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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nry Hong Jul 04. 2024

잣대 들이밀기

누구 맘대로?

나 이런 사람이요! 를 내세우는 사람들이 있다.

본인은 엄격하게 인생을 살아간단다.

문제는 본인이 엄격하면 엄격한대로 살면 그만 인 것을..

남들에게 들이댄다.

본인에게 조차 엄격한 내가 당신에게 권유하는 것들..

간단히 말해 이 거 해봐 얼마나 좋은 지 알아?인데..

듣는 사람에게는 그냥 강요다.

운동을 하면 좋단다.

밤늦게 먹는 야식 안 좋단다.

나이 들수록 책을 가까이해야 한단다.

단지, 그 사람들은 내가 얼마나 운동을 하는지,

식단 조절을 어떻게 하는지,

책을 얼마나 읽는지 모른다.

그런데도, 자신은 이런 사람이라며 이런 게 도움이 된단다.

엄격히 자신의 계획을 실행한단다. 본인과의 약속을 가장 중요시한단다.

듣는 사람 입장에서는 그러시던 가! 마시던 가!

갑자기 궁금증이 생긴다.

남들은 알지도 못하는 본인과의 약속을 가장 중요 시 한다면, 꼭 지켜져야 할 타인과의 약속은 어떻게 생각한다는 거지?

요점은 자신과의 약속을 중요시하는 사람이 타인과의 약속은 얼마나 중요 시 하겠어!인데,

어차피 증명 못 할 일이다.

너무 이기적인 것 아닌가?

첫째도 본인 둘째도 본인 위주잖아.

본인과의 약속을 남들은 알리 없고, 약속을 지켰는지 아는 건 오직 본인 일 테고..

자신에게 엄격하다는 사람들의 말에 신뢰가 떨어지는 이유다. 어차피 사실 확인이 안 되는 이야기의 시작입니다.


솔직히 두려운 생각도 있다.

말하는 것처럼 본인에게 저리 지독한 잣대를 들이댄다면 남들에게는 어떻겠어?라는 생각을 어쩔 수 없이 하게 된다.

너그러움 같은 건 애초에 기대할 수 없다.

내 편이라고 생각했던 사람이 충분히 잔인 해질 수 있다.

경험에 의하면 엄격하게 인생을 살아온 사람들은

언제나 말보다는 행동으로 보여줬다.

말없이 책을 읽었고

규칙적으로 운동을 했고

자신의 잣대 같은 걸 들이댈 생각조차 없었다.

그런 사람과는 편하게 관심사를 이야기할 수 있다.

서로가 다르다는 걸 인정하니 내세울 필요도 강요도 없다.

자연스럽게 운동 경험을, 읽고 있는 책을 이야기한다.

대화를 하며 나를 반추하게 된다.

묻기 전에는 어떤 추천조차 망설인다.

좋은 걸 나누기 싫어하는 이기주의라고!

너무 이기적으로 따로 노는 것 아니냐고?

아니다. 상대방의 반응을 조심하는 배려라 생각한다.

호기심이 넘치지만 자신을 내세우거나 들이 밀 필요가 없는 사람들이다.

한국 맞습니다.


"내가 해봐서 아는데.."라며 시작하는 말들.

그럼 나도 해보게 그냥 놔두세요!

자신의 잣대를 아무 대고 내세우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강요의 지독함에 진저리가 난다.

조언을 빙자한 가스라이팅을 너무 쉽게 마주한다.

자신에게 엄격하다고 내세우는 사람들,

조언 전에 상대를 제대로 알고나 있는지 생각해 볼 문제다.


본인에게 한없이 너그럽고,

남들에게 유독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인간들은 예외로 하자. 말할 가치조차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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