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초 합법
이제 뉴욕에서는,
학교와 멀지 않은 곳에서 대마초를 피워대는 사람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뉴욕이라는 도시도 얼마 전까지는 대마초를 불법 마약 취급했다.
맨해튼 업타운의 스패니쉬 할렘이나 퀸즈의 자메이카 같은 곳, 혹은 클럽 같은 곳에서
판매를 하기는 했지만 그때는 암암리에 판매를 했다. 모두가 불법이었다.
판매자들은 당연히 경찰 눈을 피해야 했고 간혹 현행범으로 체포되기도 했다.
시민이 대마초 흡연자를 발견하면 신고를 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내가 가까이서 관찰한 마약 판매자들이 있다.
그 당시 아르바이트를 하던 운동화 가게가 스패니쉬 할렘에 있었다.
렉싱턴 에비뉴와 116가 교차로에 마약 판매자가 항시 대기 중이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이 건널목에서 저 건널목으로 위치만 바뀔 뿐
언제나 교차로 근처에서 맴돌았다.
점심도 대충 길거리에서 때우고, 간혹 내가 일하는 가게로 들어와,
추우면 몸을 녹이고,
더우면 몸을 식히고 하다 보니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가 됐다.
그는 모두에게 약사(Pharmacist)로 불렸다.
거리의 약사, Street Pharmacist
30대 초반으로 보였던 약사는 구매자를 언제나 한눈에 알아보고 슬쩍 다가가 속삭인다.
"트리.. 트리! 5불" (Tree! Tree! 5 bucks)
그리고 잽싸게 교환되는 돈과 대마초 봉지
5불짜리 지폐는 손바닥으로 가려질 만큼 작게 접혀있고,
대마초도 비슷한 크기의 비닐봉지에 담겨있다.
그들은 솜씨 좋게 단 한 번의 손놀림으로 각자가 원하는 것을 교환한다.
옆에서 보면 오랜만에 만난 친구 둘이 악수를 하는 모양새다.
사시사철 외근을 하는 길거리 약사는 그들 세계의 가장 하층이었다.
약사 위로는 매니저가 있었다.
그는 이른 아침에 약사들을 돌며 대마초를 나누어주고 저녁때 판매대금을
수금했다.
그자의 별명은 닥터였다.
그리고 그 매니저 위에는 검게 칠한 선팅으로 얼굴도 제대로 볼 수 없는 차,
보통 캐딜락 에스컬레이드(Escalade)나 유콘(Yukon)을 타고 나타나
분위기를 살피는 미스터리 남자가 있었다.
듣자 하니 그 사람 위로도 누군가가 있다고 했지만, 그는 내가 본 최상위층의 마약 딜러였다.
렉싱턴 116가는 조그만 상권과 마약 딜러들이 공생하는 아이러니 한 동네였다.
마약 거래로 현금이 돌아 동네 상권이 활성화된다는 믿지 못할 경제 논리
어느 일요일 아침, 사건이 터졌다.
스패니쉬 점원과 가게 문을 열고 커피를 마시고 있을 때였다.
갑자기 들렸던 파앙! 팡! 팡!
처음에는 그게 총성 인지도 몰랐다.
같이 있던 점원이 나보고 엎드리라고 소리를 질렀다.
영문을 몰라 엎드리지도 못하고 엉거주춤 앉았다. 그리고 가게 앞을 지나쳐 뛰어가는 닥터를 봤다.
다행히도 더 이상 총성 같은 건 들리지 않았다.
얼마나 지났을 까, 엎드려있던 점원이 일어나 밖을 내다봤다.
나도 따라서 밖을 보니 이미 사람들이 블록 코너에 모여 웅성거리고 있었다.
밖으로 나가보니 한 사람이 배에서 피를 흘리고 있고 다른 한 사람은 그를 부축하고 있었다.
그들을 둘러싼 사람들이 저마다 소리를 질렀다.
응급차를 불러라! 총 맞은 사람을 눕혀라! 그리고
" 오 마이 갓"만 외치는 대부분의 사람들.
부상자와 부상자를 부축한 사람 둘은 정신이 나간 표정으로 자꾸 지하철 입구로
내려 가려했다. 몇 명의 사람이 그들을 가로막아 세웠다.
생각보다 빠른 몇 분만에 경찰차 몇 대와 엠블런스가 거리를 점령했다.
뒤엉킨 차들 사이로 폴리스 라인이 빠르게 설치됐다.
지하도로 내려가려던 피해자들은 경찰차와 응급차에 따로 태워졌다.
늘어나는 경찰차들 그리고 사방을 뒤흔드는 사이렌 소리
평화롭던 일요일 아침은 아수라가 되었다.
경찰들의 지휘로 동요하던 군중들이 잠잠해질 무렵,
가게로 4명의 형사들이 들이닥쳤다.
그중, 낯익은 단골도 있었다. 아니 이자가 형사였어?
언더커버 캅(Undercover Cop)을 실제로 보다니 신기했다.
내가 그자에게 질문을 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어떤 형사가 조사를 위해 나와 점원에게 질문을 해왔다.
우리는 커피 마시는데 총소리를 들었고 점원은 바닥에 엎드려서, 나는 계산대 옆에
쭈그리고 앉아있어 본 게 없다고 이야기했다.
가게 앞으로 지나쳐 간 닥터 얘기는 할 수 없었다.
피의 보복이 있을까 봐 두려웠다.
형사 중 한 명이 무표정한 얼굴로 몇 장의 사진을 우리 앞에 펼쳐 보였다.
이게 뭐지? 동네의 아는 얼굴들이 이미 모두 사진에 있었다.
닥터도 있고 길거리 약사들도 있고.. 술주정뱅이 토니도 있고..
우물쭈물하던, 나 보다 먼저 이 동네 토박이인 점원이 닥터를 가리켰고, 이 사람은 누구고,
저 사람은 누구라고 설명을 이어갔다. 어떤 사진 속 얼굴은 사는 집까지 알고 있었다.
신고 정신이 아주 투철한 점원이었다.
며칠이 지나고 약사에게 들은 얘기로는,
총에 맞은 부상자와 일행은 다른 구역에서 마약을 팔던 갱이었단다.
얼마 전, 매니저인 닥터가 자기 구역으로 들어온 그들을 발견했고,
닥터는 굴러 들어온 갱들에게 주의를 줬단다.
어떻게 주의를 줬냐고 물으니, 갱들이 사용하는 어떤 수 신호가 있단다.
포수가 투수에게 보내는 그런 류의 신호냐고 물으니
그렇단다.
무슨 암호 같은 건데 그들 세계에서는 통용되는 수화란다.
닥터의 주의에도 아랑곳없이 굴러온 갱들이
영업을 계속하는 바람에 닥터가 총을 쐈다는 것이 사건의 전말이었다.
닥터는 어떻게 됐냐고 물으니 잡히지는 않았고
아마도 플로리다로 갔을 거라는 얘기를 했다.
그럼 매니저는? 네가 매니저 되는 거야?
돈을 많이 벌어도 자기는 매니저가 안될 거란다.
책임 질 일이 너무 많단다.
길게 안 들어도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새로 온 매니저는 아이스라 불린다는 말도 덧붙였다.
나는 너무 궁금해 약사에게 물었다.
"형사들이 너희 사진, 족보 다 갖고 있던데 왜 안 잡아 가?"
자기들은 평화주의자란다. 약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약을 팔고,
자기들이 있어 동네가 평화롭단다.
중독자가 약을 못 구하면 미쳐 날뛸 거란다.
형사들도 이를 알기에 관리를 할 뿐 검거할 생각은 없단다.
지난번 사건은 뭘 모르는 초짜 갱들이 상도덕을 어겨서
생긴 단순 사고였단다.
내가 겪은 20여 년 전 마약 딜러였다.
뉴욕에 평화주의자들이 많아서 그런지
뉴욕주가 15번째로 기호용 마리화나 사용을 허가했다.
소매 판매와 기호용 마리화나 소지 및 사용도 합법화할 예정이란다.
지금은 경찰이나 사법당국도 암거래를 적극적으로 단속하지 않는다.
앞으로는 형사 처벌을 할 수 없거니와 예전의 대마 관련 전과 기록도 삭제한단다.
대마초 합법화로 뉴욕주는 3억 5천만 달러의 추가 세수를 거둘 것으로 예상한다지만
마리화나 구입이 쉬워지면 미성년자 마약 중독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합법화 주에서는 이미 교통사고 발생 건수, 정신 질환 등이 크게 늘었다는 통계가 나왔다.
얼마 전, 타임 스퀘어의 총격 사건도 마약 딜러끼리의 영역 다툼 때문이었다.
자식 키우며 걱정이 하나 더 늘었다.
마리화나 제품 판매점은 간단한 신분증 제시 후, 누구나 출입 가능하고 구입 가능하다.
디저트나 음료수 형태로 변형된 제품도 많다.
강장제로 알고 복용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커피와 술만 애용하는 나로서는 (자주 마시는 게 탈이지만)
불법 마약이었던 것들이 합법이 된 것에 불만이 많다.
대마초를 핀 운전자를 도로에서 만날 수 있다....
많 건 적 건간에 자식들 세대에 까지 영향이 미칠 거 같아 걱정이다.
자식을 그냥 믿으라굽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