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재가 아닌 아들의 노력

뉴욕시 특목고 입학

by Henry Hong

아들이 초등학교(1학년에서 5학년 까지)를 마치고

중학교(6학년에서 8학년 까지)는 별 걱정이 없었다.

고등학교는 (9학년부터 12학년 까지)


중학교까지의 학군 시스템은 집 가까운 곳으로 학교가 배정되고,

정해진 학교로 등교만 하면 됐다.

무료로 집 앞으로 버스가 오고 아침, 점심까지 먹여줬다.

세금 내는 것에 보람을 느낄 때였다.


아이가 중학교 고학년이 되며 고민이 생겼다.

고등학교부터는 학군을 떠나, 원하는 학교에 지원할 수 있다.

이것저것 귀찮아서 가만히 있으면 학군의 학교로 자동 배정된다.


좋다는 일반 학교? 당연히 내신 성적으로 학생을 선발한다.


특수 목적 고등학교의 경우는 SHSAT (Specialized High School Admissions Test)라는

시험을 치러야 한다. 보통 3개 정도의 지망 학교를 선정해 지원한다.

대표적으로 8개의 특수 고등학교가 뉴욕 시 5 보로(Boroughs)에 걸쳐 위치하고 있다.


The Bronx High School of Science


The Brooklyn Latin School


Brooklyn Technical High School


High School for Mathematics, Science and Engineering at City College of New York


High School of American Studies at Lehman College


Queens High School for the Sciences at York College


Staten Island Technical High School


Stuyvesant High School


학생 선발 기준? 무조건 시험 성적이다. 내신 필요 없다.

매년 11월(팬데믹 기간에는 변동)에 치러지는 시험만 잘 보면 된다.


우리의 고민은 시험을 못 봤을 때, 어떡하느냐 였다.

시험을 못 보면 동네 고등학교를 가게 되는 데, 집 근처 고등학교는

뉴욕시 평가에서 낙제를 받은 곳이었다.


자식 교육 때문에 이사했다는 맹자 어머니를 이해하게 됐다.

비쌀수록 좋다는 사립학교가 대안이 될 수도 있겠지만,

모든 게 무료인 공립학교와 비교했을 때, 돈도 없거니와 가성비가 형편없다.


주변에서는 7학년부터 가정교사를 붙여야 한다는 둥, 매일 방과 후 학원을 보낸다는 둥의

이야기가 들려왔다.

하지만 맞벌이 부부인 우리는 토요일만 학원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

평일에는 아이를 데리고 학원에 왔다 갔다 할 여유가 없었다.

1 주일에 한 번 가는 학원을 어디로 보내는 것이 좋을까?

학원 찾는 것도 공부가 필요했다.

발품 팔아 미국계, 중국계, 한국계 학원을 모두 알아봤다.

공부 끝에 결정된 곳은 한국계 학원으로 모의고사를 가장 많이 보는 곳이었다.

수시로 모의고사를 보는 곳, 실전 연습을 확실히 시키는 곳.


아들은 6개월 정도 학원에 다녔다.

준비가 됐건 안됐건 어느덧 시험 날의 아침은 밝았다.

최대한 아이의 신경에 거슬릴 일 조심하고..

아이에게 긴장하지 말라 타이르고.. 사실 아빠가 더 긴장..

아이를 시험장으로 들여보내고 아내와 돌아 서는데..

창피하게도 부모님 생각이 났다.

당신들도 이런 경험을 하셨겠지....

근처의 다이너(Diner) 식당으로 가 책을 읽으며 가지 않는 시간을 보냈다.


시험1.JPG


시험2.JPG 추위 속, 수험생을 기다리는 가족들


초조한 마음으로 자식을 기다리는 가족들

예정보다 한참 늦은 시간에 한 아이가 밖으로 모습을 보였다.

밖에 서 있던 모든 사람들이 한마음으로 우레와 같은 박수를 보내 주었다.

우리가 네 마음 다 안다. 수고 많았다 라는 표현 같았다.

정작 아이는 갑작스러운 환대에 놀란 표정으로 가족 찾느라 우왕좌왕

그리고 뒤이어 쏟아져 나오는 아이들..

서로들 아이의 이름 불러대며 난리법석.. 경찰이 대기하고 있던 이유가 있었습니다.

한국 사람만 자식 교육 유별난 거 절대 아닙니다.


결론은 시험 운이 좋아, 아들은 2 지망으로 브루클린의 특수목적고에 합격했다.

비결을 꼽아 보자면 숱하게 치른 모의고사 덕분이었다.

내 아이보다 학교 성적이 좋았고, 과외교사도 있던 아이들의 시험 성적이 안 좋았다.

긴 시험 시간에 시간 분배를 잘못해 낭패를 본 학생이 많다고 했다.

미국의 중학생들은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3시간이 넘는 마라톤 시험을 거의 겪어 보지 않는다.

생전 처음 치러보는 장시간의 시험에 적응이 안 됐던 것이다.


내 아이는 비록 1 지망에 실패하고

2 지망 고등학교에 합격했지만 의기양양했다.

노력에 비해 결과가 좋았다.

차마 시험 운이 좋았던 거라고 이야기하지 못했다.


그런데 1년 후, 좋은 기회가 생겼다.

뉴욕시 특목고 시험은 고등학교 1학년들에게 한 번 더 시험을

치를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어느 고등학교를 다니 던, 시험 성적(SHSAT)만 좋으면 10학년 편입이 가능하다.

실제로 성적에 따라 고등학교 2학년(미국 10학년) 새 학기 때, 학교를 옮겨 다닌다.


아들이 다시 도전 해, 기필코 실패했던 1 지망 학교에 합격하겠다고 했다.


결과는? 정말 우습게도,


지난번 점수는 고사하고, 합격한 지금의 학교도 갈 수 없는 점수를 받았다.

1년 전 보다도 못한 점수였다.

다행히 시험 못 봤다고 이미 합격한 학교에서 나가라는 말은 못 한다.


시험 점수를 받아 든 아들의 얼굴.. 아주 우스웠습니다.

이게 뭐지?라는 표정

그리고 나는 "거봐 지난번에는 운이 좋았던 거라고.. "


그러고 보니 영재가 아니면 운이라도 좋아야 하는 건가?


고등학교 시험이 끝나고 한 시름 놓으니

어느새 아들이 대학 준비를 하고 있다.


미국 대학교 입학은 시험운을 기대조차 못 한다.

시험 점수만 보는 게 아니니까.

무조건 평소에 열심히!


아들이 입학 전형에 가장 중요하다는 11학년을 맞았습니다.

아빠와 아들의 우여곡절 대학 도전기!

현재 진행형으로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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