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 학장과 인터뷰

인재를 찾아서

by Henry Hong

프리랜서 카메라 감독을 할 때였다.

한국의 방송사들과 연결이 돼 PD가 촬영해 달라는 내용을

찍어서 보내주면 되는 일이었다.

교육열 높은 한국 시청자 덕분에 아이비리그 대학들을 찾아다니며

입학 사정에 대한 인터뷰를 하게 되었다.


올해 선발할 학생은 10년 후에 필요할 거다

학교의 우수한 입학 사정관들을 이용해

10년 후에 필요한 분야의 학생을 선발한다.


그 이야기는,

"네가 아무리 똑똑하고 준비된 학생이라도

이번에 우리가 선발할 학생은 너 같은 고고학 관심자가 아니야,

우리는 10년 후쯤 필요한 우주공학 관심자를 선발하겠어."



하버드에 지원하는 학생이니 특출 난 건 기본일 테고

지금은 좀 아닌 거 같아도

10년 후에 필요한 인재인지를 가늠한다는 것이다.

나아가 10년, 15년, 20년 후, 마주칠 수 있는 큰 도전에 대비하겠다는 뜻이다.

학생이 제출하는 에세이와 특별활동 등을 살펴보면,

학생의 관심사를 알 수 있다. 관심사는 학교생활 내내 일관성도 있어야 하고,

고교 성적 평점과 미국 수학능력시험인 SAT 점수가 비슷한 수준인지도 확인한다.

갑자기 시험만 잘 본다고 능사가 아니다.

하루아침에 만들 수 있는 스펙이 아니다.

이들의 관심사가 학교의 인재상과 맞아야 선발하겠단다.

미래에 필요한 인재를 뽑겠다는 간절함마저 보였다.



이 인터뷰를 진행할 때 내 아이는 세상에 태어나기 전이었다.

아이도 없었으니 대학 선발은 남의 일이었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이상하게도

"우리 학교는 지금 필요한 인재보다 10년 후에 필요한 인재를 뽑는다"

말은 기억에 남았다. 그리고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


하버드만 학생을 이렇게 선발하는 게 아닐 거 아니야!

1년에 5천 명이 넘는 학생을 선발하는 하버드가 있고.

단순히 아이비리그의 학생만 손꼽아봐도 10년 후의 인재를

몇 만 명씩 양성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되는 거였다.

물론 중간에 학교 때려치우고 샛길로 빠지는

빌 게이츠나 마크 주커버그 같은 부모 속 썩인 학생이 있기도 하지만 말이다.


하버드2.jpg


하버드 동상의 구두를 만지면 하버드 대학에 합격한다는 속설이 있습니다.

수많은 학부모와 학생의 염원을 말해주듯, 구두는 앞코가 닳아있습니다.


하버드3.jpg




요즘 한국의 국가경쟁력이 높아져 기분 좋은 일이긴 하지만

우리의 자식들이 준비된 인재들과 경쟁을 해야 한다는 걸 생각하면

겁이 나기는 한다.

제가 원래 걱정이 많습니다.


내 아이에게 장래희망을 물었다.

모르겠단다.

이 것도 하고 싶고, 저 것도 하고 싶었던 나와 영 딴판이다.

그래도 하고 싶거나 좋아하는 게 있잖아. 다시 물었다.

이 것도 아닌 거 같고.. 저 것도 아닌 거 같단다.

애가 왜 이렇게 현실적이야!?

맞다! 이 것 저 것으로 단순 판단이 안 되는 게 현실 세계다.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는 게 맞는 말이다.


아들에게 질문을 멈춘다. 그리고 생각한다.

그래서 10년 후에 필요한 분야의 인재상이 뭔데?


없는 지혜를 짜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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