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키에서는 아무도 우산을 쓰지 않는다

캐나다 밴프 여행 - '이사랑 통역 되나요?' 촬영지

by 여행작가 제이민


여행서 작가의 직업병

책이 나올 때까지는 다녀온 곳의 여행기를 쓰지 못하는 편이다. 책 쓰는 일에 집중하려는 것도 있고, 나중에 책이 나오면 홍보를 겸해서 글을 올리기 위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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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이사랑 통역되나요> 드라마에서 익숙한 풍경이 자주 눈에 띄는데, 생각해 보니 나 캐나다 여행 다녀왔었다. 책 만드려고 취재 차 떠난 여행이었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작업은 취소되었고, 그때 열심히 찍어온 수많은 사진은 폴더에 그대로 잠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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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여행할 때 심한 몸살을 앓아서 고생을 많이 한 기억이 난다. 밴쿠버 일정을 마치고 아이스필드 파크웨이를 따라 밴프로 이동하는 첫날부터 아프기 시작해서 마지막 날 캘거리 공항에 도착할 때까지 계속 아팠다. 너무 아파서 이대로 취재를 중단할까 생각도 했을 정도다. 밴프는 예전에도 스키 타러 자주 왔었는데, 레이크루이스 스키장으로 직행했기 때문에 제대로 둘러보지 못했던 곳. 이 기회가 너무 아쉬웠기에 마지막 날 억지로 힘을 내 열심히 셔터를 눌렀다.


바로 그때 마주한 풍경들을 드라마 속 정제된 화면으로 다시 보게 되니 더 반갑다. 드라마 속 두 주인공의 발길을 따라, 내가 담아 온 밴프의 장면을 브런치를 통해 처음으로 소개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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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nff

밴프는 레이크 루이스와 가깝고, 캔모어를 지나 캘거리로 향하는 길목에 자리한다. 캐나다 로키 산맥에서 가장 번화한 도시이면서, 거리 풍경은 유럽의 작은 마을을 옮겨놓은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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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스케이드산을 배경으로 한 밴프 애비뉴

드라마에 등장한 증기를 내뿜는 클락타워는

밴쿠버 개스타운의 것을 가상으로 재구성한 장면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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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주인공이 다리를 건너가는 장면은 보우 리버 브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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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주인공이 나란히 앉아 산을 바라보던 장면은 캐스케이드 오브 타임 가든에서 바라본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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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중간에 '엎어져서' 많은 아쉬움이 남지만, 그래도 밴프를 종종 떠올리는 이유는 아주 특별한 경험을 했기 때문이다. 이슬비가 내리던 토요일 오후, 밴프 시내에서 숙소 호텔까지 천천히 걸어서 올라오게 되었다. 카메라는 가방에 넣은 채 비를 그대로 맞으며 돌아오는 길은 더없이 평화롭고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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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진 포토존에서 인증샷을 남기고, 줄 서는 맛집에서 음식을 먹는 여행도 재미있지만, 나는 역시 길 위에서 만나는 이런 작은 감동을 훨씬 더 좋아하는 것 같다. 그날 내 마음속에 남긴 소감 한 줄

로키에서는 아무도 우산을 쓰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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