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1
나는 상한 우유를 볼 때마다 가슴이 아프다
인간의 시간은
냉장고의 시간을 따라가기엔
너무나 벅차다
이것은 그닥 유쾌하지 않은 발견이다
나는 잼통과 김치통들 사이로
또 이것을 찾아버린 것이다
이것은
왜곡된 유년의 기억
또 잊어버린 것이 있을까
사람들의 말소리
요즈음의 시간에는 초침 소리가 없다
나는 상한 우유를 볼 때마다
우유의 소리를 들었다
안으로 구르고 구르다 뭉쳐버린
냉장고의 他人들은
의연한 척
상해버린 우유에게도
미숙한 자아에게도 신은 평등하다
나는 상한 우유를 볼 때마다 가슴이 아팠다
닳고 마시고
너는 옆구리마저 사라져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