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operative 서로 다른 생각을 하나로 모아가는 상생의 가치
‘하이파이브 챌린지'는 프로그래밍의 기반이 되는 컴퓨팅 사고력 함양을 위한 코딩 교육 프로젝트로 2020년부터 넥슨재단과 초등컴퓨팅교사협회(ATC)가 함께 국내 초, 중, 특수학교 등 공교육 현장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2022년부터는 전국의 어린이들이 지역의 격차 없이 코딩 교육을 접할 수 있도록 전남, 제주, 인천 등 지역 교육청과 협약을 맺고 전국의 초등학교 어린이들과 함께 ‘하이파이브 챌린지’를 진행 중이다. 지금까지 1,460 학급 81,504명이 하이파이브 챌린지에 참여했으며 이를 위해 넥슨재단은 총 2천만 개의 브릭을 지원했다.
Expressive 자신의 생각을 다른 사람들에게 올바르게 나타내는 표현의 가치
Cooperative 서로 다른 생각을 하나로 모아가는 상생의 가치
Creative 창조적이고 새로운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꿈의 가치
Constructive 구조적인 생각으로 상상을 현실로 이끄는 변화의 가치
Imaginative 풍부한 상상력으로 영감을 주는 예술의 가치
하이파이브 챌린지는 위 다섯 가지 가치를 키우는 것을 목표로 운영되고 있다. 참여 학생 약 400명 대상으로 5가지 역량의 변화를 통한 효과성을 측정한 결과, 전체적으로 평균 4.5% 역량이 높아졌으며 특히 자신의 생각을 구체물로 표현하는 구성 능력(Constructive)이 9.8% 향상되었다. 하이파이브 챌린지를 통해 구성하고 표현하는 능력이 향상되었으며, 문제를 도출하고 해결 방법을 구성하는 컴퓨팅 사고력 함양에도 효과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초등학교 교실에 찾아간 ‘하이파이브 챌린지’는 어떤 방식으로 어린이들과 만나며 컴퓨팅 사고력을 키우고 있을까? 그 과정에서 브릭은 어떤 역할을 했을까? 인천시 교육청 선생님들이 소개하는 2023 하이파이브 챌린지 과정과 학생들의 브릭 작품을 통해 우리는 어린이들이 상상하고, 상상한 것을 창조적으로 표현하며, 그 상상을 현실로 이끌며, 함께 생각을 모아가는 과정을 목격할 수 있었다. 그중 몇 가지 인상적인 사례를 하이파이브 챌린지 다섯 가지 가치를 중심으로 소개하고자 한다.
한누리학교는 전국 최초의 초중고 통합 공립형 다문화 대안학교. 중도 입국 자녀, 탈북민, 국제결혼 가정의 자녀, 난민 등 다문화 가정 학생이 정규 학교에 적응하고, 원활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한국어교육 및 학교 적응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2025년도에 국제학교로 전환 예정으로 초등학생은 더 이상 수업을 받을 수 없게 된다.) 현재 러시아, 베트남, 파키스탄 등 22개국 128여 명의 학생들이 재학 중이다.
하이파이브 챌린지가 진행된 초등학교 1학년 교실에는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카자흐스탄, 중국, 몽골, 미얀마, 예맨 등 16개국에서 온 19명의 학생들이 생활한다. 아직 나이가 어려 한국어는 물론 모국어 표현 능력도 부족해 번역기를 활용한 소통조차 어려운 상황에서 학생들은 서로를 알고 이해해 가며 성장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브릭은 학생과 선생님, 학생과 학생 사이 중요한 소통의 도구가 되어주었다. 또한 학습 도구의 의미를 넘어서 브릭은 학생들 사이의 표현과 공감의 도구로 활용되었다. 어린이들은 브릭으로 자신의 기분을 표현해보기도 하고, 미모사, 펠라니, 호쇼르 등 모국의 음식이나 러시아의 주상가옥, 몽골의 아파트 등 자신들이 살던 집을 만들며 모국을 소개하며 서로에 대해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고 서서히 친구가 되어갔다.
브릭을 처음 접하는 학생이 절반이 넘었다는 이야기에 우리는 조금 놀랄 수밖에 없었는데, 이에 대해 천지훈 선생님은 “학생들이 브릭을 잘 사용하지 못했다.” 하지 않고 “오히려 창의적으로 브릭을 사용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브릭은 학습 도구만의 의미를 넘어서서
학생들 사이의 표현과 공감 도구로 활용되었습니다.
[한누리학교 천지훈 선생님에게 물었습니다.]
한국어에 익숙하지 못한 학생들 사이에서 브릭은 어떤 역할을 했나요?
위탁 초기 학생들은 한국에 입국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한국어 말하기, 듣기, 쓰기, 읽기가 어려운 수준입니다. 특히 1학년 학생들은 모국어 표현력도 부족해 번역기를 활용한 의사소통에도 어려움이 많습니다. 때문에 학생들의 한국어 의사소통능력 향상과 다양한 국가에서 온 다문화 학생들의 상호 갈등을 줄이는 것에 대한 고민이 많았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브릭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평소라면 그림을 활용하거나 몸짓으로 의사소통하던 것을 브릭이라는 표현 도구를 활용해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학습 내용의 결과물이나 정리 발표에 브릭을 활용하니 학생들이 친구들의 이야기에 좀 더 쉽게 공감하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피규어 역할극을 통해 문화적 특수성이나 상대방 국가의 예절을 이해하는 시간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이렇듯 브릭은 학습 도구만의 의미를 넘어서서 학생들 사이의 표현과 공감 도구로 활용되었습니다.
브릭을 처음 사용해 보는 학생들도 있다고 들었어요.
19명의 학생 중에 브릭을 난생처음 만나는 학생이 10명이었습니다. 브릭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열심히 하이파이브 챌린지 박스에서 비닐포장을 벗겨냈습니다. 브릭이 상자 안에서 부딪히는 소리가 시끄럽다고 귀를 막는 학생도 있었습니다. 특이하게 생긴 브릭(꽃, 나무, 바퀴 등)에 대해서도 궁금해했습니다.
제일 인상적인 것은 브릭을 결합하거나 분해할 수 있다는 것을 학생들이 전혀 몰랐다는 것입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브릭을 책상에 색깔별로 펼쳐놓거나, 셀로판지로 눈앞의 사물을 살피듯이 투명 브릭을 눈앞에 대고 교실을 둘러보는 행동을 하기도 했습니다. 브릭으로 한글 만들기를 할 때는 브릭을 결합 또는 조립하지 않고 책상 위에 브릭을 나열하며 한글 낱말을 조합하였습니다. 그리고 브릭 피규어를 처음 본 학생은 피규어 머리 부분에 1 x 1 브릭을 꽂아서 동물이나 창작물을 제작하기도 하였습니다. 브릭에 대한 낯선 상황이 오히려 더 창의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내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학생들이 브릭에 어느 정도 익숙해졌고요. 좀 더 적극적으로 브릭 창작 활동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브릭에 대한 낯선 상황이 오히려 더 창의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내기도 했습니다.
브릭으로 각자의 나라를 표현하는 과정에서 기억에 남는 것이 있었다면요?
다양한 문화에 대한 이해와 배려심을 가질 수 있도록 모국의 집과 음식을 브릭으로 만들고 이를 소개하는 활동을 하였습니다. 우선 학생들은 한정적 브릭을 가지고 어떻게 결과물을 표현할지 계획을 명확하게 세우기 시작했습니다. 집을 만들기 위해서 구글맵에서 모국에서 살던 곳을 찾아보기도 하고, 모국의 음식을 제작하기 위해서 맛있게 먹었던 음식들에 대해 이야기하며 브레인스토밍하였습니다. 그렇게 각 국가의 특징이 가득 담긴 문화 창작물이 탄생하였습니다.
특히 한국어에 능숙하지 않은 학생들이 친구들에게 모국의 집과 음식에 대해 더 잘 알려주기 위해 한국어 낱말을 조합해 가며 열심히 소개하는 모습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베트남에서 온 한 학생은 교사와 친구들이 몰랐던 내용까지 설명해주고 싶은 마음에 몸짓을 동원하고, 번역기를 사용하고, 브릭으로 피규어 역할극 하며 열심히 베트남을 소개해주기도 했습니다. 수업이 끝난 후에도 학생들은 서로의 문화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끊임없이 소통하였습니다. 넥슨재단에서 지원해 준 브릭 덕분에 학생들은 한국어 표현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었고, 더욱 자신감 있게 자기표현을 하는 소중한 기회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