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 하면 과거의 유산이거나 어르신들만 듣는 음악이라고 생각되던 때가 있었다. <풍류대장>의 심사위원 송가인 님 역시 "국악은 한국에서 더 대우받지 못한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국악이 힙해졌다. 유행의 최전선에 국악이 있다. 정말로!
우선, 국악 경연 프로그램 두 개가 연달아 방영된다. 지난 8월 첫 방송된 MBN <조선 판스타>는 가장 한국적이면서 글로벌한 대한민국 최초 퓨전 국악 오디션을 표방한다. 발라드부터 힙합, 댄스, 락까지 다양한 장르와 국악의 크로스오버가 펼쳐지고 있다. 심사위원 역시 신영희, 이봉근, 김나니 등 국악인과 김조한, 김정민, 이수영, 김동완 등 대중 가수들로 이루어져 있다.
JTBC <풍류대장> 역시 국악과 대중음악의 크로스오버를 통해 국악이 가진 멋과 매력을 선사하는 대한민국 최초의 국악 경연 프로그램이라고 자신을 소개한다. <풍류대장>의 심사위원은 송가인, 박정현, 이적, 성시경, 장우영, 김종진 등 대중 음악인들. 그들이 심사할 퓨전 국악의 세계는 어떨지 궁금해진다.
지난여름 3부작으로 제작되어 화제를 모은 KBS <조선팝, 드랍 더 비트>는 국악의 새로운 모습을 대중들에게 보여주었다. 그 시작에는 '이날치'의 '범내려온다'가 있다. 한국관광공사와 이날치,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가 함께한 한국관광 해외홍보 영상은 190만 뷰를 기록 중이다.
'구찌'의 이태원 플래그십 스토어 '구찌 가옥'오픈을 축하하며, ‘이날치’와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가 준비한 축하곡 ‘헬로 구찌’의 풀 영상 역시 국악을 변주했다. 별주부가 토끼의 간을 찾다가 이태원 구찌 가옥에 들러서 별천지를 경험하는 이야기를 담은 내용이다. 절로 어깨가 들썩이며 나도 모르게 금세 따라 부르게 된다.
BTS 멤버 슈가가 ‘어거스트 디(Agust D)’라는 이름으로 발표한 두 번째 믹스테이프의 타이틀곡 ‘대취타’는 국가무형문화재 제46호 피리정악 및 대취타 보유자 정재국 명인의 연주를 샘플링했다. '대취타' 뮤직비디오는 현재 3억 뷰에 육박하는 조회수를 기록 중이다.
국악과 대중음악. 국악과 명품 브랜드 등 경계를 넘는 다양한 도전들이 계속되는 가운데, 넥슨재단에서 주최하고 현재 심사를 진행 중인 '보더리스 공모전'의 첫 번째 주제도 '전통예술과 게임의 만남'이다. 전통연희, 무용, 음악, 굿 등 전통예술의 시각으로 게임을 바라보고 재해석한 창의적인 작품들이 응모되었으며, 1차 심사를 마치고 2차 심사를 기다리고 있다. 국악과 게임이 만나 어떤 힙한 결과물이 탄생할지 기대가 된다. 그 결과물은 내년 5월에 대중에게 공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