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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단법인 넥슨재단 Sep 29. 2020

넥슨재단과 게르허브의 특별한 만남

-플레이노베이션 Playnovition

‘몽골’하면 광활한 초원, 유목민, 게르가 가장 먼저 생각난다. 낭만적인 고비 사막 자동차 여행이 떠오르기도 한다. 게르에서 숙박하며 유목민들을 만나고, 끊임없이 펼쳐져있는 사막과 초원을 달리는 상상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아름다운 땅 몽골은 현재 기후 변화로 인해 파생된 문제들로 극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이 문제는 비단 몽골만의 문제는 아니다. 더 이상 ‘남의 나라 일’이라는 건 없고 기상 변화로 인해 생긴 사막화, 대기 오염 등은 그대로 우리가 살고 있는 땅에도 영향을 미친다.

 


몽골의 기후 변화로 인해 생긴 문제들

몽골은 러시아와 중국 사이, 아시아 내륙에 있는 나라. 인구의 많은 수가 유목민으로 살고 있던 땅이다. 유목민들은 소, 말, 양, 염소, 낙타 등 가축을 키우며 가축의 먹이가 될 수 있는 초원과 물을 찾아 이동하며 살았다. 유목 생활에 ‘게르’는 아주 적당한 주거 형태. ‘게르’는 원통형 벽과 둥근 지붕으로 되어 있는 몽골족 특유의 이동식 집이다. 나무로 집의 뼈대를 만들고, 그 위에 가축의 털로 짠 두꺼운 천이나 가죽을 덮어씌워 이동할 때 쉽게 분해하고 조립할 수 있는 구조로 되어있다. 

몽골은 기후 변화로 인해 지난 30년 동안 수천 개의 호수와 강, 샘이 사라졌고, 영토의 40%였던 사막이 80%에 육박하게 되었다. 그로 인해 가축에게 먹일 물과 풀을 찾기가 어려워졌다. 게다가 수차례 찾아온 ‘조드’ 때문에 가축들이 집단으로 희생당하는 일이 발생했다. (몽골어 ‘조드’는 영하 40도가 넘는 혹한이 계속되고 풀이 자라지 않는 겨울 재해를 말한다.) 2010년 최악의 ‘조드’로 몽골 유목민들은 가축 6백만 마리를 잃었다. 보통 10년에 한 번씩 ‘조드’가 오고 이 시기만 무사히 넘기면 한동안은 안심하고 지낼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조드’의 간격이 짧아지고, 언제 올지 예측이 어려워지면서 유목민들의 생활은 불안정해졌고 더 이상 유목으로 생활을 이어가기가 어려운 상황이 되었다. 



그들은 초원을 떠나 새로운 직업을 찾아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로 모이게 된다. 임대료를 마련할 수 있는 형편이 안 되는 유목민들은 그들이 살던 ‘게르’를 짊어지고 울란바토르에 모였고, 도시 외곽에 ‘게르촌’이 형성된다.

2019년 몽골 정부에 따르면 최근 30년 사이 유목민 60만 명이 울란바토르로 이주했다고 한다. 2017년 기준으로 게르촌 가구수는 22만 명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유목민들이 도시로 몰리며 인구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데 그에 비해 도시 인프라는 턱없이 부족하니 대기 오염, 일자리 부족, 빈부격차 등 심각한 도시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게르촌에는 상하수도와 전기는커녕 난방, 가스 등도 들어오지 않는다. 그들은 필요한 물을 받아와 사용하고, 석탄을 떼며 생활한다. 석탄을 살 수 있으면 그나마 상황이 나은 편이다. 좀 더 구하기 쉬운 연료인 플라스틱이나 폐타이어 등 폐기물을 태우며 유독 추운 울란바토르의 겨울을 버티기도 한다. 특히 발열 시간이 긴 폐타이어를 태우는 경우가 많아 울란바토르의 공기질 문제는 점점 심각해져 매년 많은 어린이들이 희생당하고 있다. 


브릭 워크숍


게르허브(GerRHub)’ ‘넥슨재단 함께

‘게르허브’는 이러한 게르촌의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만들어진 비영리 사회적 단체. 상대적으로 혜택 받으며 유복한 환경에서 성장한 두 명의 청년이 설립했다. 게르촌 주민의 주거 환경을 개선시키기 위한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해결책을 찾고자 하는 목표를 가지고 있는 ’게르허브’는 가장 최우선 과제로 ‘에너지 효율적인 게르’를 만들고자 했다. 내장제를 바꾸거나 현대적인 시설을 게르에 결합하는 등 저 비용으로 좋은 효과를 낼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그들은 게르촌에 살고 있는 어린이들을 떠올리게 된다. 어린이들도 게르 환경 개선 프로젝트에 함께 참여할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그 도구로 ‘브릭’을 선택하며 ‘게르허브’와 ‘넥슨재단’의 협업이 시작된다.


유목민들은 한 곳에 많은 사람들이 함께 사는 경험을 해본 적이 없다. 몽골에 ‘공동체’라는 말이 생긴 지는 100년이 채 되지 않았다. ‘게르허브’는 도시로 이주해 처음으로 모여사는 경험을 하게 된 사람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공동체 의식’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공동체의 일원으로 지역 사회의 문제를 파악하고, 행동하며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교육’이 필수라고 판단했다. 

‘게르허브’는 ‘넥슨재단'과 함께 게르촌에 있는 학교 두 곳을 선정하고 브릭을 활용한 워크숍을 진행해보았다. 브릭으로 자신이 원하는 도시를 만들어보라는 과제를 받은 학생들은 팀을 나누고 힘을 합쳐 아주 근사한 작품을 창조해냈다. 학생들은 함께 머리를 맞대고 몸을 움직이는 경험을 통해 성취감과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다. 그 과정에서 '게르허브'와 '넥슨재단'도 자신감을 얻었다. 


어린이들이 브릭으로 만든 울란바토르 문화유적


게르우데(GERUDE)’ 시작

’넥슨재단’의 지원을 받은 ‘게르허브’는 본격적으로 청소년 펠로우를 모집하고, 게르촌의 건강한 미래를 이끌어나갈 지도자를 키우는 교육 프로그램을 시작한다. 2018년 10월에 시작된 이 프로그램 이름은 ‘게르우데 (GERUDE)’. 청소년 펠로우들이 직접 지은 이름으로 게르(GER)와 교육(EDU)을 합친 말이다. 우데(UDE)는 에듀(EDU)를 뒤집어 만든 말로 기존 교육 방식을 창의적으로 뒤집어보자는 의도가 담겨있다. 펠로우들은 교재를 만들고, 본인들보다 더 나이 어린 어린이들에게 교육을 시키는 것까지 모두 스스로 진행하고 있다. 

몽골은 한국만큼이나 교육열이 높은 곳이다. 하지만, 과거 한국처럼 암기 위주의 교육이 대부분이라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게르우데’는 어린이들이 주입식 교육에서 벗어나 즐겁게 놀면서 배우며, 게르 지역의 문제를 창의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미래의 혁신가가 될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것을 목적으로 기획되었다. 그리고 놀이를 통한 교육의 수단으로 ‘브릭'이 주요한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청소년들이 계획하고 만든 이 프로그램은 현재 몽골을 넘어 다른 나라에서까지 관심을 가지고 있다. 


‘게르우데’에 참여한 어린이들에게 ‘브릭’이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물었더니, 처음 만나 낯설고 서먹했을 때 ‘브릭’을 가지고 놀며 금방 친해질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또한 아이디어를 정리하거나 추상적인 개념을 설명할 때 도움을 받았다고 했다. 또한 틀린 답을 말하기 어려운 분위기의 몽골 교육 현장에서, ‘브릭’을 가지고 놀다 보면 긴장이 풀려 조금 더 자유롭게 의견을 이야기할 수 있었고, 그러다 틀려도 괜찮을 것 같았다는 이야기도 했다. ‘게르우데’ 내에서 몽골 어린이들의 잠재력만큼 ‘브릭’의 잠재력도 점점 커지고 있다. 
 

‘게르우데'는 3년 차에 들어섰다. ‘게르허브’에서 직접 브릭 전문가를 채용하고, ‘넥슨재단’이 더 다양한 종류의 브릭을 지원할 수 있게 되면서 ‘게르우데’ 프로그램은 더욱더 발전하고 있다. 최근에는 새로운 펠로우 14명이 선발되어 신규 프로젝트를 수행 중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게르촌 내 급수시설, 도서관, 놀이터, 커뮤니티 센터 등 공공공간의 혁신을 주제로 삼고 있으며, 노후되고 여러 가지 위험에 노출되어있는 공공시설을 사용자 중심의 디자인 관점으로 개선하고자 하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이때 ‘브릭’을 디자인 도구로 적극 활용할 예정이다.


지렁이 프로젝트
지렁이 프로젝트 로고

‘넥슨재단’은 그저 몽골 게르촌의 어린이들이 즐겁게 놀면서 창의력을 키울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브릭’을 제공했다. 또 자금을 기부하고, 브릭 아티스트의 교육을 지원했다. 이에 ’게르허브’를 중심으로 한 몽골 청소년과 어린이들은 기대 이상으로 적극적으로 ‘브릭’을 활용하며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며, 게르촌 환경 개선을 실천하고 있다. 브릭으로 놀며 창의력을 키운 아이들은 최근 쓰레기 처리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지렁이 키트'를 만들고, 이 키트를 적극적으로 보급하기 위한 다양한 실천을 하고있기도 하다. ‘브릭’ 하나로 시작된 이 멋진 일들이 어디까지 뻗어나갈지 기대된다. '넥슨재단'은 이들의 활동을 꾸준히 지원하며, 차차 하나씩 소개하고자 한다. 


넥슨재단과 게르허브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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