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2018)

25x38(cm) 캔버스, 유채

by 김주원


이기봉 작가의 Bachelor-The Dual Body(2003)에서 영감을 얻은 작품이라고 한다. 이기봉 작가의 작품 설명은 아래 링크 참조.

https://universes.art/en/magazine/articles/2008/ki-bong-rhee


규원이는 이기봉 작가의 작품에서 모티브를 얻었으나 기존 작품의 재해석이 아닌 본인의 작품으로 만들어 내기 위해 참조한 흔적이 엿보인다.


역시나 물가에 비치는 듯한 빛의 왜곡이 그의 화풍을 증명하듯, 그리고 그 색감만으로도 이제 단번에 '그'임을 알아볼 수 있다. 정열과는 대비되는 차분한 규원이의 성격과 매치된다.


어쩌면 책의 저 텅 빈 공간은 그가 채워 나가야 할 인생의 여정인 듯한, 자서전 같은 느낌도 지울 수가 없다. 그림을 통해 자신을 표현하는 화가가 자화상이 아닌 텅 비어있는 책으로 자화상을 대신하는 듯한 모습도 보인다. 아직은 완성되지 않은 자아와 삶이 짓누르는 무게감과의 괴리에 모든 걸 비우고 싶어 하는 모습일지도 모른다.


반면 나 스스로는, 이 작품을 만든 당사자인 규원이의 내면 상태가 어떠한가에 대한 것보다는, 이 작품을 보면서 내가 나 스스로에게 느끼는 공허한 감정이 더 크게 작용하는 기분도 든다. 나이를 먹어 가고는 있지만 아직은 텅 비어 있는 나의 내면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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