[TIP] 검은색의 하버브리지와 흰색의 오페라 하우스, 호주의 푸른 하늘과 바다가 이루는 조화. 시드니여행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풍경은 미세스맥쿼리스 포인트에서 가장 완벽하게 감상할 수 있습니다.
글•사진•여행작가 제이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